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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앗? 놀란 이유는 스태프인 줄 알고 말을 걸었는데 반응 없는 그 사람이 바로 밀랍인형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내 다시 한 번 놀란 것은 그 밀랍인형이 바로 유명한 과학자 아인슈타인이라는 사실.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과학박물관의 매표소에서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자칭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박물관 중의 하나라는 바르셀로나 과학박물관에 온 것을 가장 먼저 반겨주는 이가 아인슈타인이라는 아이디어 하나만으로도 이곳에 대한 이미지는 한 단계 이상 상승한다.

구엘공원 근처의 언덕배기에 자리한 바르셀로나 과학박물관은 2005년 개관한 최신식 과학박물관으로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미래지향적인 전시 형태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방문객들은 입장한 후 메인 홀이 있는 5층(Planta-5)까지 이동하게 되는데 이 또한 평범한 동선과는 거리가 있다. 통유리를 통해 정원의 식물들을 감상하면서 거대한 예술작품 같은 원형 홀 로툰다를 돌아 내려가는 여정 때문이다. 더욱 특이한 것은 아마존 지역에서 온 30여 미터에 달하는 열대나무가 가운데 공간의 바닥에서부터 위까지 뻗어 있다는 점이다. 마치 회오리바람이 부는 대지의 한가운데 꼿꼿하게 서 있는 한 그루의 나무를 형상화한 듯하다.

지하 메인 홀에 도착하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 전체적인 조망을 하며 우리가 보고 만날 전시물들을 둘러볼 수 있는데 '푸코의 추(진자)'처럼 지구의 자전을 증명하기 위해 설치된 거대한 전시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곳에서는 40m 이상의 기다란 실에 매달린 무거운 철제공의 움직임을 통해 지구의 자전을 증명하는 시연회가 열린다.

푸코의 추란 프랑스 과학자 장 베르나르 레옹 푸코가 지구의 자전을 증명하기 위해 고안해 낸 장치로 푸코는 1851년에 길이가 약 70m에 이르는 실을 내려뜨려 28kg에 해당하는 무거운 추를 매달고 흔드는 실험을 하였다. 실험 결과 진동면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천천히 회전하여 지구의 자전을 입증하게 되었다.

또 지질학, 수학, 화학, 물리학, 천문학, 광물학 등과 연관된 전시물을 본격적으로 관람하고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 있다. 파도의 움직임과 힘을 알아볼 수 있는 파도 시뮬레이터를 작동해보고 현재도 지구 이곳저곳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신기한 자연현상들을 여러 가지 핸즈 온 전시물을 통해 접해본다. 아이들은 특수 장치를 이용해 거대한 모래폭풍을 생산할 수 있고 모래언덕의 생성도 지켜볼 수 있다.

지질학 코너에서는 화산이 어떻게 생성되는지 알아보고 지질학 전시관의 벽을 꾸미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바위를 감상한다. 이중에는 알프스의 접혀진 바위도 있다고 하니 잘 살펴보자.

한쪽에 꾸며진 1000m²의 규모의 정글 온실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거대한 수족관 같은 온실 안에는 아마존의 나무뿐만 아니라 뱀과 같은 열대우림 지역에 사는 몇몇 동물들이 눈에 띈다. 폭우가 쏟아지는 멋진 모습도 이따금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밀랍인형과 소품을 이용해 인류의 기원과 발전을 설명하는 인류관 코너에서는 인류의 조상이 어떤 모습이었고 어떻게 생활하였는지 알 수 있다. 이밖에 자연사를 가늠해보는 여러 가지 화석과 종자에 대한 탐구가 가능한 전시물이 가득하니 여유를 가지고 관람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