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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맞아? 박물관 아니야?' 맨해튼 도심 한복판, 위엄 있는 사자상의 호위를 받고 있는 신고전주의 양식의 웅장한 건축물이 관람객들을 잠깐 헷갈리게 한다. 겉모습만 봐서는 꼭 박물관 같은데. 그러나 이곳은 1895년에 설립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미국 뉴욕의 공공도서관이다! 금싸라기 땅 맨해튼의 중심에 위치한 뉴욕공공도서관은 행위예술 도서관, 과학, 산업, 비즈니스 도서관 등 4개의 연구센터와 여러 지역에 85개의 분관을 두고 있는 미국에서는 워싱턴 의회도서관 다음으로 규모가 큰 도서관이다. 뉴욕 시 42번가 5번로의 스티븐 슈워츠만 빌딩(Stephan A. Schwarzman Building)의 도서관은 중앙 건물이다.

뉴욕공공도서관은 엄청난 양의 일반 서적은 물론, 토머스 제퍼슨의 독립선언문 자필 원고, 구텐베르크의 성서, 콜럼버스의 편지 등이 소장되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여러 영화의 배경 장소가 되기도 했는데 영화 「투모로우」에서는 마지막 피난처가 되어 큰 인상을 남겼고 「섹스 앤 더 시티」에서는 여자 주인공이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 하는 장소로 등장했다.

내부 인테리어 또한 일반 도서관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격조 있는 대리석 바닥과 고풍스러운 계단 난간, 각층의 복도나 홀을 장식하는 벽화와 회화작품들은 마치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문의 두 기둥에는 위에서부터 바닥까지 기증자들의 명단을 새겨 기념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는데 1895년 레녹스와 애스터가 기증한 도서와 틸덴재단의 기부금을 기반으로 설립된 후 앤드루 카네기가 거액을 기부하여 발전하게 된 도서관은 뜻있는 기부자들과 시민들의 의미 있는 기부를 통해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1, 2층은 주제가 있는 전시실과 열람실이 자리하고 있고 주 열람실은 3층에 있다. 3층의 주 열람실은 양쪽으로 길게 펼쳐진 책상과 책상마다 놓인 스탠드, 개인 컴퓨터 등이 갖춰져 있다. 웅장한 천장화 등 전체적인 분위기는 중세의 도서관 모습이지만 시대에 따른 현대적인 서비스는 미래지향적이다. 2층의 복도에는 도서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으므로 찬찬히 살펴보면 좋다.

아이들이 있는 가족 관광객이라면 도서관 지하의 어린이도서관에도 꼭 들러보자. 화려하지는 않지만 편하게 책을 읽거나 자료를 찾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아이들을 배려한 낮은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컴퓨터, 곳곳에 놓인 장난감과 도서들, 여기에 각종 프로그램까지. 엄숙한 도서관보다는 놀이방이나 복합문화센터에 놀러온 것 같은 느낌이다. 이곳은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알란 알렉산더 밀른의 「위니 더 푸」와 그의 친구들의 오리지널 인형이 전시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알란 알렉산더 밀른의 외아들이자 푸의 주인공인 크리스토퍼 로빈이 소유했던 5개의 헝겊인형은 진귀한 전시물이다. 이야기 속 배경이 아름답게 그려진 자그마한 방에 전시되어 있으니 꼭 둘러보자. 매주 목요일에는 18개월에서 36개월 아이들을 위해 스태프가 진행하는 스토리 타임 프로그램이 있으니 시간을 확인한 후 참여해봐도 좋다.

이렇듯 뉴욕공공도서관은 단지 책을 읽고 대여하고 공부하는 곳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역사, 교육, 문화, 예술, 그리고 휴식까지 아우르는 뉴욕공공도서관. 이쯤 되면 이곳이 대도시 공공도서관의 이상적인 모델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이견은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