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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링컨파크 근처에 위치한 시카고 역사박물관은 시카고뿐만 아니라 미국의 역사와 관련한 다양한 전시품을 수집하고 보존,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1856년 시카고역사협회로 설립되었다. 초기에 시카고 대화재로 많은 전시품들이 피해를 입었지만 이후 새로운 자료들을 보충하여 1932년 재개관하고 2006년 지금의 명칭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곳은 미국과 시카고의 일상생활과 경제, 산업, 예술, 문화와 관련된 자료를 2000만 점 이상 소장하고 있는데 특히 입구의 오른쪽에 전시되어 있는 아브라함 링컨이 서거 당시 사용했던 침대가 대표적인 전시품이다. 아브라함 링컨은 일리노이 주를 대표하는 유명인으로 미국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 인물이다. 링컨이 운명을 달리하는 순간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주변에서 임종을 지키는 장면의 그림과 함께 놓인 자그마한 침대는 그 자체로 미국 역사의 한 부분이다.

2층으로 올라가면 시카고의 도심을 누비던 초기의 전차 등 과거의 탈것들이 아이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아이들은 버스나 전차 안으로 직접 들어가 구경하고 당시의 교통 문화에 대한 정보를 접한다.

시카고 대화재의 정보를 제공하는 거대한 보드게임판 같은 지도에서는 대화재에 대한 정보를 접한 후 게임을 하면서 복습해 볼 수 있다. "첫 화재는 어디에서 발생했을까?", "가장 신빙성 있는 화재의 원인은?" 등 다양한 질문에 아이들은 사물의 형상이 새겨진 말, 이를테면 체스 같은 것을 적당한 장소에 세워놓는다. 아이들은 이렇게 게임을 통해 재미있고 생생하게 역사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한때 마피아의 도시로 '범죄율 높은 도시'라는 불명예를 안았던 다소 부끄러운 자료들도 전시되어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시카고 출신들이 몹시 싫어하는 시카고의 유명인 알 카포네의 자료들이 함께 전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도시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자랑하고 싶은 것만을 전시하는 것이 아닌 부끄러운 사건이나 기록 또한 그대로 그 도시가 지닌 역사적 의미로서 알려주고 있다는 점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미시시피강에서 북상해 시카고에서 꽃을 피운 블루스와 재즈, 미국 인기 스포츠 중의 하나인 프로농구 관련 전시물들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매력적인 공간 시카고 탐지관(Sensing Chicago)에 들르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대표적인 먹을거리 핫도그부터 시카고의 강한 바람, 시카고의 프로야구 등 미국, 그중에서도 시카고 하면 단번에 생각나는 주제들을 재미있는 활동과 최첨단 시스템을 통해 즐기도록 꾸며진 곳이다.

아이들은 커다란 핫도그빵 모형물에 다른 재료와 함께 직접 들어가보고 후각을 자극하는 다양한 시카고의 냄새(시카고 대화재를 연상시키는 탄 냄새와 시카고의 자연의 냄새, 달콤한 초콜릿 냄새 등)를 맡아보는 등 독특한 방식으로 시카고라는 도시의 정보를 접한다.

다양한 주제와 콘셉트를 통해 모두가 즐겁게 접근할 수 있도록 꾸며진 시카고 역사박물관은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나라, 도시지만 작은 것 하나하나를 가치 있고 소중하게 여기는 그들의 정신이 곳곳에 담겨 있어 관람의 감동을 더해준다.

'역사박물관은 지루하고 따분해' 라는 고정관념의 작은 반전을 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