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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3~4세(25~48개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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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말을 배울 나이에 갑자기 아이가 말을 더듬으면 엄마 가슴은 덜컹 내려앉습니다. 뇌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아이에게 심리적인 병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겁부터 더럭 납니다. 이때 아이의 발달 과정을 객관적으로 알면 걱정도 절반으로 줄어들고,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방법도 알게 됩니다.
아이의 발달 과정을 모르는 엄마들은 아이가 말을 더듬으면 걱정부터 하지만, 말을 더듬는 것은 성장상의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아이마다 차이가 있어 그것이 눈에 띄게 드러날 수도 있고, 그 과정을 거치지 않고 언어 발달이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말을 더듬는다면 다짜고짜 걱정부터 할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잘 넘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현명한 엄마의 모습입니다.
단순하게 말만 더듬는지 다른 문제도 있는지 잘 관찰하세요
33개월 된 남자 아이가 엄마 손을 잡고 진료실에 들어섰어요. 두 돌이 넘어서부터 말을 곧잘 했는데 얼마 전부터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신경 써서 들으면 말을 더듬는 것이 귀에 거슬릴 정도라 했습니다. 근래 아이가 변화를 느낄 만한 큰 사건도 없었고, 엄마와 아이와 관계도 좋았답니다. 그 엄마는 아이의 말 더듬는 버릇이 자라서까지 이어지면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이었죠.
그 아이의 언어 발달 상황을 검사해 보니 정상으로 나타났습니다. 언어 발달이 왕성해지면서 말수가 늘어나는 이 시기에 일시적으로 말더듬이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머리에는 말로 하고 싶은 생각이 가득 차 있는데 두뇌 발달상 말로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시쳇말로, 마음은 꿀떡 같은데 머리가 따라 주지 않는다고나 할까요? 그러다 보니 같은 낱말이나 구절을 되풀이하고 한 단어를 말할 때 길게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엄마가 보기엔 아이가 말을 더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고요.
제가 늘 얘기하는 것이지만, 엄마들의 조급증이 멀쩡한 아이를 문제 있는 아이로 만드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인내를 갖고 기다리면서 아이가 발달 과정을 잘 밟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될 것을, 남의 아이와 비교하거나 엄마의 욕심이 앞서 문제를 확대시키거나 심지어 없는 문제도 만드는 예가 태반입니다. 물론 그 반대로 엄마의 무지와 게으름이 아이를 망치는 경우도 있지만 말입니다. 그러니 아이가 다른 문제 없이 단순히 말을 더듬는 것이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면 저절로 없어지니까요.
아이가 혼자서 책을 읽거나 인형이나 동물과 얘기할 때는 막힘 없이 이야기하면서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긴장하여 말을 더듬기도 하는데, 이 역시 시간이 약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말을 더듬을 때 야단을 치거나 똑바로 이야기할 것을 강요하면 말 더듬는 현상이 습관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 말더듬이일까 아닐까?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일 때에는 소아 정신과 전문의와 언어치료사의 복합적 도움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이가 하는 말을 주의 깊게 들어 보자.
모음을 반복해서 말한다면?
엄마를 부를 때 '어-어-어-엄마'라고 한다거나 강아지를 '강-아-아-아지'라고 모음을 삽입해서 반복적으로 발음할 경우 말더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언어치료사의 도움을 받도록 하자. 반면 '가-그-가-거-강아지'처럼 자음을 반복하는 경우는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접속어를 반복해서 말한다면?
3세 전후의 아이들은 무슨 이야기를 할 때 '그래서' 혹은 '그런데'를 자꾸 되풀이하는 경우가 많다. 엄밀히 말해서 이것은 말더듬이 아니다. 머릿속에서 생각한 것을 표현하고자 할 때 언어 표현력이 부족하여 알맞은 단어를 생각해 내느라 시간이 걸리는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첫 음절을 늘려 말한다면?
말을 더듬는 아이들 중에는 낱말면 첫 음절을 길게 늘여 말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물'이라는 단어를 발음할 때 '음-ㅁ-ㅁ-물'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역시 주의 깊게 관찰해서 몇 달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만성적으로 말을 더듬으면 스트레스가 원인입니다
일시적으로 말을 더듬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될 수 있지만 말 더듬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만성적으로 말을 더듬는다면 스트레스가 많지 않은지 살펴봐야 합니다. 아이는 어른과 달리 자신에게 닥친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미처 해소되지 못한 스트레스가 말을 더듬는 등의 다른 이상 징후로 나타나는 것이지요.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말을 오랫동안 더듬는다면, 그 원인부터 찾아 해결해 주어야만 합니다. 이 문제를 계속 방치하면 단순히 말을 못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향 자체가 소극적이 될 수도 있고, 모든 일을 엄마에게 미루는 의존적인 성격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는 무엇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까요? 6세 이전의 아이들에게서 보이는 문제의 대부분은 엄마와의 애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서 발생합니다. 그러니 우선 엄마와의 관계가 좋은지 살펴보세요. 엄마가 주 양육자가 아니라면, 엄마 대신 아이를 맡아 돌보는 사람과의 관계를 살펴보십시오. 또한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될 만한 다른 요소가 없는지 잘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 엄마에게는 별일 아닌 것이 아이에게는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니 무엇이든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쓸데없이 다른 집 아이와 비교하는 말을 내뱉지는 않았는지, 주변 사람의 말만 듣고 아이에게 무조건 학습을 시키지는 않았는지, 사회성을 키워 준다고 무리하게 아이를 집 밖으로 내돌리지는 않았는지 등 아이의 24시간을 차근차근 떠올려 보고 점검해 보세요.
말 못한다고 지적하는 것은 절대 금물!
아이가 말을 더듬으면 도와준다고 옆에서 "천천히 말해라", "따라서 말해 봐라" 하며 일일이 지적하면서 고치려고 하는 엄마들이 있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에게 억지로 바른 습관을 잡아 주려고 하는 것처럼 곤혹스러운 일이 없습니다. 특히 말을 배우는 것처럼 인지능력을 요하는 경우는 더 그렇습니다. 억지로 다그치면 오히려 아이의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지적할 때마다 아이는 자신이 말을 더듬는다는 것을 의식해서, 말하는 데 자신감이 없어지거나 더 심하게 말을 더듬게 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말을 더듬는 증상을 정상적으로 여겨도 되는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이 예민하게 반응한 나머지, 오히려 증상이 악화된다고 합니다.
아이가 일단 말을 하면 더듬더라도 중간에 끼어들지 말고 끝까지 들어 주세요. 하고 싶은 말을 끝까지 마치게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래야만 아이도 자신감을 가지고 자기의 생각을 전달하는 방법을 깨치게 됩니다. 아이의 말을 끝까지 경청한 다음에는 아이의 말에 천천히 정확하게 대답해 주세요. 하루에 5분씩이라도 부모와 천천히 대화하는 연습을 하면 말을 더듬는 증상도 한결 좋아집니다.
부모의 심리적 안정도 중요합니다
아이의 심리가 불안할 때도 말 더듬는 현상이 많이 나타납니다. 아이가 말을 더듬는다고 엄마가 "우리 애만 왜 이럴까?", "평생 말을 더듬는 것은 아닐까?" 하고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으면 그것이 그대로 아이에게 전달되는데, 이 또한 아이의 심리를 불안하게 합니다. 그러니 엄마가 먼저 편안한 마음을 갖고, 아이가 말을 하는 것을 즐겁게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이가 말을 더듬으며 힘들어할 경우에는 "누구나 말이 쉽게 나오지 않을 때가 있어" 하고 격려하면서 부드러운 표정으로 아이를 안심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 스스로 주변 사람들에게 자기가 힘들어하는 점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편안한 양육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말 잘하는 아이로 만드는 생활법
계속 말을 걸고, 즐겁게 대화한다
언어 발달에 자극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벽에 단어 카드를 붙여 놓거나 책을 많이 읽어 주는 것은 아이에게 말하는 기쁨을 느끼게 하지 못한다. 그것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아이가 관심을 가지는 것들을 소재로 삼아 지속적으로 말을 걸고 즐겁게 대화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필요한 것을 말할 때까지 기다린다
아이를 배려한다는 생각에 아이가 말을 하지 않아도 일일이 챙겨 주는 부모들이 많다. 말 잘하는 아이로 만들기 위해서는 아이 스스로 원하는 것을 말하게 해야 한다.
할 말이 많도록 해 준다
즐거운 경험이 많은 아이는 말이 늘어나게 마련이다. 다양한 경험으로 아이에게 말할 거리를 많이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정확한 문장을 들려 준다
"물", "우유" 등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을 한 단어로만 말할 경우 정확한 문장으로 말하도록 한다. "우유를 달라고? 우유 여기 있어" 하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 좋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듣도록 한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아이가 이야기할 때 집중해서 듣는 모습을 보여 주고, 부모가 이야기할 때도 아이가 집중하여 듣게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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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말을 더듬는다고 야단치지 마세요 – 아이 심리백과, 신의진, 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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