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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시민들의 자부심이 듬뿍 담긴 시카고미술관은 유럽과 미국의 서양 미술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불상이나 도자기, 중세, 근대의 종교화부터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대륙과 장르와 시간을 넘나드는 다양한 전시물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회화, 조각, 판화, 사진, 장식 미술, 동양 미술, 원시부족 미술 등 약 30만 여 점이 넘는 어마어마한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3대 미술관 중의 하나이다.

1866년 시카고디자인학교가 전신으로 1871년 시카고 대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879년 시카고 미술학교와 함께 설립되었다. 사우스 미시간 애비뉴 도심 한복판에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는 시카고미술관은 특히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인기가 높다. 그중 기증자의 유언에 따라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신 인상파를 대표하는 화가 쇠라의 작품 「그랑드 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는 대표 작품이다. 이밖에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쿠르베, 마네, 모네, 드가, 마티스 등 익숙한 작가의 작품들로 커다란 미술관은 꽉 차 있다. 특히 2층의 1900년부터 1950년대까지의 '아메리칸 모던 아트실'과 엘 그레코의 「성모승천」이 있는 '1900년 이전의 유러피안 아트 전시실', 쇠라의 작품이 있는 '인상주의 전시실' 등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곳에서는 반 고흐의 「자화상」과 「고흐의 방」, 르누아르의 「자매들」, 세잔의 「사과 바구니」 같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그랜트 우드의 「아메리칸 고딕」이나 에드워드 호퍼의 「나이트 호크」 같은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는데 도시의 고독함이 묻어나는 「나이트 호크」나 미국 시골마을의 농부와 딸의 표정 묘사가 생생한 「아메리칸 고딕」은 미국 회화의 걸작 중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1층에서는 아시아 여러 나라의 다양한 불상과 인디언과 이슬람 아트,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로마 아트 등 세계 여러 나라의 국가적 유물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지하의 미니어처 전시장은 독특한 미니어처 작품 세계 속으로 관람객들을 안내한다. 프랑스 등 유럽의 왕궁뿐만 아니라 영국과 미국의 웅장한 저택 내부, 일본과 중국의 동양미가 물씬 풍기는 방의 내부를 정교하고 세밀하게 꾸며 전시하고 있는데 손톱보다 작은 그림 액자와 앤티크한 촛대들이 탄성을 자아낸다.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터치 갤러리(Touch Gallery)는 장애인에 대한 미국 사회의 배려와 관심이 드러나는 곳이다. 조각작품을 만지고 느껴지는 대로 이해하고 작품에 대한 상상을 가능하게 하는 갤러리는 아이들에게도 다양한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이라면 모던 윙의 라이언 교육센터(Ryan Education Center)에서 휴식과 함께 작품 퍼즐 맞추기, 그림 그리기 등 미술과 관련된 활동을 즐기는 것도 좋다. 방대한 전시작품을 관람하느라 지친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이곳은 오아시스와도 같은 곳이다.

시대와 장르, 문화 등을 아우르는 훌륭하고 멋진 작품들을 어린아이부터 장애인,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함께 즐기고 이용할 수 있게 배려한 시카고미술관. 그곳에 갈 계획이라면 많은 감동과 보람찬 시간을 받아들일 여유로운 마음부터 준비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