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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스 강변에 우뚝 솟은 굴뚝이 있는 건물이 눈에 띈다. 우중충한 런던의 하늘 위로 금방이라도 검은 연기가 올라가 섞일 것만 같다. 하지만 이제 그 굴뚝에서는 검은 연기 대신 예술에 대한 열기가 끊임없이 피어오른다.

20여 년 동안 방치되었던 화력발전소가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관으로 아름답게 변신한 것은 새천년이 시작되는 2000년이었다.

총 높이 99m의 직육면체 외형의 웅장한 미술관은 7층으로 설계되었으며 건물 한가운데 높이 솟은 굴뚝은 미술관의 상징이 되었다. 외관은 손상시키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부는 미술관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곳은 주로 영국 작품들을 소장해오던 테이트브리튼미술관에 있던 20세기 이후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변화시킨 파격적인 아이디어부터 현대미술의 한 부분이 된다. 그러나 화력발전소 또한 영국의 빨간색 공중전화 박스를 디자인한 가일스 길버트 스코트 경이 설계한 작품이라고 하니 미술관 입장 전에 건축물도 자세히 살펴보자.

이곳이 다른 미술관과 다른 것은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개조한 발상의 전환도 그러하지만 상설 전시가 대개 연대기적으로 구성되는 것에서 벗어나 풍경(물질, 환경), 정물(사물), 역사(기억과 사회), 누드(행위, 신체)의 4가지 주제에 따른다는 점이다. 주제에 따른 구성의 공통점과 개연성을 살펴보는 것도 관람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3층과 5층의 모던 컬렉션에는 이름만 들어도 그림이 떠오르는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이 가득하다.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후안 미로 등 초현실주의 작품에서부터 세계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과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까지 다양한 장르를 접할 수 있다. 기획 전시가 열리는 4층은 입장료도 따로 받고 있는데 쉽게 접할 수 없는 작가들의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으니 과감하게 비용을 지불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특히 이곳은 설치작품들을 많이 전시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하나의 작품당 공간이 많이 필요한 설치작품들에 기꺼이 넉넉한 공간을 마련한 미술관의 관대함이 관람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또한 미술관은 복도나 벽, 자투리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관람의 연속성을 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복도 가운데에 포인트가 되는 빨간색 집은 영상 자료실이며 층간의 높은 벽은 미술관에 자리잡은 작가들의 이름을 그들의 필체 그대로 그려 넣은 하나의 설치미술작품이다.

다른 한쪽에는 모든 연령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활동 공간을 마련하였는데 다양한 컴퓨터로 미술작품에 대한 정보를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핸즈 온 전시물은 관람객, 특히 아이들에게 최고의 인기다.

주옥같은 현대미술 작품의 전시뿐만 아니라 독특한 건축물이 주는 디자인적 영감, 전통과 현대의 조화, 자유로운 관람 분위기, 아이들을 배려한 공간이 돋보이는 최고의 미술관, 테이트모던에서 우리에게 허락된 모든 것을 누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