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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5~6세(49~72개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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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공개수업 날. 선생님의 질문에 "저요, 저요" 하는 아이들 틈에서 한 아이가 잔뜩 웅크린 채 바닥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부르니 일어나기는 하는데 고개를 숙이고 몸을 비비 꼬며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더듬거리는 아이. 만일 그 아이가 내 아이라면 어떨까요. 웅변 학원에라도 보내야 할까요? 아니면 다그쳐서라도 버릇을 잡아 주어야 할까요?
관건은 자신감입니다
예전에는 침묵은 금이라고 하여, 자기주장을 하지 않고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는 것이 미덕이었지만 요즘은 정반대입니다. 유치원에 들어가면 발표를 잘하는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칭찬을 많이 받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정을 받는 반면, 알고 있어도 발표를 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소외되거나 스스로를 '나는 바보 같다'고 느끼기 쉽지요.
평소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은 발표를 하는 데 어려움을 많이 느낍니다.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는 속도가 느리고 자기표현이 약한 아이들은 더더욱 발표하는 것을 힘들어하지요. 또한 친한 사람들과는 조잘조잘 수다를 잘 떨면서도 낯선 사람들 앞에만 서면 말을 하지 못하고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발표를 할 때 말을 하기는 하는데 요점이 없거나,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이야기하거나, 발표만 하면 가슴이 콩닥거리고 얼굴이 빨개지는 등의 행동을 하지요. 이때 대부분의 부모들은 겉으로 보이는 아이의 작은 목소리, 자신감 없는 표정, 불안한 시선, 구부정한 자세 등을 지적하고 고치려 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 주는 것입니다.
아이의 자신감을 키우는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아이의 모든 말과 행동에 적극적인 호응과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지요. 아이에 대한 기대를 조금만 낮추고 일부러라도 칭찬할 만한 것을 찾아보세요.
아이의 자신감을 떨어트리는 부모의 말
1. 옆집 ○○는 잘하는데 너는 왜 못하니?
2. 네가 지금 몇 살인데 이렇게 하는 거야?
3. 왜 이렇게 바보같이 그래?
4. 뚝. 조용히 하라고 했지?
5. 한 번만 더 그러면 너 아주 크게 혼난다.
6. 너 자꾸 그러면 경찰 아저씨한데 데려가라고 할 거야.
7. 엄마가 아직 안 됐다고 했잖아. 계속해.
8. 네가 커서 어른이 되면 마음대로 해. 지금은 안 돼.
9. 네가 하는 일이 만날 그렇지 뭐.
10. 왜 그런 거야? 얼른 이야기해 봐.
논리력과 설득력을 키우는 질문하기
요즘은 학교에서도 주입식 교육보다는 발표나 토론 수업이 주를 이루고, 입시에서도 면접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발표력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유아 때부터 말하기를 배우는 것이 유행이 되고 발표력 향상을 위한 학원도 성행을 한다고 하지요. 물론 그런 교육을 통해 적절한 발성법이나 손동작과 몸짓, 논리적으로 말하는 방법을 배울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과연 아이들 발표력 향상에 그것이 효과적일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입니다.
발표력은 자기주장을 조리 있게 펼쳐 상대방을 설득하는 능력입니다. 이 능력은 학원을 다닌다고 생기는 게 아닙니다. 평소 자기 생각과 감정, 욕구 등을 부모나 친구에게 조리 있게 이야기하여 원하는 것을 얻는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발표력을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부모와 나누는 일상적인 대화, 그 안에 있습니다.
아이와 대화를 나누며 아이가 설득력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세요.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어른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표현하는 것이 가능하며 어느 정도의 논리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 하고 싶은데?",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그렇게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등 생각을 유도하는 질문을 이어 가면 아이는 스스로 논리를 세우고 나아가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이런 식의 대화를 하다 보면 아이는 이제 원하는 것이 생기면, 부모가 무슨 말을 할지 미리 생각해 보고 그에 대한 설득력 있는 답변을 준비하면서 논리로 무장하게 됩니다.
대화를 할 때는 아이에게 정해진 답을 유도하지 말고 스스로 논리를 세울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의 두뇌는 미완성 상태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말하는 도중에 말이 막힐 수도 있고 기대하는 만큼 말을 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실망하는 기색을 보이지 말고 "좋은 생각이구나" 등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아이를 격려해 주어야 합니다.
발표력을 키우는 질문 일곱 가지
1. 왜 그럴까?
2. 그렇게 하면 다음에 어떻게 될까?
3. 그걸 어떻게 알았어?
4. 네가 말한 내용이 이런 뜻이니?
5.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뭐야?
6. 네 생각대로 하는 게 가능할까?
7. 그것을 다르게 생각해 볼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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