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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가지 안쪽에 소박하게 자리하고 있는 박물관 뮤제 데 조토마테(THE MUSEUM OF AUTOMATONS)는 움직이는 인형들로 가득한 기계인형박물관이다. 여기서 잠깐, 오토마튼(AUTOMATON)의 뜻을 살펴보자. 로봇 또는 자동 기계라고도 하며 어원은 자동 기계라는 뜻의 그리스어로, 일반적으로 기계에 의하여 동작하는 자동 인형이나 동물, 나아가서 자동 장치를 말한다. 즉 다양한 역할을 하는 많은 선이 내장되어 있어 이를 외부의 힘에 의해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과학적 원리를 담은 기계로 회전운동을 상하왕복운동으로 바꾸는 캠(CAM), 왕복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꾸거나 회전운동을 왕복운동으로 전환하는 크랭크(Crank) 등이 여기에 속한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 앙상한 뼈마디 같은 지지대와 전선으로 연결된 인형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 인형은 바로 작동 원리의 비밀을 알려주는 샘플 인형으로 박물관 안에 가득한 모든 기계인형들의 대표 격인 셈이다.

"전기를 이용해 외부에서 힘을 가하면 이렇게 인형은 안에서 상하, 좌우, 왕복운동을 하며 다양한 움직임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인형의 각 신체는 똑같이 움직이지 않아 다양한 포즈가 가능한 겁니다."

스태프의 설명을 듣고 난 후, 관람은 자유롭게 이어진다. 이곳에는 약 250개의 예술적인 요소가 가미된 기계인형들이 있으며 7개의 룸은 각각의 주제에 맞게 꾸며져 있다.

널따란 밀밭에서 수확에 여념이 없는 농민 인형은 화가 프랑수아 밀레에게 바치는 작품이며 중세시대의 성당을 배경으로 종치기 콰지모도와 집시 무용가 에스메랄다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 『노트르담 드 파리』는 위대한 작가 빅토르 위고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기독교 관람객이라면 예수의 탄생을 묘사한 '크리스마스 구유'를 눈여겨보자. 조심스레 팔다리를 움직이는 아기 예수와 온화한 표정과 섬세한 움직임의 성모마리아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짐을 느낄 것이다.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푸른 빛 색채를 사용한 피터 팬 작품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위아래로 날아다니는 피터 팬과 깜찍한 요정 팅커벨, 그리고 악명 높은 후크 선장 등이 사이좋게 한곳에 모여 있다.

그리고 모차르트가 1791년 생을 마감하기 두 달 전 완성했던 오페라, 「마법 피리」의 드라마틱한 장면을 배경으로 열심히 하프시코드(겉모습이 그랜드 피아노를 작게 만든 것처럼 생긴 대형 건반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작품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박물관은 작품마다 작품 해석을 담은 설명서를 준비해 관람의 이해를 돕는데 관람객들은 기계인형의 재롱을 관람함과 동시에 위인이나 예술작품에 대한 공부까지 덤으로 할 수 있다.

이밖에도 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와인을 소개하기 위해 꾸며놓은 와인 재배 풍경이나 프로방스 지방의 전통 결혼식 장면 등은 외국 관람객들에게 프랑스와 더불어 프로방스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소개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이곳은 또 석 달에 한 번씩 최소 세 가지의 콘셉트를 새로 꾸민다고 하니 같은 곳을 관람했다 하더라도 관람객마다 본 것과 느낀 것은 다를 것이다.

시대를 넘나들고 픽션과 논픽션을 아우르며 세대를 초월하는 다양한 작품 속에서 열심히 몸을 움직여 제 할 일을 하고 있는 인형들이 있어 이 작은 박물관은 언제나 활력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