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시기 | 3~4세(25~48개월) |
---|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을 데리고 공공장소에 가거나 모임에 나가면, 이리저리 나대는 아이들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곤 할 것입니다. 한창 개구쟁이 짓을 할 미운 네 살이라면 더 그렇겠지요. 엄마는 하지 말라고 말리고, 아이는 어떻게든 하려고 하고 그러다 보면 실랑이가 끊이지 않습니다. 실랑이에 지친 엄마는 아이가 너무 산만하다며 고민을 하게 되지요. 그러나 아이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행동 자체를 탓하지 말고 무엇이 아이를 산만하게 만드는지 그 이유를 찾아보세요.
엄마의 높은 기준이 산만한 아이를 만듭니다
아이가 어릴수록 집중 시간이 짧기 때문에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그것 자체가 고문일 수밖에 없습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수업을 생각해 보세요. 그곳에서 아이들이 한 가지 활동을 하는 시간은 15~30분 정도입니다. 그 시간 안에 활동의 도입, 전개, 결말의 전 과정을 모두 마칩니다. 그 이상의 시간을 집중하는 것은 아이들 능력 밖의 일입니다. 그러니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이 움직이지 않고 30분을 넘게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어요.
또한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산만함을 보이는지 생각해 보세요. 혹시 부모 스스로 점잖게 행동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게 되는 곳은 아닌가요? 전시회장이나 극장, 예식장 같은 곳 말입니다. 그런 곳에서는 부모도 긴장이 되어 아이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적을 하게 되지요. 어른들도 지키기 힘든 높은 기준을 세우고 아이에게 요구한다면 아이는 산만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주는 과도한 부담을 덜기 위해 딴 짓을 하기도 합니다. 아이를 산만하다고 다그치기 전에 입장을 바꿔 다시 생각해 보기를 권합니다. 보통 아이가 산만하다고 하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떠올리는데, 건강한 아이들의 활동적인 모습이 산만하게 비춰질 때가 많습니다. 그러니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유 없이 산만한 아이는 없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아이의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부모가 그 이유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 주면 산만한 행동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제 경험을 얘기하자면, 큰아이 경모는 어릴 때부터 기질도 까다롭고 모든 면에서 예민한 아이였습니다. 특히 밥을 먹일 때마다 얼마나 산만하게 구는지 식사 시간만 되면 전쟁터가 따로 없었습니다. 식탁에 얌전히 앉아서 먹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고, 밥을 입에 물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경모와 정말 힘겨운 숨바꼭질을 해야 했지요.
끌어다 앉히고 억지로 먹이려고도 해 보고, 무서운 얼굴로 혼도 내 보고, 살살 달래도 보았지만 경모의 산만한 행동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오죽했으면 경모가 밥을 잘 먹게 되면 더 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겠다는 생각까지 했을까요. 아무리 노력을 해도 달라지지 않는 경모를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경모가 이토록 음식을 거부하는 데에는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저는 그때부터 왜 경모가 밥 먹을 때마다 산만한 행동을 보이는지 원인 찾기에 나섰습니다. 음식에 대한 경모의 반응을 보면서 어떤 음식을 싫어하고,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체크했지요.
그러다 보니 서서히 가닥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혀에 닿는 음식의 촉감에 예민한 것이 그 원인이었습니다. 경모는 혀끝에 닿는 거친 반찬과 끈적거리는 밥의 느낌이 싫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밥을 먹을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았고, 어떻게든 밥을 안 먹으려는 심리가 산만한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지요.
이런 경우는 엄마가 아이에게 맞춰야지 도리가 없습니다. 아이도 싫은 것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경모가 힘들어하는 점을 알고 나서부터 저는 경모가 좋아할 만한 음식을 만들어 먹여 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참기름이 들어간 음식은 그런대로 잘 먹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그래서 그때부터 경모가 먹는 모든 음식에는 참기름을 넣었습니다. 심지어 김치도 참기름을 발라서 먹였지요.
그때 만일 제가 경모의 식습관을 바로 잡겠다고, 육아 책에 나오는 것처럼 아이가 안 먹으면 밥상을 치워 버리고, 아이가 찾을 때까지 아무 것도 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 경모는 발육 부진이 되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또한 매일 야단맞고, 하기 싫은 일을 강요당하면서 성격도 나빠졌겠지요.
아이가 특정 상황에서 산만한 행동을 보일 경우 그 원인을 찾아보세요. 원인을 찾아 아이의 요구를 맞춰 주는 것이 엄마도 아이도 편해지는 지름길입니다.
호기심은 살리고 무례함은 바로잡고
아이들은 낯선 환경뿐 아니라 익숙한 환경에서도 새로운 것을 찾고 새로운 놀이를 창조하는 존재입니다. 호기심이 많다는 것은 새로운 장소, 상황, 인물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고 그 궁금증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이지요. 하지만 그 궁금증이 어른들이 대답하길 꺼리는 내용이거나, 해결 과정이 어른들이 원하는 방식이 아닐 때가 많아서 갈등이 생기곤 합니다. 어른들의 대화 중에 불쑥 질문을 하거나, 처음 보는 물건이 있으면 무조건 손으로 만지니까요.
이런 행동이 어른들에게는 산만하게 보이지요. 그러나 아이에게는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고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것을 알아 가는 과정이랍니다.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알아 가는 것이지요. 그러니 어느 정도의 산만함은 용인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례한 모습을 그냥 내버려 두라는 것은 아닙니다. 예의에 어긋나는 일에 대해서는 주의를 주어야 합니다. 어른들이 대화를 하고 있으면 이야기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하고 싶은 말을 하게 하고, 호기심이 가는 물건을 만지고 싶을 때는 만져 봐도 되는지 허락을 받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또한 위의 경모 사례와 같은 경우 아이 입맛에 맞게 음식을 만들어 주되, 밥을 먹을 때는 돌아다니지 말고 식탁에 앉아 먹어야 한다는 것도 알려 줘야 아이가 상황에 맞는 예의범절을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 집중력, 어느 정도일까?
1. 손발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계속 움직인다.
2. 식사를 하면서 몸을 자주 흔든다.
3. 엄마 아빠가 말하는 도중에 자주 끼어든다.
4. 혼자서는 조용히 놀지 못한다.
5. 질문이 끝나기 전에 그 질문에 대답을 한다.
6. 엄마가 이야기를 하면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
7. 음식을 먹을 때 무언가에 쫓기는 것처럼 빨리 먹는다.
8. 어린이용 비디오를 집중해서 보지 못한다.
9. 책을 읽어 주면 끝까지 듣지 못한다.
10. 장난감이나 가방 등 자기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
결과보기
8개 이상 해당하는 아이:집중력 강화 훈련이 필요합니다.
5~7개에 해당하는 아이:집중력이 부족한 편입니다.
1~5개에 해당하는 아이:집중력에 문제가 없어요.
아이의 집중력을 높여 주려면?
사람 많은 곳에 데려가지 않는다
산만한 아이들은 자신의 산만한 행동에 스스로 힘들어한다. 아직 자기 조절력이 부족해, 너무 힘든 데도 불구하고 주변에 자극이 많다 보니 저도 모르게 산만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주변 환경을 차분히 만들어 주어야 한다. 산만한 아이들은 시장 같은 곳에 가면 더 산만해질 수 있으니 애초에 안 가는 편이 좋고, 가더라도 아이를 통제할 수 있는 남자 어른과 함께 가는 것이 좋다.
집 안을 차분하게 정리한다
집 안 환경도 중요하다. 항상 텔레비전 소리가 들리는 등 시끄러운 환경에서는 누구라도 산만해지기 쉽다. 아이가 지나치게 호기심을 보일 만한 물건은 애초에 치워 두고, 아이가 머무는 일상적인 공간은 최대한 정리 정돈해 두자.
아이의 일에 참견하지 않는다
아이가 뭔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는 일단 내버려 둔다. 아이 방이 지저분하더라도 아이가 책 읽기나 놀이에 집중하고 있으면 정리는 다음 기회로 미루자. 한 가지 일에 몰두하고 집중하는 버릇이 생기면 아이의 산만한 행동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에너지를 분출할 기회를 준다
산만한 아이들은 대개 에너지가 넘쳐 난다. 그 에너지를 분출하지 못하면 집 안에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말썽을 피우게 된다. 그러므로 밖에서 실컷 뛰어놀거나 운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자. 또한 블록 쌓기나 퍼즐 맞추기 등 집중할 수 있는 놀이를 병행하면 산만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공공장소에 갈 때는 미리 가지고 놀 것을 준비한다
아이들이 얌전히 있어야 하는 공공장소에 갈 경우에는 그림 도구나 아이가 혼자서 볼 수 있는 책 등 흥미로운 것을 준비해 아이가 차분히 그것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동안 종이 접기나 실뜨기를 할 수도 있고, 건물 안에 오래 있어야 하는 경우라면 부모 중 한 명이 잠깐 아이와 밖에 나가 놀 수도 있다. 종종 아이와 영화나 연극을 보러 갔다가 제대로 보지 못하고 돌아오는 부모를 만나게 되는데, 아이와 함께 공공장소에 갈 때에는 아이가 그 시간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부터 따져 봐야 한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글
출처
전체목차
심리와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
백과사전 본문 인쇄하기 레이어
[Daum백과] 산만한 아이, 엄마 탓입니다 – 아이 심리백과, 신의진, 갤리온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