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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5~6세(49~72개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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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자기가 하겠다고 나서고, 다 알고 있다는 듯이 행동하는 아이들. 한편으로 보면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볼썽사나울 때도 많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기피 대상이 되기 쉽습니다. 놀이에 끼어들어 이것저것 참견하고 '너희는 나보다 어려' 하는 식으로 무시하면 어린아이라도 당연히 싫겠지요. 부모 입장에서도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처럼 구는 아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지요. 하지만 아이의 잘난 척은 잘만 보듬어 주면 심리적인 성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
잘난 척, 아는 척이 심해지는 시기
이 시기의 아이들은 엄마 품에서 벗어나 많은 일을 혼자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그에 따라 부모의 역할도 점차 줄어들지요. 0~4세 아이들의 삶에서 부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90%라면 이 시기 아이들에게 부모의 역할은 50~60%에 그칩니다. 또한 지능이 발달함에 따라 지적인 호기심도 많아집니다. 이 시기에는 이렇게 이것저것 아는 것도 많고 할 줄 아는 것도 많아져 아이의 자존감이 무척 높아집니다. 항상 '나는 괜찮은 아이인가?'를 검증하려고 하고, 그 검증에서 '맞다'라는 판단이 내려지면 그것을 누구에게든 자랑하고 싶어 합니다. '잘난 척', '아는 척'이 심해지는 것은 이 때문이지요.
그러니 아이가 자기가 아는 것을 어떻게든 남에게 말하려 하고, 꼭 해야 할 일을 하고도 "나 잘했지?" 하고 확인하려 하고, 유치원에서 주는 상은 사소한 것까지 모두 받으려 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입니다. 하지만 정상 범주에 있다고 해서 마냥 방치해서는 곤란합니다. 대인 관계 등 사회성 발달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 때에는 "○○가 참 잘해서 엄마가 좋긴 한데, 다른 친구들도 다 함께 잘했으면 더 좋을 것 같아", "다음부터는 동생도 가르쳐 주면 더 훌륭하겠는걸?" 하면서 다른 사람도 함께 배려하도록 유도해 주세요.
겸손은 나중에 가르쳐야 할 가치
언젠가 한 후배가 여섯 살 난 아들 문제를 의논하러 찾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후배는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아동 발달 상황'에 관한 리포트를 받고 적잖이 당황하고 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규칙을 잘 지키고 남의 모범이 됩니다. 자기 생각을 조리 있게 잘 말하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경쟁심이 강해서 놀이 상황에서 이기려고 애를 씁니다. 또한 자만심이 강해 겸손함이 요구됩니다.'
"선배가 보기에도 우리 애가 겸손함을 배워야 할 정도로 자만심이 강해?"
고민의 기색이 역력한 그 후배에게 저는 한마디로 대답해 주었습니다.
"유치원을 바꾸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 선생님은 여섯 살짜리 아이들을 잘 모르는 것 같아."
불과 여섯 살밖에 안 된 아이에게 '자만심이 강해 겸손함이 요구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물론 심하게 잘난 척하는 아이들도 있지요. 그러나 그 나이는 겸손이라는 추상적인 가치를 배우기엔 아직 어립니다. 만약 아이가 지나치게 잘난 척을 한다면, 거꾸로 자신감이 부족한 탓일 수 있습니다. 불안한 심리가 과잉 행동으로 드러나는 것이지요. 먼저 아이의 심리 상태를 살펴야 할 일이지, 겸손이야 아이에게 자신감이 넘칠 때 가르쳐도 늦지 않습니다.
잘난 척을 인정해 주면 자신감이 커집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아이의 잘난 척을 인정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뭘 그걸 가지고 그러니?", "그래 너 잘났다", "그런 말은 안 하는 게 좋아" 하면서 아이의 잘난 척을 억눌렀다가는 아이가 정말 가져야 할 덕목인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엄마가 자기 쿠션을 동생에게 주는 걸 본 아이가 이렇게 물었다고 해 봅시다.
"엄마는 지금 내 쿠션을 동생에게 줘서 나한테 미안하지?"
다소 어이가 없겠지만 별 내색하지 않고 "응,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라고 말해 준다면, 그 순간 아이는 아마도 자신이 동생을 위해 뭔가를 양보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아이의 공치사를 인정해 주는 이 짧은 대화를 통해 아이는 엄마에 대한 믿음, 정서적 유대감 그리고 '나는 진짜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자신감 등 참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엄마가 "형인데 동생한테 양보하는 게 당연하지"라거나 "쿠션 하나 갖고 별소리 다 한다"라고 말한다면 아이가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대신 자존감을 잃겠지요.
아이의 잘난 척은 백 번 인정하고 받아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만 언젠가 아이가 세상에 부딪혀 '나는 별로 잘나지 않았다'라고 좌절할 일을 만났을 때, 엄마의 '너는 잘났어'라는 말을 기억하며 꿋꿋이 이겨 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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