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시기 | 5~6세(49~72개월) |
---|
부모들로부터 자주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아이 버릇을 바로잡으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아이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힘들다'는 것입니다. 어떤 엄마는 아이에게 '책상 정리 좀 하라'고 매일같이 이야기하는데도 스스로 정리하는 적이 없다고, 아이가 이상한 게 아니냐며 상담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경우 원인은 아이에게 이상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부모가 자신의 뜻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부모의 뜻을 전달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면, 아이는 부모의 말을 '잔소리'로 여기고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됩니다.
지각 대장 경모의 버릇 고치기
저 역시 제 생각과는 반대로 행동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이걸 혼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합니다. 매일 아침 아무리 깨워도 이불 속에서 뭉그적거리고 있는 아이를 보며 입 안에서 뱅뱅 맴도는 사나운 말을 꿀꺽 삼킨 적도 많지요. 하지만 매번 봐줄 수는 없는 법. 아이의 행동이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면 작정하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예전에 경모가 연달아 열흘이나 지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경모는 아침잠이 유난히 많은 아이여서, 유치원에 다닐 때도 아침마다 전쟁이 따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버릇이 학교에 들어가서도 여전했지요. 그때까지만 해도 시간에 맞춰 깨워 주기만 했을 뿐 지각에 대해서는 크게 나무라지 않았어요. 지각을 하면 학교에서 혼날 테고, 그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열 번이나 연달아 지각한 상황이 되고 보니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혹시 경모가 학교에서 혼나는 것에 무감각해져서 그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규칙을 지킨다는 것의 의미를 일깨워 주기로 했지요. 그날 밤 저는 심각한 얼굴로 경모 방에 들어가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경모야, 네가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건 엄마도 잘 알아. 네가 아침잠이 많아서 그러는 거잖아. 아침잠이 많은 사람도 있고, 저녁잠이 많은 사람도 있지. 맞지?"
"네."
"하지만 세상에는 최소한 지켜야 할 규칙이 있어. 학생이 지각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도 규칙이지. 그 규칙을 지켜야 학교생활도 잘 할 수 있는 거야."
"네."
"앞으로 노력해 보자. 힘들더라도 일찍 일어나기, 할 수 있지?"
"네."
그날 이후 경모는 일찍 일어나기 위해 노력했고, 지각하는 횟수도 줄어들게 되었지요.
부모의 말이 잔소리가 되지 않게 하려면
경모가 저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행동을 고친 것은 제 말이 옳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어느 부모가 옳지 않은 말을 하겠습니까. 하지만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자꾸 하다 보면 잔소리가 되고 맙니다. 평소에 잔소리를 별로 하지 않았기에 제가 건네는 이야기를 경모가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지요.
부모는 자신이 생각한 것과 느낀 것을 모두 아이에게 이야기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이야기는 삼킬 수 있는 인내심이 있어야 하지요. 느끼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바로바로 이야기하면 부모의 권위가 떨어지게 됩니다. 부모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은 잔소리가 되고 마니까요.
그래서 부모가 생각하기에 정말 중요하다 싶은 메시지를 아이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평소 사소한 잘못은 그냥 넘기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책상 정리해라'와 '게으름을 피우지 마라' 중에서 어떤 메시지가 아이에게 더 중요할까요? 물론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이가 정리는 좀 못해도 게으름 피우지 않는 아이가 되길 바라는 부모가 많을 것입니다. 이때 '게으름 피우지 마라'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책상 정리해라'라는 말은 참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게으름 피우지 마라'라는 말이 '책상 정리해라'와 같은 잔소리 수준으로 뚝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에게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꼭 해야 되는 말인가, 아니면 넘겨도 되는 말인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중요한 말인가, 나중에 해도 될 말인가'를 항상 판단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가 꼭 알아야 할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것이 부모의 말이 잔소리가 되지 않게 하는 방법입니다.
하고 싶은 말의 반만 하세요
나쁜 버릇을 바로잡기 위해 이야기를 할 때, 중요한 가치를 전달하고 싶을 때 고려해야 할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최대한 감정을 억제하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만약 제가 경모에게 "경모, 너 이리 와 봐!" 하고 화부터 냈다면, 아이는 '엄마가 심각한 이야기를 하려나 보다'라고 생각하기 전에 기분이 나빠지거나, 혼날까 봐 두려움에 떨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 역시 감정적이 되어 엄마의 말에 집중하기 힘들었을 것이고요.
그래서 저는 아이 버릇을 바로잡아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되도록 화를 내는 것도 아니고 웃는 것도 아닌 중립적 표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지요. 이렇게 하면 감정이 섞이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의 뜻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다가는 잔소리가 되기 십상이며 감정이 격해질 수 있습니다.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에도 한계가 있지요. 그러니 언제나 하고 싶은 말의 반만 하세요. 그랬을 때 아이들은 그 말을 놓치지 않고 듣게 됩니다.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기 전 생각해야 할 것
1. 꼭 말로 해야 하는 건가, 나아지길 기다릴 일인가
2. 중요한 일인가, 사소한 일인가
3. 화내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는가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글
출처
전체목차
심리와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
백과사전 본문 인쇄하기 레이어
[Daum백과] 나쁜 버릇을 어떻게 잡아 줄까요? – 아이 심리백과, 신의진, 갤리온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