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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3~4세(25~48개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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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 딸과 4세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 희경 씨는 매일 저녁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내년에 학교에 들어가는 큰아이의 공부를 위해 둘이 마주 앉아 있으면 둘째가 와서 사사건건 방해하기 때문이지요.
이런 상황은 엄마가 집에 없는 낮에도 이어집니다. 큰아이가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그림에 낙서를 하고, 뭔가를 만들고 있으면 부수는 등 계속 방해를 하는 것이죠. 혼내기도 하고 잘 알아듣게 이야기도 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큰아이도 점점 동생을 귀찮게 여기더니 이제는 밉다고 말합니다. 큰아이 공부를 미룰 수도 없고, 둘째도 잘 달래야 하니 엄마는 '차라리 내 몸이 하나 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양분된 사랑을 되찾고자 하는 행동
첫째는 태어난 순간부터 동생이 태어나기 전까지 부모의 모든 사랑을 독차지 하는 반면, 둘째는 태어난 순간부터 부모의 사랑을 형과 나눠 가져야 해요. 둘째는 가장 큰 경쟁자인 형을 따라잡고 부모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애를 씁니다. 그래서 항상 경쟁을 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또 형을 이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또한 형의 약점을 찾는 요령을 익히고, 형이 실패한 것을 자기는 성공함으로써 부모나 선생님으로부터 인정받으려고 애쓰지요.
위의 사례에서도 엄마가 큰아이와 공부를 하기 위해 마주 앉는 순간, 둘째는 태생적으로 경쟁심을 느낍니다. 그래서 그 틈에 끼어들어 엄마의 관심을 자기에게로 돌리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이지요. 엄마야 둘째가 얌전히 놀고 있길 바라지만 아직은 엄마 마음을 이해할 정도로 자라지 못했기 때문에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때 둘째를 나무라거나 텔레비전을 보게 하는 등 혼자 놀게 하고 큰아이의 공부를 봐 주면 둘째는 엄마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하여 형에 대한 질투심을 더 키우게 됩니다. 또한 엄마의 관심을 얻기 위해 사고를 치고, 말썽을 부리기도 하지요.
배움의 즐거움보다 결과에 집착하는 둘째 아이
태어날 때부터 부모의 사랑을 나눠 가져야 하는 둘째들은 그 마음을 잘 보살펴주지 않았을 경우 자신의 만족보다는 다른 사람에 보여 주기 위해 열심히 사는 아이가 될 수 있습니다. 제 아이 정모가 특히 이런 성향이 강했지요. 유치원에 다니던 어느 날 갑자기 피아노를 배우겠다고 고집을 부리더라고요. '정모가 음악에 관심이 있었나' 하고 의아해했는데, 알고 보니 피아노를 잘 치면 유치원 선생님에게 칭찬도 받고 친구들에게 자랑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랬더라고요.
물론 아이가 뭔가 열심히 해서 칭찬을 받고 뿌듯해하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둘째들은 배움 자체를 즐거워하기보다 그 결과에 집착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평소에도 정모는 '다른 사람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너무 집착했어요. 그리고 뭔가를 해냈을 때는 칭찬이건 상이건 보상이 따르기를 바랐지요. 이것을 반대로 생각하면 보상이 있어야 움직인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정모에게만큼은 덜 시키고, 아이가 보상 때문에 하려는 것을 말리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정모가 진정으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정말로 기쁘게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습니다.
둘째에게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알려 주세요
사사건건 형이 하는 일을 방해하는 행동은 둘째가 충분히 사랑을 받았다고 느끼는 순간 언제 그랬냐 싶게 사라집니다. 따라서 둘째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안아 주고 놀아 주며 충분히 사랑을 표현해 주면 됩니다. 문제는 시간이지요. 두 아이가 함께 있는 상황에서는 두 아이 모두에게 정성을 쏟기가 어렵습니다.
이때는 시간을 쪼개어 각각의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해 주세요. 예를 들어 30분 동안 큰아이의 공부를 봐 주었다면, 다음 30분 동안은 둘째와 놀아 주는 식으로 말입니다. 또한 큰아이의 공부를 봐 주기 전에 둘째에게 이렇게 이야기하세요.
"○○야, 큰바늘이 6에 올 때까지 누나 공부 봐 준 다음에 놀자. 조금 기다려 줄 수 있지?"
아이가 지루해하며 빨리 엄마와 놀고 싶다고 투정을 부릴 때에는 "10분 남았어", "5분 남았으니 조금만 기다리면 돼" 하고 기다려야 할 시간이 줄어들고 있음을 알려 주세요. 큰아이의 공부를 마칠 때까지 잘 참고 기다렸다면 칭찬을 해 주시고요.
큰아이를 칭찬할 때 둘째도 함께
저는 경모를 칭찬하거나 스티커와 같은 보상을 줄 때 옆에 있는 정모도 같이 칭찬하고 스티커를 주었습니다. 정모가 특별히 잘한 일이 없어도 말이죠. 한번은 경모가 자기가 그린 그림을 보여 주며 자랑을 하더라고요. 그때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우아, 우리 경모 진짜 그림 잘 그렸네. 정모도 그림 잘 그리지? 엄마 생각에는 형은 형네 반에서 제일 그림을 잘 그리는 것 같고, 정모는 다섯 살 중에서 제일 잘 그리는 것 같아."
형을 이겨야 하는 경쟁자가 아닌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할 대상으로 받아들여 쓸데없이 형과 경쟁하는 마음을 갖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과잉 경쟁심리로 형과 비교했을 때 못할 수밖에 없는 자신을 미워하게 되면 안 되니까요.
형제 키우기 요령 - 아빠에게 도움 청하기
아이가 둘일 경우 부모가 한 명씩 맡아 놀아 주거나 공부를 가르치면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엄마에게서 채울 수 없는 사랑을 아빠를 통해 채울 수 있으면 첫째든 둘째든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아빠가 생업에 바빠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은데, 일주일에 1시간이라도 아이와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해 보자. 처음에는 단순히 함께 있어 주는 것만으로 족하다. 그 뒤 아이와 같이 할 수 있는 놀이를 시도해 보고 아이의 반응을 봐 가면서 함께하는 시간을 늘린다. 첫째든 둘째든 평소 엄마의 사랑에 부족함을 느끼는 아이에게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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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형이 뭘 하든 사사건건 방해해요 – 아이 심리백과, 신의진, 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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