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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1세(0~12개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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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된 아이가 너무 울보인 것 같아 걱정인 엄마가 있습니다. 잠시라도 엄마가 눈앞에 안 보이면 대성통곡을 하고 울어 버린답니다. 화장실이라도 갈라치면 얼마나 서럽게 울어 대는지, 문을 살짝 열어 놓고 엄마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더군요. 잔뜩 심각한 얼굴을 한 엄마에게 저는 살짝 핀잔을 주었습니다. "걱정 마세요! 그맘때 엄마가 안 보여서 우는 건 지극히 정상입니다" 하고요.
세상에서의 첫 번째 과제, 엄마와 떨어지기
생후 8개월 전후가 되면 아이는 좋고 싫은 것이 분명해져서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자주 만나 친근한 사람들에 집착을 하고, 싫어하는 것을 대하면 울음을 터트리거나 짜증을 내는 등 나름의 의사 표현을 합니다. 이는 그만큼 아이의 뇌가 성숙해졌다는 증거랍니다.
문제는 이와 맞물려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는 태어난 직후부터 6개월 정도까지 엄마를 자신의 일부로 생각하고 살아가다가 그 이후에 엄마가 자신과 별개의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엄마와 자신이 서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불안을 느끼지요. 그것이 점점 심해지면서 엄마가 잠깐이라도 아이를 혼자 두면 아이는 숨이 넘어갈 만큼 소리를 지르며 웁니다. 이처럼 아이가 엄마와 떨어질 때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것을 '분리 불안'이라고 합니다.
분리 불안이 시작될 때 엄마들은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 때문에 몹시 힘들어하고 짜증을 냅니다만, 분리 불안은 아이와 엄마의 애착이 잘 형성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즉, 발달 단계에 있어 중요한 단계에 정상적으로 이른 것이죠. 반대로 아이가 분리 불안을 겪지 않는 것은 엄마와의 애착이 잘 형성되지 않은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조금 더 자라 심각한 정서적 장애를 겪을 수 있습니다.
분리 불안은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뛰어넘어야 할 발달 과제이며, 이 과제를 잘 해내야만 다음 발달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아이마다 차이가 있지만 분리 불안은 3세 전후에 점차 사라집니다. 여자 아이의 경우 3세 정도가 되면 엄마에게서 떨어져 다른 사람과도 어울려 지낼 수 있습니다. 남자 아이는 이보다 조금 늦고 편차가 커서 4세 정도가 돼서야 극복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마다 발달 속도가 다르므로 늦는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것은 아닙니다. 다만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되었는데도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엄마가 없을 때 우울해하고 아무것에도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분리 불안 장애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아이가 분리 불안을 겪지 않는다면?
생후 8개월이 지나면 아이가 친숙한 사람과 친숙하지 않은 사람을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엄마가 눈앞에 보이지 않으면 울고 소리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불안을 표현하게 됩니다.
동생이 태어나거나, 부모가 싸우거나, 이사로 환경이 바뀌었을 때 분리 불안이 특히 심하게 나타납니다. 분리 불안이 정상 수위를 넘어 지나치게 나타날 경우 근본적인 원인은 아이의 기질적 불안과 부모와의 불안정한 애착에 있습니다. 위에서 말했듯 생후 24~36개월이 되면 불안감이 줄어들기 시작하는데, 경우에 따라 정서 발달이 늦거나 병적인 이유로 불안감이 오래 지속되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는 대개 유치원이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또래 관계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지요. 엄마와 너무 자주 떨어져 지냈거나, 반대로 과잉보호로 인해 부모와의 분리를 거의 경험하지 못했다면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래와의 관계도 매우 제한되어 한둘의 친구를 사귈 뿐이고, 노는 장소도 익숙한 자기 집이나 놀이터 정도이지요. 심한 아이는 몸이 아프다고 하면서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도 합니다.
일부러 떼어 놓을수록 심해집니다
아이가 의존적이 될까 걱정한 나머지, 혹은 아이의 반응이 재미있어서 일부러 아이를 떼어 놓거나 아이 앞에서 모습을 감추는 엄마들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매우 불안해하는 아이에게 정말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지요. 한 예로 집안일을 하기 위해 아이를 보행기에 앉혀 두고 안 보이는 곳에서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극심한 불안을 경험하게 되고, 이 경험은 아이의 기억 속에 남아 더 큰 불안을 낳습니다.
건강한 아이는 빠르면 두 돌 이후부터 엄마보다 세상에 훨씬 더 재미를 느끼고 제 발로 엄마 품을 벗어나게 되지요. 하지만 그 전에는 아이의 불안감을 충분히 감싸 주고 다독여 줘야 합니다.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해야 하고, 언제나 엄마가 곁에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일 어쩔 수 없이 떨어져야 하는 일이 생기면 '엄마는 항상 너를 사랑하며 곧 돌아올 것'이라는 사실을 아이에게 분명히 알려 주세요.
거듭 강조하지만 부모와의 애착이 형성되는 돌 전까지는 될수록 아이와 많은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아플 때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반드시 곁에 있어 주세요. 아이는 엄마가 가장 필요할 때 곁에 엄마가 없으면 무의식중에 절망하고 엄마를 향해 적개심을 갖는 등 부정적 애착 관계를 갖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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