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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든버러 성 근처, 전통과 유서 깊은 지역에 독특한 박물관 하나가 관람객들에게 큰 즐거움과 웃음을 선물하고 있다. 에든버러에서 가장 오래된 관광지 로열마일에 위치한 카메라 옵스큐라가 바로 그곳. 카메라 옵스큐라는 라틴어로 '어두운 방'이라는 뜻으로 방을 어둡게 만들고 벽에 작은 구멍을 뚫어 반대쪽 하얀 벽 등에 옥외의 실제 모습을 거꾸로 찍어내는 장치를 뜻한다. 현재 우리가 애용하는 카메라의 어원이기도 하다.

1850년대에 악기 제조업을 하던 마리아 테레사 쇼트가 설립한 카메라 옵스큐라는 인간이 흔히 할 수 있는 착시라는 주제로 여러 가지 기구와 첨단 장치, 전시물을 통해 유쾌하게 즐기도록 만들어진 독특한 박물관이다. 착시나 환상, 착각과 은밀한 엿보기나 몰래카메라의 긍정적인 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점이 돋보인다.

먼저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끊으면 스태프가 입장권에 시간을 적어준다. 이것은 옥상의 비밀스런 빅토리안 방에서 벌어지는 재미있는 라이브 쇼, 카메라 옵스큐라 쇼의 입장 시간을 알려주는 것이다. 관람 스케줄은 일단 라이브 쇼의 입장 시간에 따라 정하는 것이 좋다. 쇼 시간에 맞춰 입장을 하면 가이드는 카메라의 원리, 에든버러의 도시의 이야기를 먼저 들려준다. 관람객들은 곧 이곳의 하이라이트, 몰래카메라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된다. 이 쇼는 거대한 핀홀 카메라와 잠망경의 원리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만든 프로그램으로 방의 천장에 있는 거울을 통해 반사된 빛이 아래쪽에 위치한 세 개의 렌즈들을 통과하면서 밖의 거리 풍광이 거대한 백색 테이블 위로 투사되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방문객들은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이 은밀한 옥상방 가운데의 커다란 테이블에서 꼬물꼬물 움직이는 것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 가이드는 한술 더 떠 테이블 위에 손바닥을 대거나 종이를 세모꼴로 접어 올려놓고 투사된 사람들에게 익살스런 장난을 친다. 그러면 사람들은 가이드의 손 위로 걸어 올라가거나 종이 다리를 건너는 모습으로 보여진다.

만약 에든버러 성 근처를 지나간다면 살짝 긴장해야 할 것이다. 언제 어떻게 라이브 쇼의 주인공이 될지 모르니까 말이다.

본격적인 관람은 매직 갤러리, 라이트 판타스틱, 에든버러 비전의 주제로 여러 가지 체험과 활동을 통해 재미있게 이뤄진다. 매직 갤러리에서는 굴절거울, 거대 렌즈, 그림자 벽, 다채로운 만화경 등의 도구와 이를 이용한 착시현상을 즐길 수 있다. 순식간에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같은 초기 인류의 모습으로 변하는 나와 난데없이 나타나는 쥐라기시대의 공룡, 티렉스(T-Rex)는 실제가 아니여서 더욱 고마운 착시현상이다.

2차원 평면에 레이저 광선을 이용하여 3차원 입체를 묘사하는 기술인 홀로그램의 마술 속에 빠져드는 라이트 판타스틱 전시관도 마음껏 즐기자. 환상적인 3D 그림들은 사라졌다 나타났다 신기함을 더하고 관람객들은 거대한 호랑이 여인, 귀신, 왕거미, 미이라를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한다.

왼쪽 오른쪽 왼쪽 오른쪽, 관람객들이 벽에 하나 가득 걸린 액자 앞에서 흔들흔들 움직이며 사진 감상을 하고 있다. 그런 다음 들리는 비명. 도대체 그들은 무엇을 본 걸까? 이것은 카메라 옵스큐라를 방문해 직접 확인하기를!

에든버러라는 도시가 주인공이 되는 에든버러 비전은 관람객이 직접 성능 좋은 하이 파워 뷰캠(Hi-Power Viewcam)을 통해 에든버러 곳곳을 감상하는 활동이 인상적이다. 빛과 조명, 렌즈와 거울, 특수 카메라 등 다양한 도구들을 통해 만나는 즐거운 환상과 착시세계. '보이는 것을 다 믿지 마라!'는 카메라 옵스큐라가 주는 유쾌한 교훈에 한마디를 덧붙여 본다. '보이는 것을 다 믿지는 마라. 하지만 보이는 그 모든 것을 즐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