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시기 | 3~4세(25~48개월) |
---|
아이가 소리를 지르며 울며 뒤로 넘어갈 때만큼 난감한 경우가 없습니다. 조금만 자기 뜻대로 안 되어도 화를 내고 닥치는 대로 차고 집어던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 정말 당혹스럽지요. 더구나 그곳이 공공장소라면 어떻겠어요?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나요? 정도가 심한 아이는 갑자기 1~2분 동안 호흡을 멈춰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기도 합니다. 운동경기를 할 때 전략을 세우듯, 아이의 돌발 행동에도 전략적인 대처가 필요합니다. 좋은 전략은 순간의 위기를 넘기게 하고, 아이의 정서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떼를 쓰다 기절해서 병원에 실려 가도 정상
첫 돌이 넘어서부터 아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안 돼" 하고 이야기하면 뒤로 넘어갑니다. 저희 경모도 그랬습니다. 워낙 까다롭고 예민했던 경모는 다른 아이라면 그냥 넘어갔을 사소한 일에도 울고불고 난리를 피우다가 급기야 손가락을 입에 넣고 마구 토해 저를 난감하게 했지요. 형제는 용감했다고 둘째 정모는 그럴 때마다 물건을 던지며 울어 댔고요.
두 돌이 되면 아이들의 생떼는 정점에 이르게 됩니다. 원하는 것을 못 하게 하면 끝장을 보겠다는 듯 분노를 표출하지요. 심지어는 떼를 쓰다가 기절해서 응급실에 실려 오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를 의학적인 용어로 '감정 격분 행동(Temper Tantrum)'이라고 하는데, 어쩌다 한두 번 이런 행동을 보이는 것은 정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정 격분 행동은 아이의 감정 조절 능력이 인지 능력을 따라가지 못해 나타나는 증상으로, 보통 '안 돼'라는 말을 이해하는 돌 전후에 나타나 두 돌까지 이어집니다. 이때 아이마다 극도의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물건 던지기, 침 뱉기, 길바닥에 드러눕기, 아무나 꼬집어 뜯거나 때리기 등이 그 예입니다. 이러한 문제 행동들은 대게 아이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나타납니다.
즉, 부모가 자신의 요구를 다 들어주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욕구, 하고 싶은데 자기 능력으로는 할 수가 없는 것에 대한 좌절, 왜 부모가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는지를 몰라서 생기는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을 풀 수가 없어서 생기는 것이지요. 이런 행동은 어느 정도 자기 조절이 되기 시작하는 36개월 이후에는 상당 부분 좋아집니다.
기질상 감정을 격하게 표현하는 아이들
엄마의 '안 돼'라는 말에 눈물을 글썽이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크게 울며 뒤로 넘어가는 아이들도 있지요. 사람의 감정을 1부터 10까지 나타낸다고 했을 때 1만큼 표현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10까지 강하게 표현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지요. 특히 까다롭고 예민한 아이들은 감정을 격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정을 작게 표현하든 격하게 표현하든 아직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이 시기 아이들에게는 모두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감정을 격하게 표현하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감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스스로 분노를 가라앉힐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난리를 치는 동안 다치지 않게 주변에 위험한 물건을 치우고 가만히 지켜보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아이들도 몇 번 난리치다 보면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게 됩니다.
부모가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감정 격분 행동은 부모의 양육 태도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기질상 감정을 격하게 표현하는 아이라고 해도, 부모가 아이의 기질을 잘 알고 될 수 있으면 분노 상황을 만들지 않거나 분노를 표현할 때 그 감정을 잘 다스릴 수 있도록 조절해 주면 큰 문제없이 성장하게 됩니다. 만일 부모가 아이의 요구에 잘 반응해 주지 않는다면 두 돌 이후에도 감정 격분 행동이 계속 나타나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부모가 아이에게 올바른 행동을 가르칠 때 일관성이 없는 경우
• 아이의 잘못을 일일이 지적하며 야단친 경우
• 아이가 화났을 때 전혀 표출하지 못하도록 억제한 경우
• 아이가 너무 피로하거나 배가 고픈데도 돌봐주지 않는 경우
• 병이 나서 감정 격분 행동을 한 번도 하지 못한 경우
감정 격분 행동이 정상적인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긴 하지만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격한 행동을 한다면 습관으로 굳어질 수 있으므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두 돌이 넘으면 좀 더 단호한 태도로, 분노를 적절히 표출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아이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분노나 슬픔, 싫어함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느끼는데, 이런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아무 일에나 화를 내고, 폭력적인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분노는 내가 원하고 기대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바깥으로 공격성이 드러나는 것을 말합니다. 분노를 적절하게 표출하면 마음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분노의 감정을 어떻게 적절하게 표현하느냐는 것이지요.
절대로 아이의 감정에 휘말리지 마세요
아이가 감정 격분 행동을 보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의연한 태도입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가 괜한 고집을 부리며 큰 소리로 울어 댈 때 화가 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아이보다 더 큰 소리로 화를 내며 아이의 행동을 제재하려 하고, 심지어는 때리기도 합니다. 그러고 나면 후회의 눈물이 흐르지요.
그 어느 상황에서도 부모가 감정적으로 흔들려 화를 내서는 안 됩니다. 제가 이렇게 얘기를 하면 어떤 엄마들은 이렇게 반문합니다.
"화가 나는 것도 조절이 가능해요? 화는 그냥 생기는 거잖아요. 화를 참는 것은 알겠는데 처음부터 화가 안 날 수가 있나요?"
가능합니다. 감정 격분 행동이 왜 나타나는지 제대로 이해하면 화가 나지 않습니다.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보이는지 먼저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화가 나지 않고 그 행동을 멈추게 할 방법을 찾게 됩니다. 아이의 행동에 화부터 내는 것은 어디까지나 엄마의 무지에서 나오는 행동이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첫 번째 원칙은 이렇습니다. 아무리 달래도 아이가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면 의연한 태도로 기다리세요. 그렇다고 아이 혼자만 남겨 두고 멀리 떨어져 있어서는 안 됩니다. 부모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감 때문에 감정 격분 행동이 더 심해질 수 있고, 아이가 가구나 벽에 부딪쳐 상처를 입을 수 있으므로 아이가 엄마를 볼 수 있는 곳에서 지켜보도록 하세요.
이때 아이의 행동을 멈추게 하기 위해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은 금물입니다. 분노할 때마다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습관이 되면 아이들은 시도 때도 없이 뒤로 넘어갑니다. 그것이 부모를 조종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것을 알아 버렸기 때문이지요.
난리를 친 흔적은 아이가 직접 치우게
저는 경모가 토하며 난리를 칠 때 아이의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아이에게 토한 자리를 치우게 했습니다. 물론 제가 옆에서 도와주었지요. 아이가 물건을 던졌다면 제자리에 갖다 놓게 하고, 얼굴이 더러워졌다면 스스로 씻게 하세요. 그래야 아이도 난리를 치면 자기가 더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또한 부모에 대한 쓸데없는 죄책감도 갖지 않게 되지요.
자기가 어지럽힌 것을 부모가 치운다면 아이가 아무리 어리더라도 미안한 마음을 갖게 마련이지요. 어떤 형태든 아이의 마음에 죄책감이 남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죄책감은 아이로 하여금 부정적인 자아상을 만들게 합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만든 사고는 아이 스스로 수습하게 함으로써 아이 안에 남아 있는 죄책감을 없애 주세요.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시키세요
아이의 감정이 가라앉았다면 그 후 마무리를 잘 해야 합니다. 아이의 과격한 행동이 사그라졌다고 안심하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화난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 주도록 하세요.
"나 화났어", "기분이 나빠", "엄마 미워"라는 말로도 충분히 부모에게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라는 말입니다. 굳이 과격한 행동을 보이지 않아도 엄마가 충분히 자기 마음을 헤아린다는 것을 깨달으면, 아이 스스로 행동을 교정해 갈 수 있습니다. 더불어 화가 난 이유까지도 이야기하게 하면 좋습니다. 아이가 화난 이유를 말하면 우선은 그 감정을 부모가 이해한다는 것을 충분히 알려 주세요.
"엄마가 사탕을 주지 않아서 화가 났구나. 사탕을 먹고 싶은데 못 먹어서 정말 속상했겠다."
이렇게 아이의 감정을 일단 이해해 준 다음, 세상의 모든 일이 항상 자기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를 해 줍니다. 이것은 아이의 감정을 조절하는 데 있어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이도 인격체입니다. 왜 안 되는지 알면 과격한 행동을 안 하게 됩니다.
"사탕을 너무 많이 먹으면 이에 까만 벌레가 생기고, 그러면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고 뽑아야 해"라고 아이의 수준에 맞춰 논리 정연하게 이야기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수긍을 하지요. 그런 다음 화가 났을 경우 해야 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꼭 이야기해 주세요.
"화가 났을 때는 울고 소리치는 게 아니야. 왜 화났는지, 어떻게 하면 좋은지 엄마에게 이야기해야 해. 그래야 엄마가 도와줄 수 있거든. 아무리 화가 나도 물건을 던지고, 다른 사람을 때려서는 안돼. 누가 너한테 그런다고 생각해 봐. 네 기분이 어떻겠니?"
물론 이 과정이 한 번에 물 흐르듯이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시기 아이들에게는 수십 번, 아니 수천 번의 반복이 필요하지요.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 스스로 분노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이고, 표현하고 나면 풀린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것만은 꼭 기억하세요!
1. 감정 격분 행동은 정상적인 발달 과정에서 보이는 행동이다.
2. 기질상 감정을 격하게 표현하는 아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3. 두 돌 이전까지는 정상이고 두 돌 이후에 자주 감정 격분 행동을 보이면 올바른 감정 표현 방법을 가르친다.
4. 감정 격분 행동을 보일 때는 가만히 놔둬서 스스로 분노를 가라앉히게 한다.
5. 아이의 분노가 가라앉은 후 차분하게 대화한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글
출처
전체목차
심리와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
백과사전 본문 인쇄하기 레이어
[Daum백과] 화가 나면 울고불고 난리가 나요 – 아이 심리백과, 신의진, 갤리온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