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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푸른 바다, 강렬한 햇살, 그레이스 켈리, 카지노, 모나코 그랑프리 F1까지. 바티칸 제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 모나코와 오버랩되는 이미지들이다. 프랑스의 한 도시 같지만 모나코는 프랑스 남동부 지중해에 있는 엄연한 입헌군주제 국가이다.

모나코는 아주 작은 나라지만 관광 도시답게 곳곳에 볼거리가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1933년 문을 연 모나코 외래식물정원은 울퉁불퉁한 바위산을 깎아 놓은 절벽에 위치한 아름다운 실외 정원으로 꼭 들러야 할 명소이다. 정원의 가장 높은 파트인 입구에서는 푸른 지중해와 몬테카를로, 항구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데 심지어 멀리 프랑스와 이탈리아 반도까지도 볼 수 있어 아름다운 전망대에 서 있는 듯하다. 산책로 같은 길을 따라 입구가 있는 정상에서부터 아래로 내려가며 구경하도록 디자인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절벽을 따라 꾸며진 식물원 곳곳에는 외국에서 수입한 7000여 종의 선인장과 다육식물(건조한 지역에서 살기 위해 땅 위에 잎이나 줄기에 다량의 수분을 저장하고 있는 식물을 일컬으며 선인장과 국화과 등이 여기에 속한다) 등이 빽빽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선인장과 다육식물들은 미국 남서부나 멕시코, 중남미와 아라비아 반도 등 건조한 기후를 가진 다른 나라로부터 들여온 아열대 식물들로 거의 일 년 내내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싱싱함을 자랑한다. 여러 다육식물들은 크기와 종류, 모양이 다양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화려한 알로에와 아프리칸 크라슐라는 겨울에 자라고 대개의 선인장 종류들이 낮 동안 꽃을 피우는 것과 달리, 독특하게도 몇몇의 선인장들은 밤에 꽃을 피운다'는 귀한 정보들도 접하게 된다.

위에서부터 즐겁게 관람을 하고 내려오다 보면 관람객들은 이내 독특한 장소와 만나게 된다. 바로 자연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동굴인데 바다로부터 약 48m에서 90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이 동굴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순수 자연동굴이다. 1950년 공식적으로 문을 연 이후 이곳의 관람 하이라이트로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되었다.

초기 발견 당시 동굴과 그 주변에는 선사시대 인류의 흔적이 보여지고 안에는 동물의 뼈도 다량 존재했다고 한다. 이러한 동굴 내외의 유물들은 과거 25만 년 전의 기후 변화에 대한 증거물이 되기도 한다. 방문객들은 입구에서부터 279계단의 긴 계단을 이용해 동굴 안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동굴 안에는 수천만 년 전부터 형성된 커다랗고 다양한 종유석과 석순, 기둥 등이 박물관의 전시물처럼 커다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딴 세상으로 들어온 듯 신기하다. 동굴 안의 서늘한 공기가 잠시 전 머물렀던 열대식물이 즐비하던 바깥과 확연히 다른 것도 놀랍다(동굴 가이드 투어는 정각에 시작하니 관람 스케줄을 잘 짜보자).

관람을 마치면 식물정원 안의 가게에도 들러보자. 루이 바트리캉(Louis Vatrican)이라는 이름의 온실에서는 4월부터 9월까지 선인장과 여러 다육식물을 판매하고 있는데 미니 화분에 담긴 앙증맞은 선인장과 다육식물들은 식물정원에서 보았던 것과 매우 다른 느낌이다. 여행 중이라 구입하기는 힘들겠지만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