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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3~4세(25~48개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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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전후는 폭발적인 언어 발달을 보이는 시기입니다. 이 때 아이가 또래보다 말이 늦다면 왜 그런지 꼭 따져 봐야 합니다. 그런데 '크면 좋아지겠지', '늦되는 아이들이 더 잘된대', '애 아빠도 어릴 때 말이 늦었다는데' 등 막연한 생각으로 기다리기만 하는 엄마도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말이 바로 "애들은 원래 다 그래. 그냥 내버려 두면 나아질 거야" 하는 말입니다. 그런 생각으로 아이를 방치했는데 한두 달이 지나고도 아이의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언어는 적정 시기에 제대로 발달을 이루지 못하면 말을 못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성 발달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연속적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잘되면 걱정 안 해도 됩니다
한 엄마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돌이 한참 지났는데도 '엄마', '아빠'소리만, 그것도 웅얼거리면서 내뱉는다며 문제가 있지 않은지 걱정을 했지요. 간단한 검사를 해 보고 엄마와 어떻게 노는지 관찰해 보니, 아이는 엄마의 몸짓이나 표정에 따라 싱글벙글 웃기도 하고 때로 눈살도 찌푸리면서 제 나름의 의사 표현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엄마에게 "아이는 별 문제 없이 잘 크고 있으니 지금처럼 아이와 잘 놀아 주면서 아이가 어떤 반응을 보일 때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세요" 하고 말해 주었습니다.
이렇듯 눈을 잘 맞추고,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하고, 손짓 발짓 등 비언어적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면 너무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말귀를 다 알아듣고 동작이나 표정 등으로는 의사 표현을 하는데,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이런 아이는 조금만 더 언어적 자극을 주고 기다려 주면 곧 말문이 트이게 됩니다. 앞에서 말한 '늦는 아이들'인 셈이지요. 그러니 아이가 비언어적으로 자신의 감정과 의지를 표현할 때, 거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세요. 아이가 웃으면 "우리 ○○가 기분이 좋구나. 엄마랑 놀까?", 아이가 싫은 표정을 짓거나 투정을 부리면 "우리 ○○가 왜 기분이 안 좋을까?" 하며 아이의 감정에 대응해 주고,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비언어적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있다면 자폐증과 같은 발달 장애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의를 찾아가 봐야 합니다.
지능이 낮으면 언어 발달이 늦습니다
저는 언어 발달 문제가 있는 아이가 병원에 오면 먼저 지능검사를 해 봅니다. 지능이 낮은 아이들은 언어 치료를 해도 큰 효과가 없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말이 늦는 아이는 언어 발달 뿐 아니라 신체 발달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놀이 수준이 다른 아이들과 비슷한지 살펴봐야 합니다. 이것들은 모두 지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지능상의 문제를 파악하는 데 용이합니다. 예를 들어 3~4세 아이들은 가상의 세계를 꾸며 내 인형 놀이나 소꿉놀이를 즐기지만 지능이 낮은 아이들은 그런 놀이를 못합니다. 매일 블록을 쌓고 뛰어다니는 등 감각 놀이만을 즐기지요. 그러니 아이가 이러한 모습을 보인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기 바랍니다.
책 많이 읽으면 언어도 발달한다고요?
엄마들이 알아 두어야 할 점 중 하나!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언어 능력이 발달하고 머리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언어는 사회적 상황에서 사용되는 실제 언어를 통해 발전하지 책을 많이 읽는다고 발달하지 않는다. 책을 통해 영어를 배우면 읽을 수는 있어도, 그것이 곧바로 대화로 이어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아이들도 경험을 통해서만 의사소통에 필요한 언어를 제대로 습득하게 된다. 열 번 책을 읽어 주기보다 아이와 한 번이라도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언어 발달에 훨씬 효과적이다.
정서적 안정이 우선입니다
정서가 안정된 아이들이 언어 발달이 빠릅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정서가 불안정한 아이들이 언어 발달이 늦다는 것이지요. 정서가 불안정한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말은 알아들어도, 좀처럼 자기표현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분이 좋을 때는 말을 많이 하고, 기분이 나쁠 때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 등 언어 표현의 차이도 심하게 나타납니다.
얼마 전 36개월이 된 소심한 성격의 남자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닌 후 하던 말도 안 하게 되어 병원에 온 적이 있습니다. 당시 아이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엄마 옆에 붙어 있기만 했습니다. 그 시기의 남자 아이라면 좀이 쑤셔 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고, 여기저기 들쑤시며 사고를 치는 것이 정상인데 말이지요.
원인이 무엇이었을까요? 아이가 너무 소심하고 약한 것이 걱정스러워 아주 어릴 때부터 어린이집에 보낸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엄마야 아이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그랬겠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마음의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엄마와 떨어지게 되었으니 얼마나 불안했겠습니까? 거기에 난생 처음 드센 친구들과 부대끼게 되니 아이의 불안이 더욱 커질 수밖에요. 결국 정서적인 불안이 너무 커진 나머지 아이는 마음의 문을 닫고 세상과의 소통을 거부했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첫 번째 처방으로 어린이집부터 당장 끊으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그럴 필요까지 있느냐고 되물었지만, 그런 엄마에게 저는 "그건 엄마 욕심이에요" 하고 단호하게 일렀습니다. 그 뒤 아이는 놀이 치료를 받으면서 하루 24시간을 엄마의 보살핌 속에 지냈습니다. 무엇 하나를 하더라도 사랑으로 감싸 주라는 것이 제 조언이었지요. 몇 주 지나지 않아 그 아이는 봇물 터지듯 또박또박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활발하게 놀 줄도 알게 되었고요.
언어 발달을 비롯한 모든 발달 과정에 있어 가장 기본은 아이의 정서적 안정입니다. 엄마와의 애착을 기반으로 정서적으로 안정되었을 때 모든 발달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아이와 활발하게 상호 작용을 하고 있는지 따져 보세요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으면 언어 발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은 어떻게 생길까요? 바로 아이가 주 양육자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을 때 생깁니다.
주 양육자인 엄마가 육아를 너무 버거워하여 아이에게 활발한 상호 작용을 못 해 줬을 때나, 아이를 봐 주는 사람이 자주 바뀌었을 때에 언어 및 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애착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대표적인데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를 하면 대부분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아이의 뇌 발달이 상당 부분 진행된 후에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여러 가지 문제들이 도미노처럼 이어집니다.
이 경우 말이 늦는다고 언어 치료나 인지 교육부터 시작하는 것보다는 사회성을 발달시킬 수 있는 심리 치료를 해야 합니다. 이때는 가족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합니다. 전문의의 조언에 따라 가족들 모두 애써 주어야 아이의 정서가 안정이 되면서 사회성이 발달하고, 저절로 말이 늘게 됩니다.
아이의 언어 발달이 늦는 이유
1. 신생아 때 거의 말을 걸어 주지 않은 경우
2. 아이가 울어도 안아 주지 않은 경우
3. 아이와 눈을 맞추며 말을 걸어 주지 않은 경우
4. 아이가 말로 표현하기 전에 엄마가 알아서 먼저 해 준 경우
5. 텔레비전이나 비디오를 많이 보여 준 경우
6. 퍼즐이나 블록 등 혼자 하는 놀이만 시킨 경우
7. 아이를 돌보는 사람을 자주 바꾼 경우
8. 밖에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릴 기회를 갖지 못한 경우
9. 아이에게 말을 따라 할 것을 강요하고 틀릴 때마다 지적한 경우
10. 카드나 교재 등을 이용해 주입식 교육을 시킨 경우
수다쟁이 엄마 밑에 말 잘하는 아이가 자랍니다
뚜렷한 원인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언어 발달이 늦는 아이들은 '발달성 언어 장애'로 진단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언어 치료를 통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말이 늦는 것 외에 별다른 이상이 없고 다른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이 활발하다면 집에서 적절한 언어 자극을 주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때 빨리 말을 틔우겠다는 욕심으로 아이에게 억지로 말을 따라 하게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먼저 아이가 하는 말을 엄마가 따라 하면서 정확하게 말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물"이라고 한다면, "물을 먹고 싶다고? 그럴 때는 '물 주세요' 하는 거야" 하고 이야기해서 자기의 뜻을 정확히 잔달하도록 도와주세요. 또한 아이가 간단하게 따라 할 수 있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말해 줍니다.
아이는 흥미가 있고 즐거워야 조잘조잘 떠들어 댑니다. 아이가 재미있는 놀이를 하고 있을 때, 기분이 좋을 때 짧고 반복적인 언어 자극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장난감 기차에 흥미를 보인다면, "칙칙폭폭 기차가 나갑니다" 하고 반복해서 말해 주면 어느새 아이가 따라 할 것입니다.
어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엄마가 평소 말하는 단어의 수와 아이가 말하는 양이 비례한다고 합니다. 정상적인 뇌 발달을 하는 아이라면 주변의 언어 자극에 따라 언어 발달도 영향을 받는 것이지요. 아이의 언어 발달을 위해서는 수다쟁이 엄마가 되는 것이 좋습니다.
몸이 아파도 말을 못합니다
아이가 말을 잘 못하는 것은 정서적인 문제가 원인일 수 있지만, 신체적인 이상 때문일 수도 있다. 한 예로 아이가 중이염을 자주 앓거나 감기에 자주 걸리면 소리를 잘 듣지 못하기 때문에 그만큼 말을 배울 기회가 줄어들고, 그것이 언어 발달 지연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 같은 경우라면, 제일 먼저 할 일은 이비인후과에서 청력과 구강 검사를 받고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다.
먼저 아이의 비언어적 의사 표현력을 잘 살펴본 뒤, 아이의 신체상에 어떤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보자.
시기별 언어 발달 체크리스트
우리 아이 언어 발달 과연 정상일까요?
• 24개월 이후
1. 나와 너를 조금 구분할 수 있다.
2. 자신의 이름이나 나이, 성별은 아직 모른다.
3. 아는 단어가 20~30개 정도 된다.
4. 물건의 용도를 잘 모른다.
5. 숫자 개념이 없다.
6. 컵이나 수저 등 간단한 물건 이름을 안다.
7. 말로 간단한 명령을 하면 알아듣는다.
8. 원하는 물건을 손으로 가리킨다.
9. 명사와 동사를 결합해서 사용한다.
10. '나', '너'라는 말을 사용한다.
• 30개월 이후
1. 형용사나 부사 등을 사용할 줄 안다.
2. 간단한 물건의 이름과 용도를 물어보면 반 정도 맞춘다.
3. 나와 너를 구별한다.
4. '물 주세요' 같이 2개 단어로 된 문장을 쓴다.
5. 다른 사람의 말을 2/3 정도 이해한다.
6. 자신의 이름, 성별, 나이를 2/3 정도 인지한다.
7. 컵이나 수저, 공 등 간단한 물건 이름을 안다.
8. 대소변이 마려울 때 말로 표현한다.
9. '아니오', '예'라는 말의 의미를 안다.
10. 진행형, 수동형, 과거형, 현재형을 이해한다.
11. 큰 소리로 말할 수 있다.
• 36개월 이후
1. 숫자를 따라 말할 수 있다.
2. 간단한 물건의 이름과 용도를 말할 수 있다.
3. 말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4.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5. 명사와 동사를 뚜렷하게 구분하여 사용한다.
6. 아직은 말할 때 더듬거나, 말이 막히기도 한다.
7. 물건의 용도를 듣고 무엇을 말하는지 가리킬 수 있다.
8. 마시다, 먹다, 던지다 등의 말을 이해한다.
9. 물건의 이름을 사용하여 문장을 말하기 시작한다.
10. 단순한 질문을 이해할 수 있고 대답한다.
11. 질문을 자주한다.
12. 2~3개 단어로 된 6~13음절의 문장을 따라 한다.
13. 과거와 미래의 의미를 안다.
14. 발음이 조금 명확해진다.
15. 말이 자주 틀리고 문장도 맞지 않지만 길게 이야기하려고 한다.
16. '왜', '언제' 등을 물어본다.
※각 시기에 5개 이상 해당될 때는 정상적인 언어 발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부족한 부분은 적절한 자극만으로도 좋아진다. 만약 각 시기에 5개 미만만 할 수 있을 경우 말이 늦는 것이므로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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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또래 아이들보다 말이 늦어요 – 아이 심리백과, 신의진, 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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