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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시의 과거는 어떤 모습이었고,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살펴보는 것은 무척 흥미롭다. 상하이 역사박물관은 상하이의 근대 역사를 사진, 그림, 필름, 밀랍인형, 미니어처 등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는 테마 박물관이다.

동방명주 1층에 자리한 이곳에서는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는 상하이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1000여 점이 넘는 귀한 유물과 100여 점 이상의 밀랍인형, 음향과 영상효과 등 첨단 기술의 조화가 돋보인다.

중국 근대 100년 역사를 보려면 상하이로 가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상하이는 1900년대 전후 중국 역사의 중심지였고 현재 중국 경제의 중심, 근대화의 상징이다. 박물관에서는 17세기 후반 한적한 어촌이었던 상하이의 옛 모습과 현재 중국 최고의 상업도시로 발전하기까지의 변천사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아편전쟁이 끝난 1842년 상하이는 중국과 영국 사이에 체결된 난징조약으로 중국 5개 대외 무역항 중 하나로 개항되었다. 그로 인해 서양 강국의 문화가 유입되어 금융 중심지와 상업도시로 빠른 발전을 하게 된 것이다. 그후 1949년 공산국가 체제로 외국인들의 투자에 문제가 생기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1992년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개방정책을 단행해 지금의 거대한 경제도시로 거듭날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면 커다란 로비에 옛 상하이를 누비던 탈것들(버스, 전차, 자동차 등)이 보이는데 표정이 살아 있는 밀랍인형의 운전사와 승객들을 군데군데 배치해놓은 센스가 돋보인다. 한가운데는 실제 유물인 화려한 혼례용 가마가 중국의 수준 높은 장식 기법을 보여주고 있다.

박물관은 농업, 어업, 상업, 공업 등 다양한 분야를 재현한 것뿐 아니라 의사, 법관, 상인부터 천한 직업으로 여겨졌던 주점의 여인들까지 당시 상하이 시민의 다양한 삶을 보여준다. 심지어 피폐해진 아편환자 밀랍인형까지 전시함으로써 아편전쟁이라는 조금은 불편한 역사의 한 부분까지도 드러내고 있다.

제2관은 개항 이후의 시대 속으로 관람객들을 안내하는데 개항 이전과 이후를 살펴보면 확연히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다. 조계지(租界地)로서 중국 안에 '나라 속 나라'들이 탄생하고 서양식 건물이 들어서고 서양인들이 살게 되면서 변모한 상하이의 모습을 접할 수 있다. 밀랍인형들의 모습도 서양 인형으로 더욱 다채로워지는 등 곳곳에서 서구 문물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당시 구시가지의 모습과 경제활동을 사실감 있게 보여주는 경매소 등의 미니어처는 정교함과 섬세함이 돋보인다.

박물관은 모형 전시 외에 다양한 첨단 기술을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관람활동도 가능하게 한다. 형형색색의 불빛을 통해 황홀한 야경을 보여주는 상하이 와이탄,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상하이의 옛 거리 속으로 들어가보는 활동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통해 상하이라는 도시를 더욱 친근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언어, 문화, 역사를 자세히 알지 못하더라도 다양한 전시를 통해 좀더 알기 쉽게 상하이의 역사에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한 상하이 역사박물관. 그 아이디어 넘치는 공간으로 들어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