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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1세(0~12개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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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낯가림이 너무 심하면 엄마는 힘이 듭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물론, 고모나 삼촌에게도 안 가고, 심지어 아빠가 안경만 바꿔 써도 울고불고 난리를 치니 엄마가 쉴 틈이 없지요. 시댁에 갔다가도 난리를 치고 울어 대는 아이 때문에 낭패를 보기도 합니다. 보고 싶던 손자가 그렇게 싫다고 울어 대니 시부모님도 마음이 안 좋으실 것 같아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낯가림은 뇌가 발달했다는 증거입니다
아이는 세상에 대한 인식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자신과 다른 대상에 대해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게 되는데, 이를 '낯가림'이라고 합니다. 그 대상은 낯선 사람이 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동물이나 소리, 혹은 상상으로 만들어 낸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8개월 전후로 낯가림이 시작됩니다. 아무리 순한 아이라고 해도 이 시기가 되면 낯선 사람을 경계하고, 심한 경우 경기를 일으킬 만큼 울기도 합니다. 이는 엄마를 알아본 직후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전에는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구분하지 못했지만 이젠 구분을 하고 두려움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만큼 기억력이 발달하고 나름의 사고 체계가 잡혔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기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아이에게는 이제 새롭게 보고 듣는 모든 것이 무섭습니다. 하지만 대상을 무서워하는 자체가 바로 세상에 적응해 가는 과정입니다. 엄마는 낯을 가리는 아이 때문에 주변 사람에게 민망할 때가 종종 있지만, 낯가림 자체가 아이가 엄마를 알아본다는 의미이니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낯가림 vs 분리 불안
낯가림과 분리 불안은 그 원인이 엄마와의 관계에서 비롯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본질은 엄연히 다르다. 낯가림은 약 8개월부터 엄마가 아닌 낯선 대상을 싫어하는 현상이고, 분리 불안은 6~12개월 이후부터 엄마와 떨어지는 자체를 두려워하는 증상을 말한다. 만일 엄마가 아닌 다른 주 양육자가 있다면 낯가림과 분리 불안은 그 사람에게서 비롯된다.
아이가 느끼는 두려움에 공감해 주세요
아이의 낯가림을 완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가 스스로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게 조금씩 적응시키는 것입니다.
그 첫 번째 방법이 아이의 두려움에 공감해 주는 것입니다. 이제 막 세상을 알아 가는 아이에게 모든 것이 무섭고 두렵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엄마가 먼저 아이의 편이 되어 무서워하는 아이의 마음과 울고 떼쓰는 행동을 이해해 주세요. 이와 함께 아이가 낯선 대상을 무서워할 때 행동으로 그것이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또한 낯가림에 대비하여 평소에 아이로 하여금 부모가 보호하는 범위 안에서 호기심을 마음껏 충족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세요. 평소에 부모가 보호한다는 핑계로 이것저것 제재를 가하고 억압을 한 아이일수록 낯가림이 심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가 얼마큼 엄마를 신뢰하고 있는가'입니다. 엄마를 완전히 믿을 수 있어야만 아이의 두려움도 사라집니다. 낯가림을 할 때 엄마가 보살펴 주면 이 믿음이 커져 점점 낯가림이 덜하게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점점 더 심하게 낯을 가리게 됩니다.
여러 사람 앞에 아이를 내놓는 것은 금물
낯가림을 없앤다고 아이를 낯선 사람 앞에 억지로 내놓는 부모가 간혹 있습니다. 제가 아는 아빠 중에도 그랬던 사람이 있습니다. 15개월 된 아들이 자꾸 낯을 가리자 "사내자식이 이렇게 심약해서 어디에 쓰냐"라며 온 친척들에게 인사를 시키고 어른들 틈에 억지로 앉히곤 했지요. 아이는 그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불안이 커졌고 그로 인해 밤에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급기야 치료까지 받게 되었지요.
낯가림을 억지로 극복하게 하려다 되레 이처럼 불안 장애를 일으키는 예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엄마 없이 낯선 사람만 있는 곳에 아이를 내놓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에는 아이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엄마가 같이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엄마 외에도 좋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아이 스스로 깨달아야 비로소 낯을 가리는 범위가 점차 줄어듭니다. 처음에는 되도록 간단하고 짧게 만나고 점차 만남의 시간을 늘리며 적응할 시간을 주세요. 애착은 엄마와만 생기는 것은 아니므로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등 가까운 사람과도 자주 같이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낯가림은 대개 3세 정도가 되면 줄어드는데, 기질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입니다. 낯가림이 유독 심한 아이라면 굳이 억지로 극복하게 하기보다 아이의 기질을 존중해 주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예민한 아이라면
예민한 아이는 낯가림을 할 시기가 아니더라도 기질상 다른 사람이 자기를 만지는 것을 싫어하고, 경우에 따라 누군가 자기 주변에 가까이 있는 것도 무서워한다. 또한 자신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나 사람들의 말 하나에도 상처를 받기 쉽다. 그러면서 여전히 엄마만 찾는 이런 아이의 낯가림을 줄이려면 아이의 행동을 충분히 받아 주고 사랑으로 대해 줘야 한다.
또한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이가 낯선 대상에 스스로 적응해 가도록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채근하거나 야단치지 말고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리면, 결국은 낯가림을 극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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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낯가림이 너무 심한데 괜찮을까요? – 아이 심리백과, 신의진, 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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