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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의 악기박물관은 아르누보와 네오클래식의 오묘한 앙상블이 돋보이는 멋진 건축물 안에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악기들이 약 1200개 이상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즉 악기를 관람하며 시공간을 초월한 아름다운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곳만의 독특한 매력은 바로 입구에서 나눠주는 헤드폰을 끼고 관람하는 데 있다. 대개 박물관이나 미술관들은 관람객들이 입장을 하면 오디오 서비스를 위한 헤드폰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국어 서비스가 되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 관광객들은 헤드폰을 받지 않고 관람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나눠주는 헤드폰을 꼭 받아 챙기자. 왜? 바로 이 헤드폰에서는 아름다운 선율, 악기가 내는 소리만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즉 헤드폰을 끼고 전시된 악기 앞쪽 바닥에 그려진 발 모양의 자리에 서면 악기 소리 또는 그 악기로 연주하는 익숙한 음악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즐거운 관람이 아니겠는가. 관람객들은 한 공간에서 저마다 다른 음악 감상의 시간을 즐기게 된다.

그리고 4개 층의 전시실을 자유롭게 오가며 유럽의 귀족, 궁중 악기부터 중산층의 악기까지,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현대의 기타, 아프리카, 아시아 등 다른 대륙, 다양한 나라의 악기들을 만난다. 우리나라도 징이나 꽹과리, 북 등 전통 악기를 가지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창조하고 중요한 스포츠 시합에도 악기 소리로 응원의 힘을 북돋고 있는 것처럼 다른 나라에도 다양한 그들만의 전통 악기가 있고 상황과 조건에 따라 쓰임새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 같은 악기라도 나라마다 모양새가 조금씩 다르고 그에 따라 소리나 음색, 크기가 다르다는 것도 배운다. 티베트의 수도승들은 사망한 동료 수도승의 뼈를 가지고 악기를 만들었고 피아노도 궁중에서 귀족들이 사용하던 것과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것에는 장식이나 크기, 모양의 차이가 있다는 정보는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흥미롭다.

현대악기 전시관에서는 기타나 드럼, 건반 등 시대에 따라 변화된 악기들을 이전 시대의 악기들과 비교하며 관람하면 더욱 유익하다. 이해를 위해 실제 악기 제작 과정을 단계별로 상세히 알려주는 작업실 관람은 악기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수고와 노력이 필요한지 알려준다. 나무나 가죽, 금속 재료 등 악기의 재료들과 제작 도구들도 전시되어 있으니 자세히 살펴보자.

콘서트홀에서는 아이들과 가족을 위해 연주회나 악기 퍼포먼스 등이 펼쳐지고 아이들을 위해서는 악기를 이용한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므로 관심이 있다면 참여해보는 것도 좋다(단, 홈페이지를 통해 일정과 예약 방법을 확인한다).

눈으로 보고 귀로 즐기면서 순간순간의 감동만으로도 무엇인가가 꽉 채워질 것 같은 느낌! 이곳, 악기박물관에서 직접 체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