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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3년 세계박람회 때 미술관으로 쓰던 건물을 재단장하여 1933년 과학박물관으로 문을 연 시카고 과학산업박물관은 다운타운 남쪽, 잭슨공원 안에 자리하고 있다. 57000m²의 면적, 지하 1층부터 3층까지의 거대한 전시관 안에는 과학과 산업, 기술뿐 아니라 인간과 그들을 둘러싼 자연 등 테마별로 나누어진 70개가 넘는 전시실과 2000여 점 이상의 다양한 전시물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버튼과 핸들을 조작하고, 컴퓨터를 최대한 활용한 지식탐구 활동은 어린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즐거운 시간을 선사한다. 특히 이곳은 빠르게 발전하는 현대사회의 기술과 정보력에 뒤지지 않기 위해 매년 전시품의 일부를 교체한다고 하니 언제 가더라도 최신 기술과 정보를 접할 수 있어 더욱 유익하다.

우선, 1층에서 현대 농업을 발전시키는 다양한 과학적 산물들을 살펴보자. 특히 커다란 트랙터와 최신 농기구 전시물들을 관람하고 젖소 모형에서 젖을 짜 보는 활동은 관람의 재미를 배가 시킨다.

또한 이곳의 지하 깊숙한 곳에 전시되어 있는 U-505보트(제2차 세계대전 때 나포한 독일 잠수함)를 반드시 관람하도록 하자. 총탄을 맞아 군데군데 구멍 난 잠수함 본체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데 전쟁과 평화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주변에는 U-505보트에 대한 자료와 활약상, 여러 가지 기기와 해군의 소지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2층에서는 오래된 증기기차 등 다양한 대중교통 전시물을 구경한다.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디자인과 기능을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홀 한쪽에는 폭풍체험 코너나 쓰나미의 원리 등 지구환경과 자연현상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돕는 기구들이 전시되어 있으니 관심 있게 살펴보자.

3층에서는 첨단 전시 시스템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특히 임신과 출산의 신비, 실제 나이와 신체 나이의 비교 등 인체에 대한 탐색과 의식주 등 인간생활과 관련된 탐구가 최신 도구와 첨단 컴퓨터를 통해 재미있는 게임처럼 펼쳐진다. 이곳은 환희와 신비의 탄성과 다소 충격적인 결과(실제 나이와 신체 나이를 알아보는 활동 때문)에 따른 실망과 탄식이 공존하는 유쾌한 곳이기도 하다. 또 실감나는 비행 시뮬레이터를 즐기기도 하고 과거 창공을 가르던 B-727이나 초기 비행기 모델도 구경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자유롭게 원하는 전시물을 찾아 체험을 통해 원리를 깨닫고 궁금증을 해소해간다. 과학적 지식, 개념, 사고의 수준이 높지 않은 어린아이들은 단순히 기기 작동을 통해 다양한 결과물을 즐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이곳에는 많은 스태프와 자원봉사자들이 관람객들이 효율적으로 전시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데 '너무 무식한 질문이 아닐까?' 하며 도움 청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자. 어떤 질문도 그들은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명쾌한 답을 줄 것이다. 때때로 그들은 아이들이 스스로 답을 생각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해주기도 한다. 혼자 즐겨도 또는 함께 해도 즐거운 박물관, 모두의 사랑을 받는 시카고 과학산업박물관의 현재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