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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손톱 크기의 그림과 가방, 구두. 제법 큰가 싶으면 손가락 마디 하나 정도?

프랑스 제2의 도시 리옹의 구시가지 골목 안에는 작은 것의 아름다움을 톡톡히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박물관이 있다. 바로 세계적인 미니어처 아티스트 다니엘 올만의 작품으로 꾸며진 미니어처 박물관, 리옹 미니어처장식박물관이 그곳이다. 실제로 그의 미니어처 작품들은 영화 「터미네이터」와 같은 특수효과를 많이 사용하는 영화의 세트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다니엘 올만은 특히 프랑스 문화와 유산들에 경의를 표하는 작품을 많이 탄생시켰는데 작품 하나하나에는 그의 애국심과 문화적 자부심이 듬뿍 담겨 있다. 프랑스 여러 명소뿐 아니라 바게트 빵과 치즈, 와인, 전통 의복 등 프랑스의 의식주가 그의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리옹의 역사적 장소도 미니어처로 재탄생되었는데 리옹 오페라극장의 꼭대기 댄스홀은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파란 하늘과 리옹 시가지의 모습까지 그대로 담아 사실감을 더하였다. 또한 리옹 페라슈에 위치한 생 폴 감옥은 음산한 기운이 느껴지는 실제 모습 그대로다.

여자라면 누구나 관심 있어 하는 프랑스의 유명 가죽 브랜드도 작품의 주제로 삼았는데 손톱만한 핸드백과 밥알 크기 만한 지갑에 선명히 새겨진 브랜드 로고와 가죽 디테일에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그리고 손톱보다 작은 통조림에는 실제 회사의 상표까지 박혀 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나 초콜릿, 케이크, 사탕에는 좁쌀만한 크기의 장식들까지 더해 식욕을 자극한다. 여기에 남자인 그의 손에서 탄생한 하늘거리는 레이스 장식의 여성 속옷 작품들은 놀라움을 넘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또한 이곳에서는 진열장 안으로 들어갈 듯 얼굴을 붙이고 구경하는 관람객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작품들이 하나하나 너무 작기 때문에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그 진면목을 제대로 느낄 수 없어 모두 비슷한 자세로 관람을 하고 있다.

박물관에는 작가의 작업 공간이 꾸며져 있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데 작업 과정을 담은 사진과 붓, 자, 도트, 미터박스와 톱 등 다양한 작업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수 안경을 끼고 전문 도구를 이용해 작업하는 아티스트의 사진을 보며 관람객들은 그의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이곳에는 독특한 전시 공간이 하나 있는데 바로 영화 「향수」의 몇 장면을 재현해놓은 밀랍인형 코너이다. 향수는 18세기 프랑스의 한 생선가게에서 태어나 고아로 자란 천재적인 후각의 소유자 그루누이와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영혼마저 지배해버린 치명적 향기, 향수를 주제로 인간의 탐욕과 욕망을 잘 그려냈다고 평가받는 스릴러 영화다. 생선가게의 토막 난 생선들, 시체 밀랍인형 등 귀신의 집에 들어간 것처럼 섬뜩함이 느껴지는 전시물들을 감상하는 것도 흥미진진하다.

신의 경지에 이른 미니어처 아티스트의 수많은 작품과 오싹한 영화 장면 재연 코너까지 여러모로 관람객들을 놀래키는 미니어처장식박물관. 역시 리옹의 가장 흥미로운 박물관 중 하나라는 의견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