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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3~4세(25~48개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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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후, 두 아들과 함께 쇼핑센터에 가면 종종 보게 되는 풍경이 있습니다. 바로 장난감 코너 앞에서 자신이 원하는 장난감을 사 달라고 떼를 쓰는 아이와 곤혼스러운 표정으로 이를 말리고 있는 부모의 모습입니다. 이제는 다 자라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경모와 정모가 그런 아이를 보며 한마디 합니다.
"아! 애들은 정말 골치 아파."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고 자기네들도 장난감 사 달라고 떼를 써 엄마를 힘들게 했으면서 말입니다. 떼쓰는 아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물건에 대한 소유욕이 생기는 시기
아이들은 20개월이 넘어가면 물건을 사는 데 재미를 붙이기 시작합니다. 세상을 자기중심적으로 보는 시기이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것은 다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지요. 그래서 아이들을 장난감 가게에 데리고 가면 자동차며 인형 등을 양손 가득 집고 사 달라고 떼를 씁니다. 엄마라면 이때 갈등을 할 것입니다. '얼마나 갖고 싶어서 저럴까' 하는 생각과 '저대로 두면 습관으로 굳어질 텐데' 하는 생각 사이에서 말이지요.
이때 아이의 손을 탁 때리며 "안 돼!" 하며 호통을 치는 부모도 있는데 그런다고 해서 한번에 물러서는 아이들은 없습니다. 아이는 어떻게든 자기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울고, 부모는 그런 아이를 힘으로 잡아끌며 상가를 나가기도 합니다. 때로는 부모는 뒤도 안 돌아보고 앞으로 가고, 아이는 울면서 부모를 찾아 뛰어가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을 여러 번 경험해 본 부모들은 알겠지만 이렇게 아이는 울고, 부모는 화를 내는 것은 부모나 아이에게나 백해무익한 일입니다.
아이에게 물건에 대한 소유욕이 생기는 것은 자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의 일부분이지요. 이런 욕구를 부모가 무조건 막지 않고 잘 조절해 줘야 아이가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얘가 도대체 왜 이러지?' 하는 마음보다는 '벌써 자라 소유욕이 생겼구나' 하는 생각으로 어떻게 그 욕구를 조절하면 좋은지 알려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훈육은 'No', 협상과 타협은 'Yes'
제 아이들도 이것저것 사 달라고 무섭게 조르던 때가 있었습니다. 장난감 코너만 들어섰다 하면 그 자리에 꿈쩍도 안 하고 서서 이것저것 한꺼번에 집어 들고는 제 말은 조금도 듣지 않고 무작정 사 달라고 했지요. 매장 직원 눈치도 보이고 다른 손님들에게도 미안해서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일단 저는 당황한 제 마음부터 추스르고, 지금 이 시기가 아이의 소유욕이 강해지는 시기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오늘은 이것 하나만 사고, 그건 내일 사자. 오늘 이 장난감들을 다 가지고 놀 수는 없잖아."
이렇게 이야기하니 아이도 엄마 말이 맞는 것 같은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게 위기 상황을 모면한 후 다음 날에는 절대 그 가게 근처에 가지 않았습니다. 아직까지는 단순한 아이들이라 이런 대처가 통하게 마련이지요. 하지만 아이가 어제의 약속을 기억하고 사 달라고 하면 사 주었습니다. 단, 그때마다 왜 사고 싶은지 물어보았습니다.
"이 기차가 왜 갖고 싶은데?"
"이런 모양으로 생긴 기차는 없단 말이야."
물건을 살 때는 갖고 싶다고 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이유가 있어야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줘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나름의 원칙을 정했습니다. 집에 비슷한 장난감이 많을 경우, 너무 비싼 경우, 사준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또 사달라고 하면 경우에는 사 주지 않기로요. 이렇게 원칙을 세울 때에는 부모도 예외 없이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3세 정도가 되면 초기 도덕성이 형성되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되고 안 되는 것의 기준을 아이에게 조금씩 가르칠 수 있습니다. 경모가 어렸을 때 10만 원짜리 로봇을 사 달라고 할 때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경모야, 네가 그 장난감을 갖고 싶은 것 같은데, 그거 얼마인 줄 아니?"
아이가 모른다고 하기에 가격을 알려 주면서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경모야. 엄마 아빠가 돈을 벌어 오면 그 돈으로 먹을 것도 사고, 옷도 사야 해. 그런데 경모 것 사는데 10만 원을 쓰면 우리가 쌀을 못 살 수도 있어. 그래도 괜찮겠니?"
"10만 원이 없으면 쌀을 못 사는 거야?"
"10만 원은 굉장히 큰 돈이야."
돈의 가치에 대해 아이의 언어로 설명해 주니 경모 얼굴에 난색이 비쳤습니다. 잠시 생각을 하더니 다시 물었지요.
"그럼 옆집 엄마는 왜 사 줬어?"
이런 질문에 어른들이 당황한다는 것을 알았을까요? 저는 바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잠시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 주었지요.
"옆집은 우리보다 더 부자일 수도 있지. 그리고 그 아이 생일이었을 수도 있어. 너도 생일에는 좋은 선물 받잖아."
"아. 그렇구나. 엄마 아빠가 돈을 많이 벌어야겠구나."
이렇게 해서 경모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물건을 사 달라고 조를 때는 무조건 안 된다고 하기보다는 아이가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조금씩 타협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협상하고 타협하는 습관이 든 아이들은 떼를 쓰기 전에 먼저 '왜' 그렇게 하고 싶은지 생각해서 이야기를 하고 다른 사람과 의견이 다를 때는 적절히 타협을 하는 버릇을 갖게 됩니다.
막무가내로 떼를 쓸 때는 먼저 울음부터 그치게
협상과 타협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와 대화하는 훈련이 안 되었거나, 울면서 떼를 쓰면 아이의 요구를 들어준 경우는 위와 같이 하는 것이 무척 힘들 것입니다. 이럴 경우 우선은 울음을 그치게 하세요.
이런 일이 처음이라면 "저 장난감이 갖고 싶어서 울었구나. 그런데 울면서 이야기하면 네가 뭘 원하는지 알 수 없으니 울지 말고 똑바로 이야기해야 장난감을 사 줄 수 있어"라고 이야기한 다음 아이가 눈물을 그치면 약속대로 장난감을 사 줍니다. 그렇다고 해서 매번 장난감을 사 주라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훈련이 반복되면 아이는 울지 않고 자기의 요구를 이야기할 것이고, 그러면 타협과 협상도 가능해질 테니까요.
그러나 이미 울음으로 자기 요구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만성화되어 있다면 무조건 달랠 것이 아니라 단호한 태도를 보여 줄 필요도 있습니다. 아이가 떼를 쓸 때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자세를 낮춘 다음 아이 눈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이야기하세요.
"이렇게 울고 떼를 쓰면 아무것도 들어줄 수 없어."
사람이 많은 곳이라면 "이곳은 다른 사람들이 같이 사용하는 곳이니까 이렇게 시끄럽게 하면 안 돼. 엄마랑 다른 곳으로 가서 이야기하자" 라고 말하고 자리를 옮기세요. 아이와 실랑이가 길어져 정말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하더라도 아이는 떼를 쓰며 울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냐고요? 마지막 방법은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도 엄마가 나를 봐 주질 않네?' 하고 깨닫는 순간 대부분의 아이들은 먼저 지쳐서 떼쓰는 행동을 멈추게 됩니다. 그러고 나면 다음에 가지고 싶은 게 생겨도 울면서 떼를 쓰는 것이 아니라 "장난감이 사고 싶어"라고 말로 표현할 것입니다.
외출 전 미리 규칙을 이야기하세요
밖에 나가기 전에 아이에게 어디를 가며 무엇을 할 것인지 이야기해 주어야 합니다. 만약 쇼핑센터에 간다면 약속하지 않은 물건을 사 달라고 하면 안 된다는 것과 사 달라고 떼를 써도 사 주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떼를 쓴다면 곧바로 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것도 일러 주시고요.
일단 그렇게 약속을 정했으면 부모도 그 약속을 꼭 지켜야 합니다. 어떤 날은 떼를 쓴다고 들어주고, 어떤 날은 들어주지 않으면 아이는 소유욕을 올바르게 조절할 수 없을뿐더러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 없다는 세상을 사는 기본 원칙도 배울 수 없습니다.
키워드는 소비 유혹 조절!
아이가 좋아할 만한 물건이 잔뜩 널려 있는 곳에 가서 노리개 하나 사 주지 않는다면 아이에게 너무 인색한 행동이다. 애초에 가지 마라! 가능하면 외출 시간을 줄이거나, 소비 유혹이 적은 자연으로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 텔레비전 광고도 아이의 소비 욕구를 부추기는 원인이 되므로 요령껏 피해야 한다.
그렇다고 살 것을 너무 제한하면 아이의 소유욕은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아이가 너무 원한다면 사 주는 대신 아이에게 다른 의무를 지우는 식으로 타협에 타협을 거듭하라. '우리 부모는 절대 사 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굳어지면 남의 물건을 훔칠 수도 있고, 돈이 생기면 당장 쓰는 충동적인 성향을 갖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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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무조건 사 달라고 떼를 써요 – 아이 심리백과, 신의진, 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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