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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에서 휘슬러로 가는 길, 숲과 바다와 산으로 둘러싸인 허허벌판 같은 곳에 커다랗게 자리한 광산박물관은 폐광을 그대로 활용해 만든 독특한 박물관이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전까지는 깨진 유리와 녹슨 벽 등을 그대로 보존한 빈티지한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깔끔하고 말쑥한 모습으로 재단장했다. 특히 리노베이션 전에는 황량한 주변 분위기와 폐광의 독특한 분위기 덕에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등장하였다. 특히 「X 파일(The X-Files)」, 「맥가이버」 같은 인기 드라마와 영화 「인썸니아(Insomnia)」, 「13일의 금요일」 에 출연하였다.

본래 이곳은 1904년에 세워진 이후 1974년까지 활발하게 광물 채취가 이뤄지던 가장 큰 구리 광산이었다. 구리뿐만 아니라 금과 은, 아연, 납, 카드뮴 등 다양한 광물이 보물처럼 묻혀 있었다. 커다란 기계음이 광부들에게는 돈 쏟아지는 소리로 들릴 만큼 번성하였으나 점차 광업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급기야 문을 닫기에 이르렀다. 당시 이곳 브리타니아 산에는 약 210km나 되는 광산 터널이 존재했다고 한다.

박물관 앞에는 240톤 가까운 크기의 수퍼홀 트럭이 전시되어 있는데 방문객들은 바퀴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본격적인 박물관 탐험에 나선다.

열차를 타고 광산 안으로 들어가 관람하는 갱도 체험은 박물관의 하이라이트다. 관람객들은 실제 광물을 채취하던 곳 중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는 곳까지 들어간 다음,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당시 여러 가지 광물을 채집하던 상황을 재현해보기도 하고 일할 때 사용하던 다양한 도구들을 구경해본다.

터널 입구에는 1923년에 만들어진 오리지널 컨베이어도 전시되어 있으니 지나치지 말자. 실내 전시관에는 관람객들이 광업과 광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최첨단 핸즈 온 전시물을 배치하였다. 따라서 관람객들은 좀더 깊이 있게 정보들을 탐색해 볼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해 모형 터널이나 옛 사진자료를 활용한 수많은 실내외 포토존을 만들어 두었으니 멋진 포즈로 재미있는 촬영을 해도 좋을 것이다. 또 평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여러 종류의 광물들도 전시되어 있으니 자세히 관찰해보자.

모든 관람객이 기다리는 사금채취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관람객들은 물과 함께 흙과 작은 돌 등을 살짝 퍼 올려 이리저리 흔들면서 불순물을 제거하며 금 찾기에 몰두한다. 금은 채취하면 직접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모두들 비싼 금 찾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금을 찾기란 쉽지 않은 법. 그래도 가족들이 모두 한마음이 되어 즐거운 활동에 몰두한 순간만큼은 커다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주변에는 당시 사용되었던 다이아몬드 드릴 같은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으니 천천히 둘러보면서 커다란 영광을 누렸던 광업의 역사를 느껴보자.

시대가 바뀌고 중심 산업이 변화하면서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광산. 그대로 묻힐 뻔한 폐광이 역사적인 유적지로 재탄생하게 되었다는 것은 의미 있는 재활용, 가치 있는 재생산의 성공 사례다. 비록 활발히 돌아가는 기계음은 더 이상 들을 수 없지만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탄성이 가득하니 아쉬울 것도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