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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전까지는 길러 주는 사람을 더 좋아해야 합니다

아이는 생후 6개월간 주 양육자와 애착을 형성합니다. 이때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이 아이를 키워 준다면 그 사람과 애착을 형성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요. 만약 대리 양육자가 있는데도 아이가 엄마만 보면 안겨서 안 떠나려고 할 경우, 대리 양육자의 양육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살피고 아이와 그 사람의 관계를 꼭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속 강조하지만, 아이가 주 양육자가 아닌 다른 사람을 더 따른다면 애착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엄마보다 아빠를 더 따르는게 자연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아이는 첫돌 전후에 운동 발달이 크게 이루어지면서 몸을 이용한 놀이를 좋아하게 마련입니다. 아빠는 이런 놀이를 잘 해 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이 입장에서는 아빠와 노는 것이 훨씬 재미있어 놀 때에는 아빠를 더 따르는 것이지요.

아이와 애착 관계를 확인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아이가 힘이 없고 몸이 안 좋을 때, 즉 도움이 필요할 때 누구에게 가는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아빠나 다른 사람에게 가는 건 문제가 안 됩니다. 몸이 아프고 힘들 때 엄마를 찾으면 애착 관계에 문제가 없는 겁니다. 앞의 경우에도 잘 지켜보면 아이는 실컷 놀았다는 생각이 들거나 뭔가 필요한 것이 생기면 엄마를 찾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아이는 생후 2년간의 애착 형성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얻고 사회성을 기르게 됩니다. 그러므로 애착 형성은 이 시기의 가장 중요한 발달 과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직장을 다니는 엄마라면

직장을 다니는 엄마의 경우 아이와 오랜 시간 함께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아이와의 애착 관계에 대해 걱정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럴 때에는 아이가 엄마보다 대리 양육자와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할 수 있도록 과감히 도와주어야 합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제대로 사랑을 주지 못할 바에야, 훌륭한 대리 양육자에게 아이를 맡기고 아이가 사랑을 받으며 크고 있는지 꼼꼼히 체크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말입니다.

이것 때문에 나중에 아이와의 관계가 소원해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는 신기하게도 두 돌이 지나면서부터 자기를 돌봐 주는 사람과 엄마를 구별하고,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엄마라는 존재가 따로 있고, 그 사람이 자신을 가장 사랑하고 자신에게 힘을 발휘하는 존재라는 걸 깨닫고 엄마를 따르지요. 이때부터는 아침 출근길에 가지 말라며 엄마 치맛자락을 붙들기도 하고, 근무 중에 전화를 걸어 일찍 들어오라고 채근하기도 합니다. 세 돌 정도가 되면 그 정도가 더 심해져 직장을 그만둘까 심각하게 고민을 하는 엄마도 있습니다. 아이와 어떻게 시간을 함께할까 하는 고민은 오히려 이 시기에 더 필요한 일입니다.

만일 엄마 대신 다른 사람 손에서 자란 아이가 훗날 엄마를 싫어하고 무서워한다면 대리 양육자가 아이를 사랑으로 키우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 대리 양육자에게 느꼈던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금에 와서 엄마에게 그대로 투영시키는 것이지요. 실제로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현재 엄마의 이미지보다는 과거에 자신을 길렀던 주 양육자의 이미지가 엄마와의 관계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곤 합니다. 그러니 만일 직장을 다니고 있는 엄마라면 엄마가 직접 아이를 키우지 못한다고 걱정하거나 죄책감을 느낄 것이 아니라, 정성과 사랑을 다해 아이를 키워 줄 수 있는 대리 양육자를 찾도록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