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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화가가 누구인가요?"
"음, 반 고흐요."

실제로 빈센트 반 고흐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고 가장 많이 기억되는 화가 중의 한 명이다. 1853년 네덜란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반 고흐는 목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성직자의 길을 걷고자 하였다. 그러나 광신도적인 기질과 강한 성격 탓에 성직자의 길을 걷는 것에 실패한 뒤 그림을 그리는 것만이 자신을 구원하는 길이라 믿고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1890년 사망하기 전까지 수많은 작품들을 세상에 내놓았고 그중 많은 작품들이 그의 조국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에서 그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1973년에 건립된 이곳은 반 고흐 작품의 양이나 규모 면에서 세계 최대를 자랑한다. 이곳 때문에 암스테르담을 찾는 반 고흐 마니아도 많이 있을 정도다. 이곳에는 200여 점의 회화와 500여 점의 데생작품이 있는데 반 고흐 작품들이 시대별로 정리되어 있어 마치 반 고흐의 열정적이었지만 외로웠던 일생을 조용히 따라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네덜란드 시기(1880~1885)에서는 초기 걸작 「감자 먹는 사람들」이 단연 돋보인다. 밀레와 렘브란트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이 시기의 반 고흐는 주로 하층민과 노동자들의 생활과 풍경을 그리곤 했다. 1886년부터 1888년은 파리 시기로 반 고흐는 상인이 된 동생 테오와 함께 파리 몽마르트언덕 근처에서 2년간 생활하였다. 이 시기 그의 작품은 어두운 화풍에서 밝은 화풍으로 바뀌었으며 점을 찍고 밝고 화려한 컬러로 선을 긋는 등의 화법을 선보이기도 했다. 네덜란드 시기와 파리 시기의 다른 화풍을 비교해가며 보는 것이 관람의 팁이다. 아를 시기(1888~1889)는 반 고흐가 정열적으로 작품활동에 몰입하던 시기로 이 시기의 전시실에서는 「반 고흐의 방」, 「해바라기」, 「노란 집」 같은 익숙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극심한 신경 발작과 정신병에 시달려 병원생활을 했던 생 레미 시기(1889~1890)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그림에 대한 열정의 끈을 놓지 않았던 반 고흐의 눈물 겨운 자신과의 싸움의 시기이다. 이 시기 반 고흐의 그림은 더욱 강렬해지고 붓 터치도 두드러졌는데 「수확하는 사람」, 「아이리스」 등의 작품들을 통해 확인해보자.

반 고흐가 짧게 머물렀던 오베르 쉬르 우아즈 시기(1890)에도 그는 끊임없이 작품활동에 몰입하였다. 하지만 그는 끝내 그곳에서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만다. 우리는 반 고흐 미술관에서 그 시기의 작품 「까마귀 떼 나는 보리밭」, 「비온 뒤 오베르의 풍경」 등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삶과 죽음 사이에서 번뇌했던 그를 추모한다. 그가 조금만 더 오래 살아주었다면, 그랬다면 더 많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위대한 예술가의 짧고 비극적인 삶이 한없이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가 잘 몰랐던 그의 의외의 작품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반 고흐가 일본 기생을 그리다니?' 일본 판화의 영향을 받은 반 고흐가 그린 작품 「기생」은 그의 또 다른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아, 여러 모습으로 관람객들을 맞고 있는 반 고흐의 자화상과도 깊은 인사를 나누자. 다 비슷해 보이지만 각각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 다양한 모습의 반 고흐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