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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년 네덜란드 레이든에서 태어난 렘브란트는 어둠을 잘 그려낸 화가, 빛의 화가로 유명하다. 1632년까지 독학으로 그림을 그리던 렘브란트는 암스테르담 의사조합으로부터 위촉받은 작품 「툴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의 호평을 계기로 암스테르담에 완전하게 정착하게 된다.

렘브란트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화가지만 네덜란드 국민에게는 영웅과도 같은, 국가를 대표하는 화가이기도 하다. 그의 대표작인 「야경」이나 「직물 조합의 간부들」 같은 대작들은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에 전시되어 수많은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그가 암스테르담에 머물면서 작품활동을 하던 곳은 어디일까? 그의 명작은 어디에서 탄생되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러한 궁금증은 렘브란트 하우스에서 조금이나마 풀어볼 수 있을 것이다.

그의 대표작 「야경」이 완성된 렘브란트 하우스는 렘브란트가 1639년 그의 명성이 최절정일 때부터 1656년까지 살았던 곳이다. 그는 이곳에서 그림을 그리고 많은 문하생들을 가르쳤으며 각계각층의 손님들을 만나곤 했다. 그러나 1656년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집과 작품들 그리고 귀한 소장품들을 경매를 통해 팔았고 결국 파산한 그는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했다.

렘브란트 하우스는 관람객들이 17세기 렘브란트가 살던 시간으로 돌아가 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철저한 고증을 통해 복원되었다. 1층, 정원 옆의 부엌은 커다란 화덕과 식기류들이 전시되어 있고 한쪽에는 하녀의 침대가 놓여 있다. 벽마다 그림으로 빼곡한 살롱은 손님들을 접견하고 그림 중개상이기도 했던 렘브란트가 구매자들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던 곳이다.

방 곳곳에는 그의 스승인 P. 라스트만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 그림들은 렘브란트의 작품활동에 많은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거실 겸 침실의 한쪽 벽에는 렘브란트의 아내가 사용하던 침대가 놓여 있는데 하녀의 침대나 렘브란트의 아내의 침대 모두 그 크기가 매우 작은 옷장과도 같은 모습이 특이하다. 이는 당시 네덜란드 사람들의 독특한 수면 문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그들이 방의 구석, 옷장처럼 작고 아늑한 침대에서 자는 것을 선호한 이유는 추위를 피하기 위함이었고 베개를 높게 하고 기대는 듯한 자세로 잠을 잔 것은 죽은 사람처럼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물론 계층과 사람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양한 석고상부터 크고 작은 동물 박제, 칼과 수석 등 당시 렘브란트가 그림의 소재가 될 수 있는 온갖 진귀한 물건들을 모아 전시해놓은 방은 작품에 대한 열정과 당시 그가 누렸던 부와 명예를 가늠하게 한다.

렘브란트의 아틀리에는 집에서 가장 빛이 잘 들어오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명암을 잘 다스리고 빛의 화가라 불리는 렘브란트에게 이곳은 가장 특별한 공간이 아니었을까. 가만히 구경하다 보면 렘브란트의 작업 모습이 살짝 오버랩되기도 한다. 대화가의 숨결과 예술에 대한 열정이 곳곳에 배인 렘브란트 하우스에서 4세기를 뛰어 넘는 신비로운 시간여행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