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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의 예술 혼과 열정이 담긴 작품들이 도시 곳곳을 채우고 있는 바르셀로나. 가우디는 곧 바르셀로나이며 바르셀로나는 곧 가우디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바르셀로나와 가우디는 서로에게 특별하다. 위대한 건축가이자 실내 디자인과 장식 조각, 그리고 가구 제작에도 천재적 감각이 빛나던 가우디(Antoni Gaudi)는 1852년 에스파냐 카탈루냐 레우스에서 주물(금속제품을 만드는 일) 제조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리고 건축 공부를 하기 위해 건축의 성지인 바르셀로나로 가게 되는데 이때부터 바르셀로나와 가우디의 특별한 인연은 시작된다.

주물 제조업이라는 가문의 피를 물려받은 그의 철 세공기술은 타고났다고 할 정도로 섬세하고 정교했다. 바르셀로나 건축학교를 졸업한 후 독창적인 건축활동을 시작하였는데 곡선과 섬세한 장식, 화려한 색채의 조화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그만의 스타일을 확고히 만들었다.

가우디는 특히 이슬람의 건축양식과 아르누보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굴곡을 이루고 구불구불한 공간의 이미지가 전체 디자인의 큰 틀을 잡게 된 것은 주로 후기로 우리가 아는 가우디풍의 작품들은 이 시기의 것들이다. 가우디의 작품은 한 번 만져보고 그 느낌을 경험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킬 만큼 입체적이고 독특한 형태가 특징이지만 자유 분방함 속에서도 규칙이, 무질서 속에도 질서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이 커다란 매력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훌륭한 예술가를 어떤 방식으로 만나볼 수 있을까? 간단하게 말하면 하나는 예술 혼이 담긴 그의 작품들을 감상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의 흔적이 깃든 집을 방문해보는 것이다.

구엘공원의 입구,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과자집 같은 건물의 오른쪽 언덕에는 자그마한 예쁜 집이 한 채 있다. 바로 가우디가 20여 년이나 살았던 집이다. 가우디는 자신의 지휘 아래 지어진 이 집에서 1906년부터 1926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머물렀다.

가우디의 집은 그가 살았을 당시의 모습과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 생전 그가 사용하던 방에는 침대와 책상 등 손때가 묻은 가구들과 작은 소품들이 놓여 있고 곳곳에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었다는 일명 가우디 의자는 물론 앉아볼 수는 없지만 동그란 바닥판과 등받이가 단순하면서도 창의적인 멋을 잘 드러내고 있다.

또 예술가의 깊은 고뇌가 담긴 듯한 가우디의 데드 마스크와 1층의 커다란 가우디 초상화는 이제는 볼 수 없는 천재 예술가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 가장 중요한 전시물 중 하나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정문 상단에 설치되어 있는 조각 장식물을 축소한 작은 조각품인데 햇볕이 잘 드는 창가 쪽에 전시되어 있으니 절대 놓치지 말자. 이것은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묘사하는 성당의 조각 장식물을 제작하기 위해 만든 축소 조각품으로 완벽함을 추구한 가우디의 세심함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이다.

아름다운 도시 바르셀로나를 더욱 특별한 도시로 만들어준 가우디. 그가 머물렀던 곳에서 잠시 동안이라도 그의 천재적 재능과 예술에 대한 열정에 경의를 표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