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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을 잃었을 경우 많이 나타납니다

자아상에 심각한 손상을 입고 자신감을 잃은 아이들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 시절 자신감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평소 부모가 아이가 잘하는 것에만 관심을 보이거나 못하는 것에 대해 엄하게 꾸짖었다면 아이는 자연히 무엇이든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잘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에 대해서는 시도도 해 보지 않고 "나는 못해"라고 하는 것이지요.

부모가 아이의 공부에만 관심을 가질 경우에는 아이가 학습지만 보려 하고, 다른 것은 하지 않으려 할 수 있습니다. 학습지를 통해서 부모에게 인정을 받고 싶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이 같은 경우에는 부모가 아이의 공부에만 관심을 갖지 않았는지 스스로 진단해 봐야 합니다.

그렇다고 생각되면 아이가 학습지 문제를 잘 풀더라도 조금은 무관심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오히려 다른 것을 할 때 "잘한다", "예쁘다"는 말을 해 주어 아이의 관심사를 확장시켜야 합니다. 또한 "나는 못해"라는 말을 계속 하더라도 끈기를 갖고 다독여 주어야 하지요. 화를 내거나 야단을 치면 부모와 아이의 관계만 나빠질 뿐입니다.

결과와 상관없이 시도한 용기를 칭찬해 주세요

"나는 못해"를 연발하던 아이가 어떻게든 새로운 것을 시도한 경우에는 그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시도한 용기를 칭찬해 주어야 합니다. 자신감이 아주 적은 상태에서 새로운 일을 시도하였을 때는 그 결과 역시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아이에게 기대가 큰 부모의 눈에는 더 그렇게 보이겠지요. 하지만 아이가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면 좋은 결과물이건 나쁜 결과물이건 절대 만들어 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시도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칭찬을 듬뿍 해 주세요. 아이 역시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해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때는 이렇게 격려를 해 주세요.

"누구나 처음에는 잘하기 힘들어. 하지만 노력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힘들고 어려워 보이는 일도 여러 번 연습하면 쉽게 할 수 있고 더 잘하게 된단다."

칭찬을 할 때는 아주 구체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데 자신 없어 하던 아이가 그림을 그렸다면, 밑도 끝도 없이 "참 잘 그렸네"라고 하는 것보다 "여기 자동차가 좀 이상하다. 하지만 나무는 저번보다 잘 그렸는걸! 앞으로 조금만 더 연습하면 자동자도 잘 그리게 될 것 같아. 우리 자동차만 다시 그려 볼까?" 하고 말해 주세요. 두루뭉술한 칭찬은 용기를 내서 시도한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실수해도 괜찮다고 이야기해 주세요

엄마들은 태생적으로 아이가 뭔가 실수를 저지르거나 잘못하는 것을 못 봅니다. 엄마 생각에 잘못됐다 싶으면 그 즉시 지적해야 직성이 풀리지요. 솔직히 말하면 저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런데 엄마가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마음으로 아이를 대할 경우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들은 실수를 하거나 엄마 기대만큼 하지 못할까봐 미리 "나는 못해"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저지르는 실수는 꼭 '바로잡아야만' 고쳐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내버려 두었을 때 예기치 않은 효과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젓가락질을 잘 못하는 아이에게 매번 방법을 가르쳐 줘도 나아지지 않아 포기하고 내버려 두었는데 혼자 열심히 연습해서 젓가락질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실수를 통한 '피드백 효과(Feedback Effect)'입니다. 실수를 거듭하면서 자기 스스로 가장 옳은 방법을 터득해 가는 것이지요. 어른들도 그렇지만 아이들은 특히 그 효과가 상당히 큽니다.

일상생활에서 아이가 실수를 하더라고 야단치지 말고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세요. 더불어 엄마 아빠의 경험담을 이야기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엄마도 어렸을 때 퍼즐을 잘 못 맞춰서 너무 속상했어. 그런데 자꾸 하다 보니까 어떻게 하는지 알게 되었고, 나중에는 어려운 퍼즐도 잘 맞추게 되었어."

이런 식으로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음을 이야기해 주는 것이지요. 저는 경모와 정모를 키우면서 종종 실수를 경험하게 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자동차를 공룡처럼 그리더라도 내버려 두었고, 준비물을 빠트려도 챙겨 주지 않았지요. 일부러 그랬다기보다는 아이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에 대해 가끔 모르는 척 눈을 감아 주었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것입니다.

실수를 눈감아 주는 것은 아이 마음에 여유를 줄 뿐 아니라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또한 아이가 다음에 똑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감을 갖고 대처하게 하지요. 따라서 아이의 작은 실수만 보지 말고 발달이라는 큰 시각에서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 주는 여유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