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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이 심리백

아직까지 한글을 깨치지 못했어요

5~6세 아이의 입학 준비

요약 테이블
시기 5~6세(49~72개월)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가장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 한글 학습입니다. 더군다나 주변에서 누구는 36개월에 책을 줄줄 읽었네, 옆집 아무개는 글짓기까지 하네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직 글자도 못 읽는 아이가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아이에게 한글 학습지를 비롯한 교재들을 들이밀지만 한글 깨치기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닙니다. '내 자식은 내가 못 가르친다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하며 때론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6세가 돼야 언어 관련 뇌 발달

어떤 교육이든 효과를 거두려면 아이의 발달 과정에 맞춰 진행해야 합니다. 지식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몸과 마음이 되어야 교육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납니다. 뇌 발달 분야 전문가인 서유헌 교수에 따르면 언어나 수와 관련한 학습은 적어도 6세 이후에 시키는 게 좋다고 합니다. 이 시기가 되어야 비로소 언어 발달과 관련 있는 측두엽이나 수학과 물리적 기능을 맡는 두정엽이 발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한글을 일찍 못 깨쳤다고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의 뇌가 아직 그런 교육을 받아들일 만큼 발달하지 못한 것뿐입니다. 대신 5세 정도가 되면 종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전두엽이 발달하므로 아이들에게 생각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세요. 끊임없이 상상의 날개를 펴며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면, 학습의 바탕이 되는 사고력이 저절로 커 나갑니다.

사고력이 바탕이 돼야 한글 교육이 쉬워요

이 시기에는 글자 하나를 아는 것보다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서 생각할 줄 아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나름대로 방법을 모색한다거나,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스스로 "왜?"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고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글 깨치기도 그만큼 쉬워집니다.

그러므로 충분한 사고력을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한글 교육을 급하게 시작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옆집 아이는 두 돌 때 한글을 깨쳤다', '여섯 살에 한글을 모르는 아이는 문제가 있다'라는 식의 이야기에 불안해하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오죽하면 '아이를 잘 키우려면 옆집 엄마 이야기에 귀를 닫아야 한다'라는 이야기가 있을까요.

사고력의 바탕이 없이 글자만 외우고 숫자를 익히게 하면 아이는 그저 '암기의 명수'로 자라게 됩니다. '암기의 명수'가 되면 한글뿐만이 아니라 모든 학습을 이해나 사고가 아닌 암기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입학 전 한글 교육은 늦을수록 좋아

큰아이 경모가 한글을 깨친 것은 입학하기 2개월 전이었습니다. 요새 분위기 같으면 아이가 그때까지 글을 읽지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딱 두 달간의 공부만으로 경모는 한글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는 아이에게 특출한 재능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언어를 담당하는 뇌가 그만큼 충분히 발달했기 때문이지요. 만약에 그 고집 센 아이에게 어릴 때부터 한글을 가르치려 들었다면 오히려 정서적인 문제만 일으켰을지 모릅니다.

한글 교육은 늦으면 늦을수록 좋습니다. 아이가 충분히 준비되었을 때 시키면, 어릴 때 백번 시켜야 겨우 될 것이 한 번에 바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활 속에서 글자를 통으로 외우는 것부터 시작

아이들에게 자음과 모음을 먼저 익히게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글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글자 자체를 통으로 익히게 하는 것이 훨씬 편하고 효과적입니다. 왜냐하면 이 시기에는 자음과 모음이 합쳐져서 글자가 되는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뇌 발달상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이마다 차이가 있지만 5세 아이들의 경우 그런 식으로 분석하는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만일 이 시기의 아이가 자음과 모음부터 배워 한글을 익히고 있다면 그것은 이해하는 게 아니라 그냥 외우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경우 아이가 한글을 익힐 때는 가장 먼저 글자 자체를 통으로 외웁니다. 이 경우 대개 아이가 평소 좋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지요. 아이가 좋아하는 과자 봉지에 쓰인 글자를 어느 순간 읽게 되는 것이 바로 이 원리입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니만큼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봤을 테고, 그렇게 봉지에 적힌 글자를 마치 그림을 보듯 통째로 눈에 익히는 것이지요. 그런 다음 생활 속에서 그와 비슷한 글자를 보면 읽게 되고, 그것이 이어져 자연스럽게 한글을 익히게 됩니다.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칠 때 학습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로 하여금 다양하게 사고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기 때문이지요. 한글 학습이라는 틀에 아이를 가둠으로써 창의성을 죽일뿐더러 아이가 세상을 다양하게 보고 제 나름대로 해석할 기회를 막게 됩니다.

효과적인 한글 교육법
• 사고력이 갖춰질 때까지 기다린다.
• 다양한 경험으로 한글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
• 거리 간판이나 과자 이름 등을 통으로 가르친다.
• 재미있는 동화책을 많이 읽어 준다.
• 집 안 곳곳에 사물 카드를 붙여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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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진 집필자 소개

1964년 부산 출생. 연세대 의대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1997년 미국 콜로라도 대학에서 유학 후, 현재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및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아..펼쳐보기

출처

아이 심리백과
아이 심리백과 | 저자신의진 | cp명갤리온 도서 소개

아이의 발달 과정에 따른 심리 변화와 육아법을 담은 백과사전. 0세부터 6세까지 아이를 키우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연령대별로 나누고 아이의 뇌 발달과 심리적 성장 과정에..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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