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시기 | 2세(13~24개월) |
---|
돌이 지나면 젖을 언제까지 물려야 할지, 젖병은 또 어떻게 끊을지 고민이 시작됩니다. 하루아침에 젖을 끊고, 그 대신 우유나 고형식을 쉽게 먹는 아이는 없습니다. 젖이 안 나와도 계속 엄마 젖을 빠는 아이도 있고 다섯 살까지 젖병을 물고 다니는 아이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단호하게 끊어야 한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때가 되면 저절로 끊게 되니 내버려 두라고 합니다. 아이 문제로 고민되거나 헷갈리는 것이 생기면 하나만 생각하면 됩니다. 바로 '아이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이지요. 젖을 떼는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가 젖을 떼지 못하는 진짜 이유
돌 이후에 필요한 영양도 고려해야 하고, 식습관도 잡아 줘야 하기 때문에 엄마들은 아이가 젖을 떼지 못하면 조급해집니다. 그래서 젖을 빨리 떼게 하려고 젖꼭지에 쓴 약을 바르거나, 아이가 보는 앞에서 젖병을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합니다.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아이 고집이 더 세져서 젖을 떼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아이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세요. 젖을 먹는다는 것은 아이에게 단순히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에게는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최고로 행복하고 편안한 시간이 바로 엄마 품에서 젖을 먹을 때입니다. 아이가 정서적으로 가장 안정감을 느끼는 순간이지요. 그 시간을 단번에 빼앗는 것은 아이에게 너무 잔인한 일입니다.
젖병이나 고무젖꼭지를 빠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어요. 아이는 젖병이나 젖꼭지를 빠는 행동을 통해 안정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병원 같은 낯선 장소에 가면 젖병이나 고무젖꼭지, 혹은 손가락을 더 심하게 빨게 되지요. 기질이 예민하고 불안이 심한 아이인 경우 어느 날 갑자기 그것들을 물지 못하게 하면 발작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적응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마치 달리기 경주를 하듯 첫돌을 출발선 삼아 젖을 무섭게 끊어 버리는 엄마들이 있습니다. 집 안에 있는 젖병이나 고무젖꼭지를 다 치우고 컵과 수저를 아이에게 내밀지요. 일부 소아과 선생님들은 그렇게 단호하게 대처해야만 영양 불균형이나 치아 손상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젖을 늦게 뗄수록 그것에 의존하는 성향이 더 강해져서 사회성과 자립심이 떨어진다고도 하지요.
하지만 저는 적응할 시간 없이 갑자기 젖을 뗄 경우에 아이가 받을 정서적 충격이 더 심각하다고 봅니다. 발달상 아이가 적정 시기에 젖을 떼어야 하지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적절한 절차를 따라야 하지요.
젖을 빨리 끊으려는 이유 중 하나가 영양학적으로 돌 이후에는 모유 대신 꼭 우유를 먹여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모유의 면역 기능이 떨어져 돌 전후 아이들에게 영양을 보충해 줘야 하는 것은 맞지만, 엄마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아이가 우유를 먹지 않는다고 해서 영양 결핍에 걸릴 리는 없어요. 오히려 어느 날 갑자기 모유를 끊었다가는 애정 결핍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젖을 떼기에 앞서 살펴봐야 할 것들
이유식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가
돌이 가까워도 이유식은 먹지 않고 오로지 엄마 젖이나 분유만 먹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기질적으로 예민하거나 불안이 심한 아이들은 젖이나 젖병에 대한 집착이 심합니다. 또한 미각이 예민한 아이들의 경우 이유식에 적응이 어려워 계속 젖을 찾기도 합니다.
컵과 숟가락을 쥘 수 있는가
아이가 8개월이 되면 어느 정도 손으로 물건을 쥘 수 있게 됩니다. 이 시기에 숟가락이나 컵을 쥘 수 있어야 젖을 뗀 후 바른 식습관을 들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숟가락과 컵을 사용할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는데 젖부터 떼는 것은 순서상 맞지 않지요. 엄마가 대신 쥐고 먹여 주거나 손에 쥔 숟가락을 빼앗으면 아이는 젖이나 젖병에 더욱 매달리게 될뿐더러 아이의 자립심 형성에도 좋지 않습니다.
어른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에 흥미를 보이는가
젖을 뗀다는 것은 이제 본격적으로 식습관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이의 식습관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는 먼저 제시간에 식탁에 앉아 여러 가지 음식을 먹는 식사 방법에 아이가 흥미를 보여야 합니다. 이유식을 먹을 시간이 되면 아이를 식탁 의자에 앉히거나, 어른들의 식사 시간에 맞춰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이유식을 먹이는 식으로 아이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젖을 떼는 것에 있어서 시기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른 아이보다 조금 늦는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몇 달 젖을 빨리 떼려고 적응도 안 된 아이에게서 엄마의 품을 빼앗는 잘못을 저지르기보다는, 조금 천천히 떼더라도 새로운 식습관에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글
출처
전체목차
심리와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
백과사전 본문 인쇄하기 레이어
[Daum백과] 모유, 젖병 억지로 떼지 마세요 – 아이 심리백과, 신의진, 갤리온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