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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브뤼셀 중앙역에서 1시간 남짓 기차를 타고 가면, 역사와 전통이 있는 도시 앤트워프에 도착한다. 그리고 중앙역을 나오자마자 바로 마주친 앤트워프동물원. '아니, 시내 한복판에 동물원이 있단 말이야?'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역 옆에 동물원이 들어서 있는 셈이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러한 지리적 위치는 앤트워프 시민들뿐만 아니라 타 지역 사람들, 다양한 국적의 외국 관광객들까지 공원 나들이 하듯 동물원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커다란 장점이 된다.

앤트워프동물원은 1843년에 개장한 유럽에서도 가장 오래된 동물원 중의 하나로 하마, 코끼리, 기린, 악어, 홍학 등 6000여 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한데 어울려 지내는 도심 속 동물 낙원이다.

종족 보존의 위협을 받는 희귀 동물인 오카피(아프리카산 기린과 동물), 골든라이언, 타마린(남미산 비단털원숭이과) 등을 위한 국제적 사육, 번식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도 명성이 높다.

앤트워프가 본래 크지 않은 도시이기 때문에 동물원 또한 아담한 규모지만 다양한 대륙의 동물이 고루 분포되어 있고 관람객을 배려한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추어져 있어 관람객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한마디로 작지만 실속 있는 동물원이라고 할까. 비록 제한된 공간, 협소한 장소에서 동물들을 사육하고 있지만 최대한 자연적인 환경을 제공하고자 노력한 흔적 또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철창 우리가 아닌 튼튼한 나무 우리를 설치하고 흙이나 모래, 풀밭으로 우리 안 환경을 조성한 것은 동물들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곳은 나름 과학적 조사와 연구를 통해 각 대륙에서 온 동물들이 쾌적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오랑우탄이나 고릴라관은 보다 가까이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유리벽을 만들었고 그 옆으로 사육사들이 먹이를 준비하고 있는 실제 부엌을 공개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물론 각 동물들의 식재료와 양을 소개하는 자료도 전시하고 있다. '저 동물들은 무엇을 얼마나 먹을까?'라는 궁금증이 단번에 해소되는 셈. 커다란 덩치의 동물들이 적은 양의 과일이나 채소를 먹는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다.

관람객들은 또한 동물원 내 작은 수족관에 들러 펭귄의 재롱을 보거나 다양한 물고기들을 만나볼 수도 있고 버드빌딩에서 여러 종류의 새를 관람할 수 있다. 즉 앤트워프동물원에서는 하늘과 땅과 바다의 다양한 생물들을 한번에 볼 수 있는 것이다.

곳곳에는 교육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컴퓨터를 비치한 것도 눈에 띈다. 아이들은 이 시스템을 통해 스스로 각 동물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도 눈여겨 볼 만한데 19세기 궁전 같은 모습의 웅장한 입구부터 이국적인 이집트 사원, 예쁜 꽃이 만발한 정원, 그리고 낭만적인 다리나 벤치 등은 이곳을 더욱 감각적이고 세련된 동물원으로 만들어준다.

무심한 듯 제 할 일을 하는 동물들의 평화로운 모습을 설레는 마음으로 구경하는 아이들, 그리고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는 앤트워프동물원. 특히 기차를 이용하는 여행자라면 이곳을 절대 지나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