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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섬나라 일본의 역사는 바다와 떼어 생각할 수 없다. 바다를 이용하며 바다로부터 많은 것을 얻었고 바다를 통해 발전하였다. 때문에 배의 역사와 문화, 기술을 테마로 하는 배과학관은 일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창이 되어준다.

도쿄의 대규모 인공섬 오다이바에 위치한 배과학관은 바다와 배를 주제로 한 박물관답게 실제 배를 땅에 견고하게 부착하고 내부를 박물관으로 리모델링한 후 선박과 기계, 장비 등 다양한 전시물들로 실내를 가득 채웠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지하에서는 해양 개발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전시물을 통해 인류가 바다를 어떻게 개척했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1층에서는 실제적인 선박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다. 인류가 최초로 만든 배의 모형, 일본이 만든 제트스키, 17세기의 3층짜리 거대한 배 등 다양한 모형을 통해 선박의 과거와 현재, 선박기술의 발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여러 가지 체험형 기구를 이용해 배의 구조나 추진력 등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2층에서는 선박의 다양한 역할을 통해 사회가 어떻게 변화 발전했는지, 즉 선박과 인간, 사회와의 관계를 알아본다. 다른 나라와 무역을 통해 교류하고 사회를 발전시키는 것은 선박의 주요 역할 중 하나였다. 아이들은 거대한 무역선 모형 앞에서 여러 가지 버튼을 부지런히 누르며 석탄, 나무, 곡식, 섬유 등 교역품을 실어 나르는 활동에 빠지기도 한다. 석유 탐사선 전시물에서는 석유가 나지 않는 나라들도 기술력과 앞선 투자로 석유 생산국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데 석유 탐사선이 어떻게 생기고 바닷속에서 어떻게 구조화되어 있는지 모형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그리고 바다의 안전을 위한 기능선과 바닷속을 지키는 잠수부, 선박의 보수와 안전 유지에 힘쓰는 스태프의 활약상도 다양한 마네킹과 장식품들을 통해 접해본다.

3층에서는 고대부터 도쿠가와 막부시대 말기와 메이지시대 초기까지 일본의 배의 역사를 정교한 모형을 통해 관람하게 된다. 특히 에도시대의 나무배는 일본 전통의 디자인이 그대로 살아 있다. 또한 실외 수영장과 비슷한 공간에 배를 띄워 무선 조종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게임장은 아이들에게 무척 인기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의 배와 부딪히지 않도록 세심하게 운전해야 하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

6층에 자리한 6만 톤급 선박의 함교(Bridge)를 재현한 조타실에서는 아이들이 지도와 운전대, 각종 기계와 비상 연락기 앞에서 폼을 잡아보기도 하고 핸들을 잡고 선장이 된 듯 항해의 기분을 마음껏 누릴 수 있어 신날 것이다. 창밖으로는 도쿄만의 풍광이 펼쳐지고 바다가 한눈에 보이므로 실감 백배! 일본의 무속신앙 소품으로 꾸며진 기도대는 오랜 항해 중에 큰 사고 없이 무사하기를 바라는 선원들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어 보는 이의 마음도 찡하다. 또한 최첨단 장치를 이용한 '항해 시뮬레이션' 체험도 놓치지 말 것. 선박의 운명을 손에 쥔 아이들의 표정에서는 비장함마저 감돈다.

오래전부터 인류는 바다를 탐험했고 발전된 해양과학 기술은 우리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해주었다. 바다는 군사, 과학, 사회, 경제와 연관되어 있는 영원한 인류의 테마 공간이다. 우리는 바다를 통해 많은 발전을 이루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바다를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함께 생각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