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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도시 프라하의 숨겨진 보물과도 같은 곳 비쉐흐라드는 블타바강의 높은 절벽 위에 있는 요새다. 전설에 의하면 가장 오래된 체코 왕의 거주지이자 11세기와 12세기 사이 체코 위정자들의 거주지였다고 한다. 또 체코 민족의 조상 끄록(krok)의 막내딸 리부셰(Libuše) 공주가 왕위를 물려받아 도읍으로 정하고 프라하가 흥할 것을 예견한 곳으로도 전해진다.

12세기를 거치며 요새화 된 비쉐흐라드는 15세기에는 후스전쟁의 여파로 많은 부분이 파괴, 손상되었다가 17세기 바로크 양식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본뜻은 '높은 곳에 있는 성'이라고 한다. 이곳에는 신 고딕양식의 성 베드로와 바울성당, 11세기 로마네스크 양식의 로툰다 성 마르틴성당과 장엄한 포곽, 600여 명의 체코의 유명 인사들이 안장되어 있는 국립묘지 등 역사적 방문지가 가득하다.

지하철역에서 비쉐흐라드 표지판을 따라가면 아름다운 바로크 문 레오폴드 게이트와 만난다. 이 문을 통과하는 순간 역사와 전통, 문화와 레저가 공존하는 아름다운 비쉐흐라드로의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된다. 연이여 만나게 되는 로툰다 성 마르틴성당은 프라하에 남아 있는 로마네스크 로툰다(둥근 천장이 있는 원형의 작은 건물) 중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산책로 같은 길을 따라 올라가니 아이들 소리로 시끌시끌하다. 무엇 때문에 아이들이 저리 모였나 싶어 살펴보니 장승같은 나무 조형물과 독특한 놀이기구들이 가득한 근사한 놀이터였다. 역사적인 옛 성터에 이런 놀이터가 조성되어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조금 더 언덕을 올라가면 전망대에 다다르는데 유유히 흐르는 블타바강, 그리고 멀리 그림처럼 걸쳐 있는 프라하 성까지 단순하게 놀라고 감탄하기에는 미안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전망에 취한 정신을 추슬러 내려오면 이내 랜드마크가 되는 성 베드로와 바울성당과 만난다. 그 앞의 널따란 잔디밭에서는 아이들이 축구를 하며 즐겁게 뛰어놀고 유모차 부대들은 삼삼오오 몰려와 먹을거리를 펼쳐놓고 오후의 수다를 즐긴다. 과거에 궁전으로 사용되던 곳이 시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멋지게 변신한 것이 무척 인상적이다.

성 베드로와 바울성당 내부에는 모자이크와 아르누보의 작품들이 즐비하니 들러보자.

그리고 이제 위인들을 만나러 갈 시간. 체코인들이 존경하고 경외하는 예술가와 정치인, 군인 등 유명인의 묘지가 교회 바로 옆이다. 공동묘지라고 하면 왠지 꺼려지는데 이곳은 제 발로 찾아들어가게 되니 그 기분도 묘하다.

국립묘지는 19세기 후반에 조성되었으며 체코의 국민 음악가 드보르자크와 스메타나, 아르누보의 대표 화가 알퐁스 뮈샤, 작가 카렐 차페크, 얀 네루다 등 체코의 정치, 경제, 문화, 예술을 이끌었던 유명인과 가족들이 함께 묻혀 있다. 가족들의 사연과 그리움을 담고 있는 예술작품 같은 비석과 장식품들을 잠깐 둘러보는 것도 좋다.

전설처럼 오래된 이야기가 가득한 이곳에서 사람들은 역사와 전통을 배우고 예술을 만나는 동시에 자연을 벗하며 휴식을 취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렇듯 사람들에게 무한한 감동을 주는 비쉐흐라드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가보지 않으면 감동할 수 없을 테니 프라하에 간다면 반드시 비쉐흐라드를 방문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