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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이 심리백

엄마가 알아야 5~6세 아이의 특징

다른 표기 언어 동의어 안정된 자아상을 바탕으로 세상 밖으로 나아갑니다
요약 테이블
시기 5~6세(49~72개월)

두 돌 때부터 시작된 자아 형성이 다섯 돌이 넘어서면서 거의 완성됩니다. 그래서 이 시기의 아이들은 여자로서 혹은 남자로서 안정된 자아상을 가지고 있고,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완성된 자아상을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해 누가 봐도 성별을 알 수 있는 놀이를 합니다. 남자 아이들은 누가 말해 주지 않아도 자동차나 로봇 장난감을 고르고, 칼싸움과 총싸움을 합니다. 여자 아이들은 공주 이미지에 사로잡혀 분홍색 옷만 입으려고 하고 지겨울 정도로 공주 놀이를 하고요.

감정을 이성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5~6세가 되면 아이들은 머리가 무척 좋아집니다.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화를 내거나 떼를 쓰는 대신 말로 부모를 설득하려 합니다. 감정을 이성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이지요. 이전의 시기와 비교해 보자면 2세에는 감정 조절이 안 돼 화를 마구 내고, 3~4세에는 감정 조절이 됐다가 안 됐다가 합니다. 그래서 금방 좋아졌다 금방 싫어졌다 변덕을 부리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다 5~6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감정 조절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이런 감정 조절을 통해 몸을 조절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3~4세에는 소변이나 대변이 마려울 때 어떻게든 바로 해결해야 하지만 이 시기가 되면 참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소변이 마려울 때 화장실을 찾을 때까지 소변을 참을 수 있게 됩니다. 때때로 아이들은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 보려고 소변이 마려울 때 '하나, 둘, 셋, 넷' 하고 숫자를 세면서 일부러 참기도 합니다.

또한 이때부터 제대로 된 학습도 할 수 있습니다. 3~4세에도 학습은 가능하지만 아이들의 감정이 널을 뛰고 논리적인 사고 능력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효과를 장담하기 힘듭니다. 3~4세 아이들은 한글이나 숫자를 가르칠 때 틀린 것을 지적하면 금방 의기소침해집니다. '나는 엄마랑 결혼 못 하겠다', '나는 여자로서 매력이 없나 보다'라는 생각까지 합니다. 아직 자아 형성이 완전하지 않아 단순히 틀린 것을 지적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까지 하게 되는 것이지요. 아이가 3~4세일 때에는 자칫 잘못하면 자신감을 잃을 수 있으므로 학습을 시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5~6세가 되면 한글이나 숫자를 가르칠 때 틀린 것을 지적해도 자아상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문제를 틀린 것과 내가 남자 혹은 여자인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겹도록 공주 놀이와 싸움 놀이를 하는 아이들

3~4세에 자신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확실히 깨달은 아이들은 이 시기가 되면 놀이를 통해 자신의 여성성 혹은 남성성을 실습합니다. 여자 아이들이 공주 이야기에 정신을 못 차리고 남자 아이들이 로봇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3~4세에 동성 부모에게 경쟁심을 느끼다가 닮기로 마음먹으면서부터, 반복적인 놀이를 통해 여성으로서, 혹은 남성으로서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 가려 노력하는 것이지요.

이 시기의 여자 아이는 오빠 옷을 물려주며 입으라고 하면 화를 내고, 남자 아이는 분홍색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옷을 주면 "나 여자 아냐" 하며 거부합니다. 요즘은 '섹시' 열풍이 아이들에게까지 불면서 한겨울에도 반팔을 입고 나가려는 여자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럴 경우 말리는 대신 긴팔을 입히고 그 위에 반팔을 입혀 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남자 아이들은 하루 종일 총싸움, 칼싸움을 하며 놉니다. 힘이 최대 관심사이기 때문에 싸움 놀이를 통해 힘을 과시하려 하고, 자기가 놀이에서 졌을 경우에는 하늘이 무너진 것처럼 울기도 합니다.

원할 때 실컷 하게 해 주는 것이 최고 육아법

이 시기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종종 제게 "왜 이렇게 공주 옷만 사 달라고 할까요", "매일 로봇을 가지고 싸움 놀이만 하는데 폭력적으로 변하는 건 아닐까요"라고 묻습니다. 어떤 엄마는 아들이 하루 종일 로봇 생각만 한다며 병원에 데리고 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이가 원하는 놀이를 실컷 하게 해 주면, 아이들은 원 없이 놀고 나서 스스로 새로운 관심사를 찾아 나섭니다. '아이는 마음껏 무언가를 해 본 뒤에 자기 스스로 끝낸다'. 이것이 발달의 기본 원칙입니다.

물론 남자 아이들이 싸움 놀이를 너무 심하게 할 때는 제지해야 합니다. 장난감 총을 사람에게 정면으로 겨누고, 장난감 칼로 애완동물을 찌른다면 혼을 내야 합니다. 자기는 재미있게 하려고 엄마에게 장난감 총을 겨누었는데 엄마가 단호하게 제지하면 좋은 행동이 아님을 깨닫고 그 다음부터는 하지 않습니다. 또한 아이들은 자기 행동에 대해 재미있는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 금방 시들해져서 그 행동을 관둡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의 싸움 놀이를 억지로 막기 보다는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기분 나쁘게 해서는 안 된다'라는 원칙을 명확히 일러 주고 그것을 지키면서 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기에 이런 놀이를 충분히 하지 못한 아이들은 올바른 남성성과 여성성을 실습할 기회가 없어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됩니다.

친구들과 노는 것이 지상 과제

두 돌까지 엄마 혹은 아빠와 일대일 관계를 맺던 아이들은 3~4세에 '엄마–아빠–나'의 삼각관계를 맺게 됩니다. 이런 삼각관계가 안정화되면 드디어 여기에 친구를 넣어 사각 관계를 만들 수 있지요. 그 전까지의 친구는 단지 옆에 있는 아이일 뿐이지만 5~6세 때의 친구는 나를 재미있게 해 주고, 내가 재미있게 해줄 수 있는 아이입니다. 자신에 대한 안정된 자아상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다른 아이와 관계를 맺고 싶은 욕구도 생기는 것이죠. 반대로 자아상이 불안하여 자신감이 없는 아이들은 여전히 친구들과 관계를 맺는 것에 어려움을 느낍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치원과 같은 교육 기관에 보낼 경우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놀기보다는 친구들과 노는 것을 즐깁니다. 그래서 장남감도 같이 갖고 놀고 싶어 하고, 비디오나 만화영화도 같이 보려고 합니다. 만약 아빠가 스파이더맨 가면을 선물했을 경우 3~4세 아이들은 가면을 쓴 자신의 모습을 엄마 아빠나 친척들에게 보여 주고 싶어 하는 반면, 5~6세 아이들은 가면을 쓰고 친구들에게 달려갑니다.

물론 아이들이 싸우지 않고 잘 놀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은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의견 충돌이 있을 때는 다시는 안 볼 것 같이 심하게 싸우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른들처럼 감정의 앙금이 오래가는 것이 아니라 다음 날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헤헤거리며 잘 놉니다. 친구들과 재미있게 노는 것이 이 시기 아이들의 지상 과제이기 때문에 싸웠다고 해도 감정을 툭툭 털고 잘 지낼 수 있는 것이죠.

3~4세에는 옆집 친구가 이사를 가도 그런가 보다 하던 아이들이 이때에는 친구와 헤어지게 되면 슬퍼하고, 한참 동안 그리워하기도 합니다. 친구 관계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는 시기이므로 아이가 친구들과 놀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성 친구보다 동성 친구와 잘 노는 것이 정상

놀이를 통해 남성성, 여성성을 실습하는 아이들은 이성 친구보다는 동성 친구와 노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이는 자신의 성 역할을 더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에 대해 여자 아이가 너무 여자 아이들하고만 놀면 나중에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 남자와 잘 어울리지 못해 어려움이 생기는 것은 아니냐며 걱정하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또 양성을 골고루 사귀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부모들도 있고요. 그러나 이는 모두 아이의 발달 과정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시기에 여성성을 충분히 키워 놓으면 자신의 여성성을 잘 활용하는 여자로 자라게 됩니다. 사회생활을 할 때 자신의 여성성을 적절히 이용할 줄 아는 여자들이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여자가 꼭 남자처럼 거칠고 공격적이어야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동성 친구를 찾아 끼리끼리 놀 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남자 아이가 여자 아이와 노는 것을 더 좋아하고, 여자 아이가 남자 아이와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이 부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규칙을 만들고 지키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 시기 아이들에게 부모의 말은 곧 법입니다. 그동안 부모와 애착 관계를 잘 형성해 온 아이들은 부모가 뭔가를 하라고 하면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그 규칙을 지키는 데서 기쁨을 느낍니다. 또한 아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항상 인정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아이가 규칙을 잘 지켰을 때 칭찬을 해 주고 '착한 일 스티커' 등으로 보상을 해 주면 효과가 큽니다.

또한 이제 아이도 논리적인 생각을 할 수 있으니 무조건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그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오히려 쉽게 수긍하지요. 예컨대 손을 씻으라고 이야기할 때 "손이 더러우면 병에 걸릴 수 있어"라고 이야기해 주면 아이는 엄마의 뜻을 이해하고 손을 씻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 좋은 습관을 들이고자 할 때는 왜 그래야 하는지를 자세히 설명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규칙을 지키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때로는 경직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규칙이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떤 경우에든 규칙은 적용되어야 한다며 융통성 없이 구는 것이죠. 여행에 가서 아이용 숟가락과 젓가락이 없는데도 집에서처럼 반드시 그것으로만 밥을 먹어야 한다며 고집을 부리는 경우가 그 예입니다. 이때에도 역시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이유를 설명해 주도록 하세요.

또한 부모들은 공중도덕을 잘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빨간 불에 건너면 안 되는데 왜 건넜어?" 하는 곤란한 질문에 답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자존감을 하늘 끝까지 끌어올려 주세요

이 시기의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 대해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 '나는 멋진 남자인가?'.

이는 현재의 자아상을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그러느라 어른들이 보기에는 별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 등 잘난 척을 하는 것입니다.

"내 신발 예쁘지?"
"엄마 도와줘서 나 착하지?"

무조건 "응"이라고 대답하기는 어딘지 석연치 않은 질문을 하며 잘난 척을 하는 아이들. 그러나 그 잘난 척을 무조건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잘난 척을 하고 인정받는 과정을 통해 '나는 정말 괜찮은 아이구나' 하는 믿음을 쌓아가니까요.

이 시기에는 이전에 비해 훨씬 머리가 좋아진 아이들과 함께 간단한 보드 게임을 하는 것도 육아의 재미입니다. 그런데 게임을 하다 보면 반드시 이겨야만 직성이 풀리는 아이 때문에 곤란해지곤 합니다. 매번 져 주자니 버릇이 없어질까 걱정이고, 그렇다고 부모의 실력대로 해서 이기자니 아이가 씩씩거릴 것이 뻔하니까요.

자신의 자아상을 확인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긴다는 것은 곧 '나는 좋은 사람'임을 뜻합니다. 반대로 지는 것은 '나는 형편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지요. 그래서 어떻게든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지지 않으려고 하고, 지면 그 좌절감에 화를 냅니다.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아이와 게임을 할 때 마지막에는 일부러라도 져 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버릇이 없어지면 어떻게 하냐고요? 아이가 자기만 알면 어떻게 하냐고요? 그런 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부모가 "넌 그렇게 잘난 아이가 아니야" 하고 이야기해 주지 않아도 유치원에 가고 학교에 가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신에 대해 스스로 더 잘 알게 됩니다.

이런 아이가 있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로부터 '예쁜 내 새끼'라는 말을 듣고 자란 아이였죠. 객관적인 눈으로 봤을 때는 예쁜 아이가 아니었는데도 말입니다. 아이는 그 말을 100% 믿고 자신은 정말 예쁜 아이라고 생각하며 자랐습니다. 그런데 유치원에 가면서 이런 믿음이 깨졌습니다. 자기가 보기에도 자기보다 예쁜 아이들이 많았던 것이죠. 유치원에서 돌아온 그 아이가 할머니를 보고 "왜 거짓말을 했어요" 하며 울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일부러 아이의 믿음을 깨주려 하지 않아도 단체 생활을 하게 되면 아이 스스로 다 알게 됩니다. 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엄마 아빠의 평가보다는 학교 친구들이나 선생님이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더 신경을 쓰게 되고요. 그러므로 지금 이 시기, 집에서만큼은 아이의 자존감을 하늘 끝까지 올려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시기에 형성된 자존감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아주 든든한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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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진 집필자 소개

1964년 부산 출생. 연세대 의대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1997년 미국 콜로라도 대학에서 유학 후, 현재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및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아..펼쳐보기

출처

아이 심리백과
아이 심리백과 | 저자신의진 | cp명갤리온 도서 소개

아이의 발달 과정에 따른 심리 변화와 육아법을 담은 백과사전. 0세부터 6세까지 아이를 키우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연령대별로 나누고 아이의 뇌 발달과 심리적 성장 과정에..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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