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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이 심리백

아픈 아이를 키울 가장 신경 써야 것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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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비해서 아토피와 천식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에게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미국의 경우 만성적인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가 전체 아동의 1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충분히 그 정도 수치가 되리라고 봅니다.

만성적인 질환이 있거나 병약한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건강상의 문제도 그렇지만 건강한 아이에 비해 아이와 엄마의 관계가 나빠질 여지가 훨씬 많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약 먹기, 주사 맞기 등 아이가 싫어하는 걸 많이 시켜야 하다 보니 그만큼 엄마와의 애착 형성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그럴수록 엄마는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아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몸이 아파 가뜩이나 예민한 아이가 엄마와의 관계마저 나쁘다면, 정서 발달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몸이 완치된다 하더라도 정서상의 문제는 계속 남아 성인이 되어서까지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아픈 아이에게 약을 먹일 때에는

병약한 아이와 엄마의 관계가 나빠지는 가장 큰 원인은 매일 치러야 하는 약 먹이기 전쟁입니다. 약을 먹어야만 하는 아이나, 먹여야만 하는 엄마나 힘들기는 매한가지이지요. 덜 힘들게 약을 먹이려면 '약은 당연히 아이가 먹기 싫어하는 것'이라 단정 짓지 말고 구체적으로 아이가 왜 약을 먹기 싫어하는지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약이 써서 싫어한다면 약에 단 것을 섞어 먹이면 됩니다. 어떤 아이들은 약 색깔이 싫어서 약을 거부하는데, 그럴 때에는 다른 색깔의 약으로 바꿀 수 있는지 알아보고, 그럴 수 없다면 약 위에 초콜릿 등을 덧입혀 보는 것도 좋습니다. 약을 두고 아이와 정면 대결을 하기보다는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 이것저것 실험해서 엄마와 아이 모두 편한 방법을 찾아보세요. 저도 큰아이 경모가 어릴 때 병치레가 심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약을 먹일 때마다 한바탕 전쟁을 치르곤 했는데, 어느 날 아이에게 콜라를 조금 마시게 한 뒤 약을 먹이면 그나마 쉽게 약을 먹는 걸 발견했습니다. 영양학적으로 콜라가 아이에게 좋지 않지만 당장의 약이 아이 건강을 위해서는 꼭 필요했고, 실랑이를 벌여 아이와 관계가 나빠지는 것보다는 콜라를 먹이는 게 났다고 생각해 종종 그 방법을 이용하곤 했습니다.

만약 아이가 이유 없이 약을 거부한다면 되도록 빨리 먹여서 그 고통을 벗어나게 해 주어야 합니다. 멀리서 약봉지를 꺼내 아이가 있는 곳까지 보이게 들고 가면 아이가 우는 시간도 그만큼 길어집니다. 어쩔 수 없다면 최대한 짧고 빠르게 끝내는 게 좋습니다.

또한 아이가 약을 먹고 토해도 절대 화를 내면 안 됩니다. 그러면 아이는 약 먹기를 더욱 싫어하게 될 뿐이지요. 토할 때를 대비해 약을 넉넉히 준비해 놓고 토하면 잘 달래서 다시 먹이도록 하세요.

두 돌 전에는 약을 못 먹는 아이가 많습니다. 인지적으로 약을 왜 먹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두 돌만 지나면 아이는 약이 싫지만 빨리 먹고 끝내야 엄마가 좋아한다는 것을 압니다. 이런 면에서도 엄마와 아이 사이가 좋아야만 합니다. 만약 엄마와의 사이가 좋지 않으면 아이는 그러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를 느끼지 못하지요.

아픈 아이의 경우 가려야 하는 음식이 많습니다. 하지만 질병과 크게 상관없는 음식까지 무조건 절제시키는 것은 아이와 엄마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고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습니다. 제가 만난 한 아이는 아토피가 심하다는 이유로 평소에 엄마가 피자와 같은 인스턴트식품을 절대 사 주지 않았더니 아이가 피자만 보면 울더군요. 아이의 질병에 따라 반드시 금지해야 할 음식이 아니라면 적당히 먹게 해 주는 융통성이 필요합니다.

병원에 대한 거부감도 없애 줘야 합니다

아픈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지요. 주사기와 청진기만 봐도 자지러지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약을 먹일 때와 마찬가지로 병원에 갈 때도 아이가 왜 싫어하는지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청진기의 차가운 감촉을 싫어합니다. 그러니 의사에게 청진기를 미리 따뜻하게 한 뒤 진찰해 달라고 부탁하고 아이의 시선을 청진기에서 다른 곳으로 돌려 주세요.

병원은 아이에게 두려울 수밖에 없는 곳입니다. 그런 곳을 자꾸 가자고 하는 엄마가 아이는 야속할 수밖에 없지요. 어떻게 하면 병원을 조금 더 쉽게 다닐 수 있을지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다음의 사항도 함께 고려하기 바랍니다.

병원을 도구 삼아 아이를 혼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어떤 엄마들은 아이가 말을 안 들으면 병원 가서 아픈 주사 놓는다고 겁을 주는데, 이런 말로 인해 아이가 병원을 더 무서워하게 될 수 있습니다.

병원에 가는 걸 속이지 마세요

아이가 병원 가기를 싫어한다고 해서 다른 곳에 간다고 거짓말을 하면, 아이가 가진 엄마에 대한 믿음이 깨지게 되고 사람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 생길 수 있습니다.

되도록 친절한 병원을 찾아가세요

아이가 병원 가는 일이 좋아지도록 재미있는 놀이 시설이 있거나 친절한 의사가 있는 병원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병원 놀이를 해 보세요

아이들은 왜 병원에 가야 하는지 잘 모릅니다. 주사를 맞은 기억만으로 막연히 두려워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요. 왜 병원에 가야 하는지 책이나 놀이를 통해서 알려 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힘들었을 병원 진찰을 잘 끝낸 아이에게 보상을 주라는 것입니다. 보상이 아이의 버릇을 나쁘게 한다고들 하지만 아픈 아이에게는 예외입니다. 그래야만 두려움을 극복하고 치료에 임할 힘을 내게 됩니다. 진료가 끝나면 아이에게 잘해 줌으로써 병원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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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진 집필자 소개

1964년 부산 출생. 연세대 의대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1997년 미국 콜로라도 대학에서 유학 후, 현재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및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아..펼쳐보기

출처

아이 심리백과
아이 심리백과 | 저자신의진 | cp명갤리온 도서 소개

아이의 발달 과정에 따른 심리 변화와 육아법을 담은 백과사전. 0세부터 6세까지 아이를 키우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연령대별로 나누고 아이의 뇌 발달과 심리적 성장 과정에..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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