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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북동쪽 외곽에 위치하고 있는 옌칭현의 협곡을 이르는 용경협은 베이징 속 작은 계림이라 불릴 정도로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1973년에 계곡을 막아 댐을 건설하면서 인공 호수가 만들어졌는데 이 인공 호수와 주변의 자연이 멋진 조화를 이루면서 소삼협(小三峽), 소이강이라는 별칭까지 얻게 되었다. 전체 면적은 119km², 총길이는 21km, 댐 높이는 약 7m로 마치 산 위에 커다란 자연 호수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용경협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각각 다른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이하는데 겨울은 호수의 물이 얼어 유람선 관광은 할 수 없는 대신, 유명한 빙등예술축제로 커다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 얼음골처럼 냉기가 느껴지는 이곳은 베이징 시내보다도 기온이 평균 4~5도 정도 낮다. 따라서 추운 겨울에는 신기(神技)에 가까운 조각기술을 곁들인 얼음작품들을 전시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 축제는 매년 1월부터 2월까지 약 2개월 동안 열리는데 얼음 조각작품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얼음과 등, 즉 얼음과 빛의 환상적인 조화로 색채와 이미지가 주는 아름다움을 선보이고 있다.

총 12000㎥의 얼음으로 만들어진 약 430여 개의 작품들이 전시된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또 이 시기에는 얼음조각 국제경연대회가 개최되기도 한다. 용경협 입구에서 표를 사고 들어가면 제일 먼저 주렁주렁 달린 빨간 등이 시선을 압도한다. 주변 산에는 빨간 글씨로 용경협이라고 적혀 있는 것이 특색 있다.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단번에 눈에 띄는 커다란 물체가 보이는데 금방이라도 하늘로 날아올라갈 것만 같은 길고 커다란 용이다. 사실 이 용은 관람객들이 이용하는 에스컬레이터이다. 1996년 댐 위까지 올라가는 용 에스컬레이터가 생기면서 베이징의 16명소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나 겨울에는 기후 관계로 운행을 하지 않아 밑에서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빙등예술축제 전시장은 총 4곳으로 나뉘어 있는데 제1전시장에서는 다양한 빙설 조각품을 볼 수 있다. 얼음이 만들어낸 여러 가지 동식물과 사람, 심지어 부처님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제2전시장은 얼음 건축물을 전시한다. 얼음 건축물은 안에 조명을 담고 있어 환상적인 색과 어우러져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거대한 중국의 탑과 중국 전통 주택, 웅장한 얼음성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다소 높은 곳에서 조망할 수 있도록 전망대도 만들어놓았다.

제3전시장은 국제경연대회 참여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대회 작품인만큼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제4전시장은 약 70m 높이의 댐이 만들어낸 거대한 얼음 폭포의 장관을 볼 수 있다. 물줄기가 튀는 즉시 바로 얼어버린 것 같은 모습이 자연 그대로의 작품 같지만 알고 보니 위에서 조금씩 물을 뿌려 만든 것이라고 한다. 폭포 앞에는 강택민 전 총서기의 용경협 친필 휘호가 위엄 있게 서 있다. 1992년 5월, 강택민 전 총서기가 이곳을 방문해 관광 지구의 이름을 용경협으로 정식 사용했다고 하니 역사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전시물이다.

새해에 북경을 방문하게 된다면, 일 년에 단 두 달 동안만 볼 수 있는 얼음과 빛의 아름다운 이 축제를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