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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을 수 있을 때 시작

언제 쓸 수 있는가는 아이마다 개인차가 큽니다. 인지능력과 미세 운동 능력이 동시에 발달해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쓰기가 가능한 미세 운동 능력은 어느 정도를 말하는 것일까요? 대개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을 수 있는 정도입니다. 연필로 그냥 선을 긋는 것과 글씨를 쓰는 것은 다르므로 그 정도는 되어야 글자를 그려 낼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저는 아이의 신경계 성숙도를 보기 위해 글을 써 보게 합니다. 정상적인 경우 글을 쓸 때 나머지 손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지만, 미세 운동 능력이 덜 발달된 아이들은 나머지 손도 함께 움직입니다. 이런 아이에게 너무 일찍 쓰기를 강요하면 쓰기를 싫어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쓰기 교육은 인지 발달뿐 아니라 신체적 발달 상태를 잘 고려해 그 시기를 선택해야 합니다.

아이에 따라 편차가 큽니다

대개 읽는 것을 먼저 하고 그 다음에 쓰기가 이루어집니다. 두 가지가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견해도 있지만 발달학적 측면에서 보면 쓰기는 읽기가 어느 정도 된 다음에야 가능합니다. 아이에 따라 읽는 것은 빨리 했는데 쓰기가 늦어져 부모의 애를 태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아이들 대부분은 스스로 흥미와 필요성을 느끼고 연습을 시작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쓰기에 익숙해집니다.

이때 쓰기 연습을 시킨다고 무작정 글자를 따라 쓰게 하는 엄마들이 있습니다. 학습지로 가르치는 예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글자의 조합, 단어의 의미 등을 모른 채 글자를 쓰는 것은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리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아이에게 쓰기 공부를 강요하면 스트레스를 받아 오히려 더 배우기 어려워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아이 스스로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발달 특성상 정상 범주라 하더라도 아이에 따라 그 편차가 있게 마련이므로 작은 차이를 가지고 혹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전전긍긍할 필요는 없습니다.

재미있는 놀이로 쓰기 가르치기

이 시기에는 모든 학습이 놀이처럼 이루어져야 효과가 높다. 쓰기를 가르친다고 해서 쓰기 공책을 놓고 네모 칸에 반듯반듯하게 쓸 것을 강요하기 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쓰기가 재미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좋다. 놀이식으로 쓰기를 가르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아이가 원하는 것 쓰게 하기

시장 갈 때마다 아이에게 이렇게 이야기해 본다.

"○○가 먹고 싶은 것을 엄마한테 써 주면 엄마가 사 올게."

이렇게 동기부여를 확실하게 해 주면, 아이는 글씨 쓰는 게 어렵더라도 해 보려고 한다.

편지 쓰기

여자 아이들은 처음 글씨를 배우기 시작하면 편지 쓰기를 좋아한다. '사랑해', '안녕' 등의 말을 쓰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엄마가 먼저 아이에게 사랑의 편지를 쓰면 아이는 더욱 즐겁게 편지를 쓰게 된다.

손가락으로 글씨 쓰기 게임하기

손가락으로 등에 글씨를 쓰면 알아맞히는 놀이를 해 본다. 자연스럽게 글씨 쓰기 연습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