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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5~6세(49~72개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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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교육을 시작할 때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이 학습지입니다. 학습 분량이 주 단위로 정해져 있고, 정기적으로 선생님이 방문해서 체크도 해 주고, 일반 학원보다 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에 엄마들의 선호도가 높습니다. 그만큼 교육 효과에 대한 기대도 크지요. 하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를 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당장은 아이가 문제를 곧잘 풀어 공부를 잘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것이 학습 능력이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습니다. 이 시기 아이의 뇌는 학습을 할 만큼 발달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습과 관련한 뇌는 6세 이후에 발달
많은 부모들이 6세 이전에도 아이가 학습지를 풀 수 있고, 그것이 아이 학습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아이의 뇌는 여섯 돌이 지나야 인지적 학습이 가능할 만큼 발달합니다. 워낙 아이의 교육 시기가 앞당겨진 탓에 아무것도 안 하고 있자니 엄마는 마음이 불안할 수밖에 없지만, 아이의 뇌 발달 과정을 안다면 불안할 필요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안 시키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뇌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가 학습지 공부를 하게 되면 단순한 호기심에 처음 몇 번은 풀어 볼지 몰라도, 어느 정도 지나면 흥미를 잃고 버거워하게 됩니다. 자기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었을 때 불편한 것과 마찬가지이지요. 특히 "오늘은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해야 한다" 하며 강압적으로 공부를 시키면 아이는 당연히 거부 반응을 보입니다.
소심한 아이나 부모의 뜻에 억눌려 자기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의 경우, 심지어 학습지만 봐도 경기를 일으키는 '학습지 증후군'을 보이기도 합니다. 정식 병명은 아니나 그만큼 학습지로 인한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심각하다는 것이죠.
아이마다 발달 수준이 다릅니다
아이마다 뇌 발달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6세가 되었다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비슷한 수준의 학습 능력을 갖추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질문 중 하나가 "언제 뭘 시켜야 하나요?" 하는 식의 물음입니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저는 그 어떤 대답도 해 줄 수가 없습니다. 아이마다 기질과 발달 정도가 다 다릅니다. 형제라고 예외가 아니고,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문에 아이에게 맞는 교육법도 제각각일 수밖에 없습니다. 옆집 아이한테는 큰 성과를 거둔 교육법이 내 아이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지요.
그래서 저는 엄마들에게 늘 '아이에게 무엇을 시킬지 고민하기 전에 아이의 기질과 발달 과정부터 잘 살피라'라고 강조합니다. 만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있다면, 그곳에서 배우는 것을 아이가 잘 따라가는지부터 살펴보세요. 또한 그것이 자발적으로 따라가는 것인지, 강요에 의해 억지로 끌려가는 것인지도 알아야 합니다. 강요에 의한 학습이 계속될 경우, 공부 자체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학습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학습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무리 없이 따라간다 하더라도, 아이가 학습지 공부를 거부하면 억지로 시켜서는 안 됩니다.
학습지를 하는 목적을 분명히
얼마 전 병원을 찾은 엄마들에게 학습지 공부를 얼마나 시키고 있는지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백이면 백 안 시키는 엄마가 없었습니다. 학습지를 시키는 이유를 물어보니 '그냥 노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라는 대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결국 막연하게 남들 하니까 하는 것이었지요.
'남들이 다 하니까 한다'는 것은 정말 잘못된 생각입니다. 남들이 짚을 안고 불속으로 뛰어들면 그것도 따라 할 건가요? 아이의 인생에 사사건건 간섭하며 교육에 열을 올리는 부모를 보면 때때로 이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과연 누구를 위해서 저 어린 나이에 학습지 공부를 시키는 걸까. 결국 엄마의 불안을 없애기 위한 방편이 아닐까.'
학습지 공부를 시키기 전에 엄마 스스로 아이에게 학습을 시키는 목표가 무엇인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아이가 어떻게 되길 바라고 이 공부를 시키는 것인지에 대한 답을 갖고 있어야 하지요. 아이가 한글을 술술 읽게 하는 게 목적인지,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어렵더라고 해결할 수 있는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 목적인지, 사물이나 상황을 잘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인지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가 학습지 공부를 잘 따라가지 못할 때, 그만둘 것인지 살살 달래서 시킬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을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엄마와 함께하는 놀이 시간으로 만드세요
학습지 공부가 그저 앉아서 문제를 푸는 것이라면 열에 아홉 아이는 고개를 흔들게 마련입니다. 학습지를 그저 들이밀지 말고 엄마가 재미있게 그 내용을 가르쳐 주면 아이가 학습지 공부를 싫어할 확률이 줄어듭니다. 아이에게 재미있는 얘기도 해 주고, 잘하면 상을 주는 등 공부를 하는 시간을 엄마와 함께하는 즐거운 놀이 시간으로 만들어 보세요. 공부하는 동안 엄마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면 아이는 행여 문제를 푸는 것이 지겹더라도 그 즐거움을 위해 참게 됩니다.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시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습니다. 공부하는 시간을 놀이 시간으로 만들어 줄 자신이 없는 엄마라면 과감히 학습지를 끊어야 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노는 것이 곧 지능 발달로 연결되니 차라리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아이 기질에 따른 학습지 선택법
아이가 배우고 싶어 하고, 부모도 아이의 인지 교육에 신경을 쓰고 싶다면 놀이 차원에서 조금씩 학습지 공부를 할 수도 있다. 이때 아이 기질에 맞는 학습지를 선택하면 실패할 확률이 줄어든다.
수줍음이 많은 아이
수줍음이 많은 아이는 일주일마다 한 번씩 와서 학습지를 체크해 주는 선생님도 낯설어 할 수 있다. 온라인 학습지 등을 이용해 엄마가 직접 가르치는 것이 좋다.
활발한 아이
활발한 아이는 다른 아이와 함께 공부하며 경쟁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좋아한다. 따라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주의가 산만한 아이
주의력이 부족한 아이는 학습지 선택만큼이나 공부를 가르치는 선생님의 선택이 중요하다. 미리 선생님에게 아이의 특성을 이야기하고 상의하는 것이 좋다.
엄마와 호흡이 잘 맞는 아이
엄마를 유독 따르는 아이는 방문 선생님이 없는 학습지를 선택해 엄마와 아이가 함께 놀면서 공부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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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아이가 학습지만 보면 도망가요 – 아이 심리백과, 신의진, 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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