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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5~6세(49~72개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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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강요하는 것도 아닌데 뭐든 배우려고 들고 지기 싫어하는 욕심 많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몇 해 전 여섯 살 난 딸이 친구들이 무엇을 배운다고 하면 자기도 가르쳐 달라고 성화고 조금이라도 뒤처지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며 찾아온 엄마가 있었습니다. 다른 엄마들이 들으면 배부른 소리라고 할지 모르지만 이 엄마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아이 성화에 못 이겨 학습지를 시켜 줬는데, 숙제를 새벽까지 하기도 하고, 친구한테 조금 밀리는 것 같으면 분해서 아무것도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관심과 사랑을 원하는 행동
이 아이의 경우에는 단순히 욕심이 많다기보다는 정서 발달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엄마가 직장을 다니고 있어 아이에게 신경 쓸 시간이 부족했고, 또 성격상 아이에게 무심한 경향도 있었습니다. 엄마 스스로는 아이에게 이것저것 강요하지 않고 아이를 편하게 해 주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엄마의 사랑과 관심이 무척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엄마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려고 배움에 집착한 것이지요. 이런 행동이 심각해지면 정상적인 정서 발달을 저해하여 남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통해 엄마의 시선을 끌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친구 관계도 당연히 나빠지지요.
그러므로 만약 아이가 이 같은 행동을 보인다면 엄마 스스로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과 관심을 쏟았는지 먼저 반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못해도 괜찮아", "우리 딸 정말 예쁘다" 등의 말로 부모의 사랑을 확인시켜 주세요. 또한 평소보다 더 잘해 주고,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려 보는 것도 좋습니다.
형제 사이의 경쟁 관계가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둘째 정모가 유치원에 다닐 때의 일입니다. 저는 아이가 미술 대회에 나갔는지도 몰랐는데 갑자기 제게 오더니 상장 하나를 쑥 내밀더군요.
"엄마, 나 잘했지?"
"응, 잘했구나."
"그리고?"
"그리고 뭐? 잘했다고 말했잖아."
그 순간 아이 표정이 샐쭉해지더군요. 상을 받아 왔으니 안아 주며 한껏 칭찬해 주기를 기대한 모양이었지만 저는 그 말만 하고 말았습니다. 아이가 서운할 걸 알면서도 그렇게 한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정모야, 대회에 왜 나갔니?"
"상 받으려고."
짐작한 대로였습니다. 정모는 상을 받으면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고 칭찬받는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자신이 남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었던 것이죠.
그러나 저는 정모의 그런 태도가 앞으로 무언가를 배우고 발전하는 데 있어 위험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남보다 앞서는 것에 집착하다가 행여 제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얼마나 큰 상처를 받겠습니까? 또한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을 의식하면, 여유 있게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키워지는 창의성은 상대적으로 뒤처질 수 있지요.
정모의 항상 남보다 앞서려고만 하는 성향은 형과의 경쟁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둘째는 태어나면서부터 형과 부모의 사랑을 나눠 가져야 하기 때문에 그런 성향을 가지기 쉽지요. 그러니 형이라는 존재를 무조건 이겨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도록 부모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배우는 것 자체에 기쁨을 느끼게
정모는 사실 형이 배우는 것이면 무엇이든 따라 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아이를 말려야 했습니다.
"너 그거 안 해도 괜찮아. 엄마는 네가 그거 잘한다고 좋을 것 같지 않아."
만약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하게 했다면 정모는 배우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모른 채 오로지 형을 이기기 위한 학습에만 관심을 가졌을 것입니다.
칭찬을 받기 위해 또는 보상을 바라면서 하는 학습은 단기적인 효과는 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코 장기적인 처방이 되지는 못합니다. 학습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자신이 정말 좋아서 하고, 자기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아이가 배우는 것에 지나친 욕심을 부린다면, 아이의 어떤 마음에서 그 욕심이 비롯된 것인지 살펴보고 때에 따라서는 적당하게 제지해 주어야 합니다.
행동이 빠르고 욕심이 많은 여섯 살 지민이
여섯 살 지민이는 무엇이든 앞서 가려고 노력하는 아이다. 놀이터에서 놀 때는 다람쥐처럼 달려가 그네를 제일 먼저 차지했고, 유치원에서도 늘 먼저 발표하고, 그림을 그려도 제일 먼저 끝냈다. 이런 지민이를 두고 엄마는 아이가 행동이 빠르고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고만 생각해 왔다. 그러던 어느 날 유치원 선생님의 상담 요청을 듣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선생님은 아이가 뭐든지 먼저 하고 잘하려고 하는 것이 수업을 방해한다고 했다. 처음에는 '아이가 욕심이 많은 것도 나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엄마는 그런 말을 하는 선생님에게 서운할 뿐이었다.
하지만 선생님과 상담하면서 그제야 엄마는 아이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게 됐다. 지민이는 수업 시간에 자신의 말만 하려 하고, 다른 친구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늘 자기주장만 하다 보니 친구들과 사이도 나빴다. 게다가 선생님에게 지나치게 애정 표현을 요구해 선생님을 힘들게 하고 있었다.
엄마는 지민이가 배우는 것에 욕심을 부려 내심 뿌듯했는데 그런 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다. 선생님은 지민이가 엄마를 몹시 그리워한다며 아마도 어린 동생에게 사랑을 빼앗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 후 엄마는 지민이에게 예전보다 더 많이 애정을 쏟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민이에게 될 수 있는 한 애정 표현을 많이 하고 스킨십도 자주 나누려고 한다. 그 결과 지민이는 쓸데없는 욕심이 줄었고, 유치원에서의 태도도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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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지기 싫어하고 무엇이든 최고여야 해요 – 아이 심리백과, 신의진, 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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