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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민속촌이 있다면 캐나다 밴쿠버에는 버나비빌리지박물관이 있다. 캐나다 BC 주의 1800년대 후반부터 1920년대의 기차역 마을을 고스란히 재현한 이곳은 시간여행을 시켜주듯 방문객들을 19세기, 20세기의 마을로 초대한다. 특히 고풍스런 분위기가 물씬 흐르는 회전목마가 유명한데 1912년 C.W. 파커사가 지은 'C.W. 파커 회전목마'를 구매한 후 제대로 복원해 놓았다. 회전목마는 1925년 율리처(Wurlitzer) 파이프 오르간의 경쾌한 음악과 조화를 이루며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1950년대 중반까지 운행했던 도시 간 연락 기차인 1223번이 복구되어 전시 중이다.

역사와 전통을 탐험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를 접하자는 거창한 주제를 안고 입장하면 가장 먼저 약 90여 년 전의 버나비 지역을 소개하는 자료들을 보게 된다. 그때 그 사람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았는지, 어떤 생활방식으로 지냈는지 초기 캐나다인들의 생활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다.

"환영합니다"라는 사인을 통과하면 이제부터 관람객들은 1920년대의 캐나다, 밴쿠버의 버나비라는 동네로 들어서게 된다. 그 시대를 사는 듯 드레스를 입은 여인들, 조끼까지 갖춰 입은 남자들이 방문객들을 반겨주는데 다름 아닌 스태프와 자원봉사자들이다. 불과 한 시간 전에 고층 건물과 자동차들이 즐비한 시내 한복판에서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이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초기 캐나다인 마을이 영화 세트장처럼 꾸며져 있다. 일명 전시관이라고 일컬어지는 마을은 교회당, 학교, 이발소부터 신문사에 이르기까지 약 35개 장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당시의 실제 장소와 재현한 장소가 공존한다. 아담한 크기의 학교는 학교라기보다는 마을회관 같은 모습이다. 시포스스쿨(Seaforth School)이라 불리는 이 학교는 1922년에 개교했으며 당시 학생 수는 20명이었다고 한다. 다른 곳에 있던 학교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것이다.

이밖에도 뜨거운 물을 데울 수 있는 커다란 난로와 수동 의자가 인상적인 매카이 이발관(Mackay Barber Shop), 1900년부터 1971년까지 빅토리아에서 운영되었던 중국 한약방을 재현한 웨이상윈워키(Way Sang Yuen Wat Kee), "진짜 빵이야" "아니야 가짜 빵이야"로 재미난 실랑이를 벌이게 하는 홈베이커리 등 재미있는 장소들을 두루두루 구경할 수 있다. 공짜 입장이 가능한 센트럴파크 극장(Central Park Theatre)에서는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를 감상해보자. 전시관 거리에는 아이들이 심심해하지 않도록 자전거나 작은 목마 같은 놀이기구를 곳곳에 배치해 과거 놀이 문화를 접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30개가 넘는 전시관을 둘러보며 옛 캐나다인의 생활을 살펴보았다면 이후에는 잔디밭이 아름다운 공원에서 잠시 휴식 시간을 가져도 좋다. 뒤로는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리하고 있어 맑은 공기는 기본이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관람과 체험활동을 통해 과거 버나비의 생활과 문화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될 것이다. 동시에 그 안에서 만나는 많은 다른 사람들과 여러 가지 행사를 통해 여러 인종과 민족, 다양한 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호기심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