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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5~6세(49~72개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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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 때부터 어린이집을 보냈는데 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같은 곳에 보내면 아이가 너무 지루해하지 않을까' 하며 고민을 하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처음 교육기관을 선택할 때도 고민을 하지만 그곳에 어느 정도 적응하게 되면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며 또 고민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아이의 환경이 바뀌는 것과 어른의 환경이 바뀌는 것은 다릅니다. 아이에게는 환경이 바뀌는 것이 세상이 바뀌는 천재지변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아이의 성향을 충분히 파악하고, 아이의 의사를 충분히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어린이집에서 영어 유치원으로 바꾼 유경이
어느 날 영어 유치원을 다닌다는 일곱 살 유경이가 병원에 왔습니다. 엄마 말이 여섯 살 때까지는 어린이집에 다녔는데 그때만 해도 친구들 사이에서 놀이를 주도하고 교육 프로그램도 잘 따라가며 재미있게 지냈다고 합니다. 그러다 학교 입학을 앞두고 아이에게 인지적 학습이 더 필요할 것 같아 영어 유치원으로 옮겼는데 아주 소극적인 아이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선생님 이렇게 아이가 180도 달라질 수도 있나요? 글쎄 참관수업에 가 보니 다른 아이들은 영어 동요도 잘하고 율동도 잘 따라 하는데 얘는 나무 막대기처럼 뻣뻣하게 서 있더라고요. 집에 와서도 유치원 이야기는 잘 하지 않고,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오늘 유치원 안 가면 안 돼?'하고 묻곤 해요. 살살 달래서 보내기는 하는데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어서요."
우선은 엄마를 나가 있게 하고 아이에게 유치원이 재미있는지 물었어요. 아이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재미가 없다'며 고개를 숙이더군요.
"어린이집 다닐 때는 어땠어?"
"좋았어요. 친구들하고 아주 재미있게 놀았어요."
어린이집 이야기를 하는 아이 얼굴에 생기가 돌았습니다. 이런저런 검사를 해 본 후 종합적으로 내린 결론은 갑자기 바뀐 환경 탓에 아이가 힘들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같이 있던 친구들이나 선생님과 헤어져 낯선 환경에서, 더군다나 외국인 선생님이 진행하는 수업을 들어야 했으니 아이 입장에서는 전혀 즐겁지 않았던 것이죠.
이처럼 학교 입학을 앞두고 교육기관을 옮기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한곳에 오래 머물다 보면 아이가 지겨워할 수 있고 다양한 경험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죠. 여기에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최소한 한글은 떼야 한다는 생각까지 더해지면 학습을 전문으로 하는 곳을 찾게 됩니다. 다행히 아이가 새로운 교육기관에 잘 적응하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유경이처럼 자신감을 잃고 소극적인 아이로 바뀔 수 있습니다.
환경이 바뀌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천재지변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일은 어렵고 힘든 과정입니다. 어른들도 새로운 직장에 들어가면 적응하느라 애를 먹는데 아이들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좀 과장해서 이야기하면 환경이 바뀌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천재지변과 같은 일이므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여러 이유를 들며 새로운 환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새로운 것을 가르치고 싶은 부모의 욕심에 아이 핑계를 대는 것입니다. 한곳에 오래 다닌다고 해서 자극의 기회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며, 같은 교육기관이라 해도 해가 바뀌고 연령이 바뀌면서 교육 프로그램이나 선생님 등 환경의 변화가 생기지요. 오히려 익숙한 상황과 환경 속에서 서서히 변화를 주는 것이 아이에게는 훨씬 효과적입니다.
부득이하게 교육기관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이에게 미리 충분히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새로 옮길 곳에 아이를 데리고 몇 차례 방문하여 아이가 덜 낯설어 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아이가 빨리 적응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아이가 자신의 속도에 맞게 적응하도록 도와주고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이사를 했을 때는 주변 환경 적응이 먼저
이사는 워낙 큰 변화이므로 아이에게 심적으로 많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부모는 대개 이사하자마자 제일 먼저 새로운 교육기관을 찾아 나서지만, 이 역시 신중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아이가 겪게 되는 변화가 가중되기 때문이다.
먼저 아이가 새로 바뀐 집에 적응하고 동네의 또래 친구들과도 사귀면서 주변 환경을 익힐 시간적 여유를 갖게 하는 것이 좋다. 엄마가 보기에 충분한 시간을 가진 것 같아도 실제로 아이가 적응을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니 아이의 반응을 살피며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한다. 이렇게 배려한 뒤에 새로운 교육기관에 보내도 늦지 않다. 이때도 아이의 부담을 덜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 적응을 도와야 한다. 예컨대 새로 사귄 친구가 다니는 교육기관에 가게 된다면 아이가 적응하는 데에도 훨씬 무리가 없을 것이다. 아이는 주변 환경에 익숙해져야 비로소 새로운 자극도 즐기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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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같은 어린이집에 3년을 다녔는데 바꿔 주는 것이 좋을까요? – 아이 심리백과, 신의진, 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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