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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디아나 존스Ⅱ」 장면을 기억하는가? 아슬아슬한 출렁다리 위에서 벌어지는 주인공과 악당의 결투신 말이다. 비슷한 다리가 밴쿠버에는 실제로 존재한다. 물론 다리 밑으로 우글대는 식인 악어가 있는 무시무시한 곳이 아닌 아름다운 자연 공원 안에 말이다.

카필라노 현수교는 캐나다 BC 주 북밴쿠버에 흐르는 카필라노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를 말하는데 워낙 유명해서 다리가 있는 공원과 숲속 산책로, 원주민들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곳 전체를 일컫는다. 100여 년 전 스코틀랜드 출신 기술자인 조지 그랜트 맥케이(George Grant Mackay)에 의해 지어진 이 다리는 1889년 처음 만들어진 후 1903년 케이블로 재단장한 뒤에 1956년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70m 높이 약 140m의 다리는 각각 45000kg인 강철 케이블이 다리 전체를 꽉 잡아주고 있는데 90000kg(약 성인 1333명)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입장 후 가장 먼저 들르게 되는 스토리센터는 다리를 발견하고 개척한 조지 맥케이의 가족과 친구들의 100여 년 전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예전에 쓰던 식기류와 가재도구들을 전시해놓은 부엌도 있으니 천천히 둘러보자. 옆쪽의 토템파크에는 북미 원주민들이 만들어 세운 토템폴(북아메리카 인디어들 사이에 쓰이는 토템상을 세우기 위한 기둥)이 많이 모여 있는데 원주민들의 예술 혼이 깃든 토템폴이 자연과 어우러져 더욱 멋지다.

이렇게 스토리센터와 토템파크 등을 둘러본 후 방문객들은 다리가 놓인 곳으로 이동을 한다. 다리를 건너면 비로소 숲속 여행, 순수한 자연을 탐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찔한 높이에 세워진 흔들다리를 건너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때로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리기도 하지만 이 또한 유쾌한 스릴감이기 때문에 모두 웃으며 공포의 순간을 즐긴다.

우여곡절 끝에 다리를 건너면 정글 같은 빽빽한 나무숲이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수많은 나무 때문에 이곳은 한낮에도 그리 밝지 않지만 맑은 공기를 마시며 여유 있게 삼림욕과 산책을 즐기기엔 그만이다. 또 세 개의 연못(Three Sisters Ponds)에서는 오리떼들을 구경하며 여유 있는 시간도 가져보자. 트리탑스 어드벤처(Treetops Adventure)는 멀리 떨어져 있는 나무 사이에 다리를 놓아 한 바퀴 돌아보는 모험 코스인데 마치 나무 위를 걸어다니는 것 같아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아래쪽에 있을 때는 보지 못한 새로운 숲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반면 클리프행어 워크는 본격적인 산행길이다. 언덕길을 따라 내려갔다 올라오는 것이 마치 등산하는 것 같다. 가파른 경사로를 오르내리며 보다 강한 모험과 스릴을 즐길 수 있다. 이렇게 숲속 자연탐험과 여행을 마치고 다시 다리를 건너 돌아온 후에는 파이어니어 가든(Pioneer Garden)에서 펼쳐지는 멋진 공연을 보며 분위기를 바꿔보자. 또 빅 하우스에서 펼쳐지는 원주민들의 조각 시연 관람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 열과 성을 다해 손으로 하나하나 조각품을 완성해나가는 그들에게서 예술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