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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5~6세(49~72개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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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은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첫째보다 둘째가 더 예쁘고 사랑스러워요. 둘 다 내가 낳았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요? 첫째는 하는 짓마다 미워 보이고, 둘째는 뭘 해도 예뻐 보여요. 둘째가 없었으면 무슨 재미로 살았을까 싶을 정도예요. 심지어 짜증 내고 울 때도 볼에다 뽀뽀를 하게 된다니까요."
이러면서도 엄마들은 혹시 첫째가 엄마 마음을 알아채고 상처를 받는 건 아닐지 노심초사합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데, 자기가 낳은 자식 중에서도 유독 예쁘거나, 유독 미운 자식이 있는 것을 보면 옛말이 다 맞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하늘이 주신 선물 같았던 둘째, 정모
둘째가 더 사랑스럽다는 말을 하는 엄마들이 있습니다. 사실 저도 거기에 맞장구를 친 적이 많습니다. 3년 동안 큰 아이를 키우며 지쳐 있던 저에게 둘째 정모는 하늘이 주신 선물 같기만 했습니다. 미국에 있는 동안 연구의 일환으로 둘째가 발달 검사를 받게 되었는데 전 영역에서 또래보다 최소 1년 이상 빠르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검사를 지켜본 미국인 동료들이 "영재반에 가야겠다"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 것 같아 보이는 정모를 보는 일은 큰 기쁨이었습니다. 정모 같은 아이라면 몇 명도 더 키울 수 있다고 남편에게 농담을 했을 정도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경모를 보며 주름 짓던 얼굴이 정모를 바라볼 땐 저도 모르게 미소 짓고 있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부모는 첫째보다 둘째를 더 좋아하게 됩니다. 셋째가 태어나면 둘째보다 셋째를 더 좋아하게 되죠. 그래서 대부분의 가정에서 막내는 늦게까지 아기 취급을 받고, 그로 인해 의존성이 강해져 부모로부터 심리적인 독립이 늦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미 첫째를 키운 부모들은 그간의 경험 덕에 둘째를 수월하게 키우게 마련인데, 그것을 '둘째가 순해서'라고 착각하곤 합니다. 또한 둘째가 태어날 즈음이면 첫째는 한창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꼬박꼬박 말대답을 할 나이이지요. 그러니 품에 안겨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재롱을 떠는 둘째가 더 예뻐 보일 만도 합니다. 부모의 예쁨을 받는 둘째는 부모의 관심을 더 얻기 위해 더 예쁜 짓을 하게 되고 이는 또 부모의 사랑을 불러 오지요. 이런 모습에 첫째는 소외감을 느끼고 부모의 사랑을 빼앗아 간 동생에게 심술을 부리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엄마 눈에는 첫째가 날이 갈수록 말썽쟁이가 되는 것 같을 수밖에요.
기대 수준이 다른 것도 둘째를 좋아하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첫째에게는 기대가 커서 아이의 행동이 눈에 차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둘째에게는 기대 수준이 낮아 조금만 잘해도 크게 칭찬하게 됩니다. 첫째를 키울 때는 "이제 여섯 살이면 혼자서 밥을 먹어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둘째가 여섯 살이 되면 "아직 어린데 먹여 줄 수도 있지 뭐" 하고 너그러워지는 것입니다.
이는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두 아이에 대한 다른 태도를 아이들에게 들켰을 때는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첫째와 둘째 사이에 벽을 만들고, 두 아이 모두에게 정서상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비교는 아이들 마음에 상처만 남길 뿐
큰아이 경모 역시 둘째를 대하는 제 태도와 마음을 모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한집에 살다 보니 숨기고 싶어도 숨길 수 없는 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워낙 주변에 관심이 없던 큰아이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속으로 참 많이 서운했을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결론을 말하자면 둘째를 키우는 것도 경모를 키울 때만큼이나 어려웠습니다. 무엇을 가르치든 빨리 받아들이고 잘 따라오니까 이것저것 시키고 싶은 게 많아지고, 하는 것마다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니 점점 더 욕심을 내게 되었습니다. 결국 저의 이런 욕심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키우는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유치원 다니던 정모가 공부 스트레스로 거짓말까지 하는 것을 보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기분이 들더군요. 그리고 비로소 제 모습을 반성하게 됐습니다.
둘째가 더 사랑스럽다고 이야기하는 엄마들 중에도 저와 같은 경험을 한 엄마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당장이야 둘째가 예뻐 보일지 몰라도 아이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변해서 부모를 당황하게 할지 모릅니다. 따라서 아이가 보여 주는 지금 현재의 모습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아이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이후로 저는 두 아이를 똑같이 사랑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경모는 경모대로 사랑스러운 점을 찾아 칭찬해 주었고, 정모에게는 정모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관심을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 경모도 정모만큼 사랑스러운 아이이고, 정모 역시 저의 모든 근심을 사라지게 할 만큼 완벽한 아이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 순간 저는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옛말이 정말 맞는 말임을 알았지요.
둘째가 사랑스럽다는 엄마들은 사사건건 큰아이와 동생을 비교합니다. "동생은 이렇게 하는데 너도 해 봐" 하면서요. 심하게는 "어떻게 동생만도 못하니" 하며 혼내기까지 합니다. 비교만큼 나쁜 것은 없습니다. 더군다나 남도 아닌 형제끼리의 비교는 아이들에게 큰 상처를 줍니다.
모성은 본능이 아니라 연습으로 완성됩니다
직장을 다니느라 첫아이를 3년 동안 할머니에게 맡겨 키운 엄마가 있었습니다. 둘째를 임신하게 되자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를 데려왔습니다. 지금껏 제대로 주지 못한 사랑을 맘껏 전해 주겠다고 결심하면서 말이지요. 하지만 둘째가 태어난 뒤 둘째는 그저 보고만 있어도 좋은데, 첫째에게는 좀처럼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아 오히려 당황스러웠다고 합니다. 물론 특별히 차별을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첫째는 의무감에서, 둘째는 마음에서 우러나 잘해 주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힘들어도 내 손으로 직접 키운 아이에게 더 정을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만약 첫째를 직접 키우고 둘째를 할머니에게 맡겼다면 첫째가 더 사랑스러웠을 것입니다. 이렇듯 아이를 향한 사랑에는 함께한 시간의 양도 영향을 미칩니다.
저는 이 엄마에게 첫째와 처음 만났다고 생각하고 사랑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둘째가 더 사랑스럽다면 그 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첫째를 향한 사랑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흔히 모성은 본능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모성은 아이를 키우면서 길러지는 것이며, 모성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아이와 함께하며 갈등을 극복해 가는 노력과 경험 없이 진정한 모성은 생기지 않습니다.
출생 순서에 따른 아이 성격 & 양육법
첫째
완벽주의적 성격이 강하다. 동생보다 자신에게 더 부모의 기대치가 높다고 생각해 스스로 부담을 갖는 경우가 많다. 동생이 태어나기 전까지는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신감을 키우지만 동생이 태어나면 질투, 불안감 등으로 퇴행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이때는 둘째보다는 첫째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엄마 아빠가 나를 사랑한다'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
막내
사랑스럽고 자유분방하며 사교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가끔은 반항적이고, 버릇이 없고, 산만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다른 형제들에게 주어지는 관심에 질투를 느끼기도 하고, 가정에서 대화를 주도할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 부모는 막내를 귀엽게만 여겨 어린아이 취급을 하지 말고, 독립적 존재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
중간
첫째의 완벽주의나, 막내의 자유분방한 성격 중 하나를 닮기도 하고 양쪽의 성격을 함께 가지는 경우도 있다. 다툼을 중재하는 일을 잘하는 것도 특징이다. 중간에 있다 보니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해 때때로 반항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때는 아이 스스로 가족에게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지 느끼게 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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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첫째보다 둘째가 더 사랑스러워요 – 아이 심리백과, 신의진, 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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