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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가림이란 생후 8개월 정도부터 엄마를 다른 사람과 분명히 구별하고, 엄마 외의 다른 사람을 싫어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는 엄마와 떨어지는 것 자체를 무서워하는 분리 불안과는 다릅니다. 분리 불안은 6~12개월에 처음 나타나는데 엄마와 자신이 한 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그에 불안감을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엄마들은 대개 낯가림이 너무 심한 경우만 문제를 삼는데, 저는 오히려 낯가림이 전혀 없는 경우가 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 잘 안기는 걸 두고 아이 성격이 좋아서 그런가 보다며 좋아해서만은 안 됩니다. 이 경우 엄마와 아이의 애착에 문제가 있지 않은지 되짚어 봐야 합니다. 만일 정상적으로 엄마와 애착 관계를 형성한 아이라면 돌 이전에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피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에 반해 엄마와 애착 관계가 허술하면 엄마와 다른 사람을 구별하지 않고 아무에게나 안기게 되는 것이지요. 한 예로 고아원 등의 탁아 시설에서 자란 아이들 중에는 낯가림을 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바로 주 양육자와의 친밀한 애착 관계를 이룰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물론 기질적으로 아주 순한 아이라면 낯가림 기간이 짧고 정도가 약해 엄마가 미처 모르고 넘어가기도 합니다.
뇌 기능상의 문제가 있을 때에도 낯가림이 없습니다
낯가림이 없는 것을 예의 주시해야 하는 이유는, 뇌 기능상의 문제가 있을 경우에도 낯가림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선 지능이 떨어지면 관계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할 수 없어 낯을 가리지 않습니다. 또한 낯을 가리지 않는 것이 발달 장애의 한 증상일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폐증인데, 자폐증으로 인해 사회성이 발달이 안 된 경우에도 낯을 가리지 않습니다. 또 아이에게 익숙한 사람과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구별할 수 있는 인지 능력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아이가 낯선 사람이 안아도 놀라지 않고 가만히 있거나 엄마와 떨어져도 불안해하지 않는 것은 정상 발달 과정에 어긋납니다. 정서 장애든 뇌 기능상의 장애든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는 신호이지요. 따라서 아이의 행동 특징을 잘 살펴보고 전문의와 상의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부모들은 아이가 낯을 가리기 시작하면 낯선 사람들을 자꾸 보여 줘야 나아진다며 억지로 아이를 다른 사람 앞에 내놓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잠을 못 자거나 불안 장애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특히 엄마가 억지로 다른 사람에게 아이를 맡기고 자리를 비우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낯가림 증상은 엄마가 없어도 괜찮다는 것을 아이 스스로 깨닫고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그 대상 범위가 차차 줄어듭니다. 아이가 고모나 삼촌, 할머니 할아버지 등 가까운 사람부터 차차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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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아이가 사람을 가리지 않고 아무에게나 안겨요 – 아이 심리백과, 신의진, 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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