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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광업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산업이었지만 시대가 바뀌고 에너지 자원의 급속한 변화로 광산은 이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그러나 에든버러에서 만난 스코티쉬 광산박물관은 자칫 흉물스럽게 남을 수도 있는 폐광이 얼마나 훌륭한 박물관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다. 이곳은 유럽에서 가장 오랫동안 존속되었던 더레이디 빅토리아탄광(The Lady Victoria Colliery)에 만들어진 역사가 있는 광산박물관이다. 1984년 개관한 이후 광업의 역사와 정보를 접하기 위해 많은 관람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헤드폰이 달린 빨간 헬멧을 쓰고 커다란 음향 기계를 목에 걸고 관람객들은 가장 먼저 갱도(광산에서 갱 안에 뚫어 놓은 길) 투어(Pithead Tour)를 떠난다. 입구에는 광산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이 있고 관람객들은 목에 건 기계를 조작해 헬멧에 부착된 헤드폰을 통해 나오는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곳은 갱도와 채탄막장을 개조하여 당시의 분위기와 작업 환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커다란 운반용 수레와 여러 가지 도구들, 채취한 광물들을 운송하는 레일 등으로 사실감 있게 꾸며졌다. 어두운 조명과 이어폰으로 들려오는 시끄러운 작업 소음들이 실제 갱도 안에 있는 듯 실감난다.

다음은 아이들을 위한 핸즈 온 뮤지엄(Operations Center)이다. 이곳은 '에너지 종류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떤 광물의 종류들이 존재할까?' 등 여러 문제를 제시하고 아이들이 컴퓨터와 주어진 자료 등을 이용하여 스스로 문제를 풀며 배울 수 있도록 교육적으로 꾸며진 공간이다.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돌려 에너지를 생산하고 두레박 같은 양동이를 이용해 각각 다른 광물의 무게를 느껴본다.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산업자원인 석탄, 알루미늄, 스테인레스 스틸, 나무 등을 알기 쉽게 정리하여 각 자원의 역할과 특징을 알아보는 것도 매우 유익하다.

이번엔 엔진 하우스(Winding Engine House & The Power House)를 구경해보자. 커다란 기계가 꽉 들어차 있는 엔진 방에서는 광부들의 움직임을 돕고 석탄을 운반하는 등의 작업을 가능하게 했던 거대한 엔진을 구경할 수 있다. 가이드는 관람객들을 작은 의자에 앉히고 여러 가지 버튼을 작동해 보도록 하는데 레버를 조정하면 커다란 엔진이 스르르 움직인다.

탄광을 재현한 곳에서는 광부의 모습을 한 마네킹이 실제 작업하고 있는 것처럼 곳곳에 서 있고 탄광을 울리는 음향 효과까지 더해져 사실적이다. "이렇게 어둡고 시끄러운 곳에서 우리 광부들은 매일 일을 하고 또 많은 먼지와 싸워야 했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한 많은 광부들이 폐질환을 겪었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관람객들은 안타까워한다.

마지막 코스인 전시관은 광산에 대한 기본 정보와 광업에 필요한 도구들, 특히 광부들의 안전을 지켜준 고마운 도구들을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자원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기술, 과학적 도구가 필요했는지 알 수 있다.

몇 시간의 짧은 관람이지만 방문객들은 자원의 소중함과 다양한 에너지에 대한 정보, 그리고 예전 광산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수고를 느끼게 될 것이다. 자칫, 쓸쓸히 역사 속으로 사라질 폐광을 재창조하여 교육적이고 의미 있는 공간으로 부활시킨 에든버러 시의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