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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폴드공원을 가로질러 자연과학박물관으로 오르는 길은 왠지 과거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이제 거대한 공룡과 인류의 조상인 네안데르탈인 등 과거에 존재했던 많은 것들을 만나게 될 테니까 말이다. 브뤼셀 자연과학박물관은 다른 도시들의 자연사박물관과 마찬가지로 공룡이 커다란 주제가 되고 여기에 광물이나 다양한 동물의 박제나 뼈를 전시하며, 우리를 둘러싼 여러 현상에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오래전 벨기에 베르니사르(Bernissart) 지방의 탄광에서 약 30마리의 이구아노돈이 발견되었는데 그중 10마리 정도의 공룡이 이곳에 있다고 하니 유럽 최대의 공룡뼈를 전시하고 있다는 그들의 자부심을 인정할 만하다. 우선 관람객들은 지하로 내려가 관람객을 압도하는 다양한 공룡들을 만나게 된다. 이제는 지구상에서 사라진, 그러나 가장 오래도록 기억되고 있는 공룡들은 전체적인 모양의 전시물뿐만 아니라 각 부위의 뼈와 화석 등 다양한 모습으로 관람객 앞에 서 있다. 인기가 많은 티라노사우루스와 트리케라톱스 등은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역동적인 모습이다. 관람객들은 각 전시물 앞에 정리된 자료를 통해 세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최첨단 컴퓨터를 통해 영화를 보듯 과거 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다. 그리고 아이들은 실제 고고학자들이 공룡뼈 발굴을 하는 것처럼 모래 속에 숨겨져 있는 각각의 모형 공룡뼈를 전문 도구를 가지고 찾아보는 활동을 하며 원없이 공룡과 함께 한다. 특히 가장 아래층에는 공룡들이 광산에서 발견되었을 때의 모습을 사실감 있게 재현해 놓았는데 유리 바닥을 통해 발밑으로 가깝게 보이는 공룡 화석들이 신비감을 더해준다.

고생물학 실험실(PaleoLAB) 은 화석학을 좀더 재미있고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도록 꾸며진 박물관 내 과학 놀이터로 5세 이상의 아이들을 위한 장소이다. 아이들은 '전설같은 세계, 과거'를 재미있는 게임과 퍼즐, 오디오 시스템 같은 흥미로운 도구를 가지고 놀면서 만난다. 물론 실제 화석도 전시되어 있다.

인류의 조상을 만날 수 있는 진화관 또한 지나쳐서는 안 된다. 교과서에서나 만났던 낯설지만 친근한 우리 조상들을 만나보며 인류의 진화, 그리고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해 탐색해보자. 오스트랄로피테쿠스부터 호모사피엔스 등 시공간을 초월하는 진화의 경이로움에 놀라게 될 것이다. 조상을 만난다는 것이 분명 반가운 일이긴 하나 이곳에서는 아이들의 장난스런 웃음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보호자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우리가 현재 존재하는 이유, 역사의 의미와 중요성 그리고 놀라운 과학적 진화의 힘 등에 대해서 진지하게 일러주길 바란다.

높은 층에 위치한 해양관은 들어가는 입구부터 이색적이다. 터널 양쪽에는 극지방의 자연을 사실감 넘치게 묘사하였는데 금방이라도 북극곰과 펭귄 등이 튀어나올 것 같다. 안에는 커다란 고래와 물고기들의 뼈와 화석이 크기별로 잘 정리되어 있다. 그리고 온갖 종류의 광물들이 전시된 광물관도 반드시 들러보자.

과거에 존재했고 또 현재 존재하며 때로 다른 모습으로 진화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모든 것의 역사를 말해주는 자연과학박물관은 분명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할 것이다. 미래에는 또 현재의 어떤 것들이 과거의 한 부분이 될까, 사뭇 궁금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