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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5~6세(49~72개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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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광풍'이라 부를 만큼 요즘 독서 교육에 열중하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어떤 부모들은 전집으로 한 벽면을 가득 채우고, 그것도 모자라 '다른 책이 없을까?' 하며 웹 사이트를 뒤지곤 합니다. 책 구입도 중독성이 있어 영어 동화책을 사면 수학 동화책이 눈에 밟히고, 수학 동화책을 구해 놓으면 과학 동화나 세계 명작 등 보충해 줘야 할 책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부모를 유혹하지요. 이렇게 고르고 고른 책을 아이가 쳐다보지도 않으면 엄마는 걱정이 됩니다. 독서 습관은 어렸을 때부터 들여야 한다는데 이러다 영영 책과 멀어지는 것은 아닌지 엄마 입장에서는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책 읽는 경모 만들기 대작전
저 역시 제 아이에게 책을 읽히기 위해 부단히 싸우던 때가 있었습니다. 경모의 관심은 오로지 기차였습니다. 딸랑이를 가지고 놀 때부터 기차를 좋아하더니 점점 더 기차에 빠져 들어 나중에는 어느덧 직접 조작하고 만드는 수준에까지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벽을 쌓고 경계하던 아이가 관심을 보인 유일한 것이었기에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습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문제가 달라졌지요. 아이가 어떤 것에 관심을 보이고 그로 인한 자극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그 시기에 반드시 해야 할 다른 학습을 놓치게 될 수 있습니다. 경모 역시 기차 외에 다른 학습적 자극이 될 만한 것들을 모두 놓치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책이었습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히려고 처음에는 선물로 받은 그림책 전집을 집어 들었습니다. 아이는 몇 장 넘겨 보는가 싶더니 이내 시큰둥해하며 장난감통으로 직행, 기차를 꺼내 놀더군요. 다른 책을 권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나마 처음엔 들춰 보기라도 하더니 나중엔 시선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꾹 참고 아이를 안아 무릎에 앉혔습니다.
"경모야 이것 봐. 여기 예쁜 아이가 있네."
그러나 첫 문장을 미처 다 읽기도 전에 들려온 것은 아이의 고함 소리였습니다. 결국 책을 고스란히 책장에 다시 꽂아 놓고 경모가 기차를 갖고 노는 모습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어야 했습니다.
다음 날 저는 서점으로 달려갔습니다. 아이의 흥미를 끌 만한 색다른 책을 사야겠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특이한 모양의 책뿐 아니라 페이지마다 그림이 튀어나오는 입체 그림책, 음성이 들리는 책까지 신기하고 재미있어 보이는 책들을 한 아름 안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잠든 틈을 타서 기차들을 보이지 않는 곳에 치워 두었습니다. 물론 예상했던 대로 아이는 일어나자마자 울고불고 난리가 났습니다. 엄마를 잃어버렸다 해도 그 정도는 아니었을 겁니다. 그런 아이에게 전날 사 둔 책을 어떻게든 읽혀 보려고 하자 급기야 아이는 책을 바닥에 내동댕이치더군요. 어쩔 수 없이 감춰 두었던 기차를 다시 꺼내 주고 아이를 한참 달래는 것으로 두 번째 시도도 끝내고 말았습니다.
연거푸 실패한 뒤 아예 책을 읽힐 엄두조차 못 내고 여러 날 고민하던 중, 퇴근하여 돌아오니 경모가 신문광고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습니다. 무슨 광고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하늘을 향해 기차가 솟아오르는 사진을 한참 동안 바라보던 경모의 모습은 아직도 선명히 떠오릅니다.
그날 저는 다시 서점을 찾았고, 표지에 기차 그림이 그려진 책 한 권을 찾아냈습니다. 아기 기차가 산길을 넘으며 힘들어하다가 엄마 기차의 격려로 무사히 목적지에 다다른다는 내용이었는데, 경모는 그 책을 보자마자 놀라운 관심을 보였습니다. 표지만 보고도 눈이 동그래지더니 한 장을 다 읽어 주기도 전에 다음 장을 넘기려고 안달이었습니다. 며칠 동안 읽고 또 읽더니 내용을 줄줄 외우게 되었지요. 그러다가 어느 날 집에 돌아와 보니 경모 손에는 다른 그림책이 들려 있었습니다. 지난번에 읽히려다가 포기했던 그 책이었습니다. 책 읽기의 열쇠는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그 열쇠는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으로 아이의 관심을 끄는 것이었습니다. 그토록 책을 안 읽어 애를 먹이던 경모는 지금은 자타가 인정하는 독서광이 되었습니다.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
1. 아이의 관심사에 맞는 책을 고른다.
2. 부모가 직접 읽어 준다.
3. 일정 기간 안에 정해진 분량을 읽으면 보상을 한다.
4. 읽는 것을 싫어할 때는 이야기로 들려준다.
5. 이야기를 구상하여 아이와 함께 책을 직접 만들어 본다.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부터 시작하세요
아이가 책을 싫어한다면 엄마의 과도한 집착으로 인해 아이의 관심사와 상관없이 아무 책이나 들이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다른 학습과 마찬가지로 책 읽기 역시 동기부여가 있어야 합니다. 내 아이가 가장 큰 흥미를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가장 잘하는지부터 알아본 뒤 아이의 관심사에 맞는 책을 골라 권해 주세요. 그러면서 서서히 다른 분야의 책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이끌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책을 읽기 싫어한다면 아이 스스로 동기를 찾을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억지로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책을 멀리하게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아이 마음이 한번 멀어져 버리면 되돌리기란 정말 힘듭니다. 섣부르게 잡아끌기보다는 느긋하게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책 읽기를 싫어하는 이유
텔레비전이나 컴퓨터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경우
텔레비전이나 컴퓨터의 자극에 길들여져 차분히 앉아서 생각을 해야 하는 책 읽기를 싫어할 수 있다.
사교육을 너무 많이 받을 때
이런저런 사교육으로 아이의 생활이 너무 바빠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을 시간이 없으면 자연히 책을 싫어하게 된다.
교육적 목적으로 책을 보여 줄 경우
한글을 깨치게 하거나 수학 개념을 가르치는 등 지식을 넓히기 위한 수단으로 책을 활용하면 지겨워할 수 있다.
신체적, 정신적인 건강에 문제가 있을 때
난시가 있거나 어떤 이유로 인해 정서적 불안 상태에 있으면 책을 잘 읽지 않게 된다. 이때는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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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책 읽기를 싫어해요 – 아이 심리백과, 신의진, 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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