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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시카고의 도심 풍경이 근사하게 펼쳐진다. 그러나 이곳은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나무와 푸른 잔디밭과 연못이 어우러진 자연의 한복판이다. 도심에서 한참 벗어난 전원마을의 여유와 한가로움이 묻어나지만 실상 이곳은 복잡한 도심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다운타운에서 버스를 타고 살짝 넘어왔을 뿐이다. 이름도 친숙한 링컨파크. 다운타운 북쪽, 미시간 호반에 널찍하게 자리잡은 시카고에서 가장 넓은 공원이다.

4.9km²의 면적에 약 9km나 푸르름이 이어진 이 공원은 시카고를 중심으로 정치활동을 펼쳤던 역사적인 인물 링컨 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원이다. 도로에서 바로 이어진 공원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 커다란 나무터널은 여름에는 뜨거운 태양을, 겨울에는 찬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며 방문객들에게 고마운 산책길을 제공한다. 또 심플한 넓은 잔디밭을 조성하여 아이들이 편하게 공을 차거나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아이들은 그저 자연이 만들어내는 모든 것을 놀잇감 삼아 신나고 편하게 즐기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자연을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공원 안에 동물원, 식물원, 테니스장, 요가 공간, 수영장 등과 같은 다양한 시설을 만들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계획적으로 꾸며졌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2010년 6월 24일에 문을 연 네이처보드워크다. 이곳은 도심 속 생태 오아시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커다란 생태학 공간으로 친환경적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생태습지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위한 자연학습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온갖 종류의 수생식물과 수생생물, 그리고 그들이 불러 모으는 잠자리, 나비, 새 같은 생물들까지 멋지게 어우러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은 길게 이어진 나무다리를 뛰어다니며 소금쟁이나 물방개 같은 수생곤충과 처음 보는 낯선 생물들, 그리고 물속에 뿌리를 박고 길게 자라는 수생식물들을 관찰하느라 여념이 없다. 물론 공원 측에서는 식물의 이름과 종류, 습성들을 적은 표지판을 곳곳에 붙여 놓아 이해를 돕고 있다.

게다가 매일 진행되는 이벤트는 보다 적극적으로 네이처보드워크를 즐기도록 한다. 오전 10시와 오후 1시에는 연못에 사는 식물과 동물을 탐색해보고 이곳의 생태 연못의 기능과 지역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본다. 오후 3시에는 연못 안에 사는 다양한 물고기들의 활동이 네이처보드워크의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탐구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뒤로는 존 행콕센터를 비롯해 하늘 높이 솟은 도시의 빌딩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주변에는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식물과 동물, 곤충들이 함께 하는 멋진 링컨파크와 네이처보드워크에서 환경과 생태, 자연을 한껏 느껴보자. 어떤 책이나 다큐멘터리보다 생생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