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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독립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모습

한 엄마가 장난감 기차에 집착하는 다섯 살 난 아들 때문에 고민이라며 병원을 찾아왔습니다. 아이는 매일 장난감 기차만 가지고 놀고, 친구들이 놀러 와서 그 기차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그 친구를 때리기까지 한다고 합니다.

"외출을 할 때마다 장난감 기차를 꼭 챙겨야 해요. 깜빡 잊고 안 가져가면 울며불며 떼를 써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해요.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건가요?"

장난감 말고 이불에 집착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한 엄마는 아이가 여섯 살이 되어서도 아기 때 덮고 자던 이불이 있어야 잠이 들고, 아무리 이불이 더러워도 빨래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손에서 이불을 놓지 않아 아이와 늘 실랑이를 해야 한다고도 하더군요. 아이가 한 가지 물건에 집착할 경우 부모는 혹시 편집증 같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차, 인형, 이불 등 한 가지 물건에 집착하는 모습은 특정 몇몇 아이에게서만 보이는 현상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에게서 보이는 것으로, 아이가 엄마로부터 독립하는 한 과정입니다.

생후 초기의 아이들은 생존을 위해 엄마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합니다. 또한 엄마와 자신을 하나로 여깁니다. 그래서 엄마가 기뻐하면 아이도 기뻐하고, 엄마가 우울해하면 아이도 우울해합니다. 그러다 기고 걷게 되면서 심리적으로 엄마로부터 독립하게 되는데, 그때 엄마 대신 특정한 물건에 집착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면 이러한 행동은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애착 관계가 불안할 때도 나타납니다

어떤 아이들은 물건에 집착하는 정도가 미약해서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싶게 넘어가기도 합니다. 반면 정도가 심해 5~6세까지 가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때는 부모와 애착 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집착은 애착 행동의 하나로, 부모와 애착 관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때 한 물건에 병적일 만큼 집착하게 됩니다. 부모와 헤어지게 되거나 부모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면 그 강도가 더 세집니다. 집착의 정도가 심할 때에는 아이가 이런 상황에 의해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전문의와 상담을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집착 대상에 관심을 갖고 놀아 주세요

아이가 한 가지 물건에 집착할 때는 우선 그 집착을 인정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집착하는 모습이 보기 싫다고 물건을 뺏거나 감추면 아이의 마음에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는 자신이 집착하는 대상과 자기를 동일시하기도 하므로 오히려 아이가 집착하는 물건을 어떻게 대하는지 잘 관찰하면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이 기차는 어디로 가는 거야? 기차 안에는 누가 타고 있어? 엄마와 이런 기차 한번 타 볼까?"

"이 이불을 만지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니? 엄마도 한번 해 볼까?"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아이가 그 물건에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살펴보세요.

그리고 아이와 함께 그 물건을 가지고 놀아 주세요. 인형에 이불을 덮어 주며 논다거나, 장난감 기차를 가지고 경주를 하는 등 아이에게 집착 대상과 혼자 노는 것보다 부모와 같이 노는 게 더 재미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입니다. 부모와 함께 놀이를 하다 보면 물건에 대한 집착이 조금씩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와 자주 스킨십을 나누세요.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받은 아이들은 물건에 대한 집착이 심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사랑을 받고 있다는 확신이 들도록 자주 안아 주고 사랑한다고 이야기해 주세요. 그러면 아이는 물건에 집착하는 것보다 엄마와 교감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알고 서서히 물건에 대한 관심을 줄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